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 '孫-鄭-친노후보' 3구도로 재편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에 대한 대세론이 급속히 꺾이고 있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비경선을 손학규 후보가 1위로 통과하긴 했지만, 2위를 차지한 정동영 후보와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특히 예비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정동영 후보측에서는 이미 대세가 역전됐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선 결과는 1위 손학규 후보, 2위 정동영 후보, 3위 이해찬 후보, 4위 한명숙 후보, 5위 유시민 후보의 순으로 발표됐다.

3위를 차지한 이해찬 후보는 2위와 큰 표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4위와 5위를 차지한 한명숙 후보와 유시민 후보는 득표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본선에 진출하게 된 것만으로도 상당히 고무돼 있는 모습이다.

공식적으로 각 후보별 득표수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각 캠프 실무진들의 정보를 조합해본 결과 이 같은 예상 득표수에 대해서는 모두 이구동성이다.

결국, 이번 예비경선의 최대 화두는 1위와 2위를 놓고 초박빙 승부를 벌인 것으로 알려진 손학규 후보와 정동영 후보간의 득표수 차이로 쏠리고 있다. 득표수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손학규 후보의 대세론이 꺾이면서 정동영 후보가 역전극을 펼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3위부터 5위까지를 모두 차지한 친노후보들간의 연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의 연대에 따라, 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은 크게 '손학규-정동영-친노후보'의 팽팽한 3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측, "대세 넘어갈 일은 없을 것"...확대 해석 차단

예비경선 결과에 대해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이 예상해왔던 대로 대통합민주신당 컷오프 통과자 1위는 손학규 후보가 차지했다. 예비경선 기간 중 '정동영 역전론'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우선은 큰 이변 없이 손학규 후보가 정동영 후보를 이겼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문제는, 이겼지만 어떻게 이겼는가하는 점이다. 압도적 차이로 2위를 따돌리고 이겼는지,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간신히 이겼는지의 문제는 곧 본선 경쟁력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후보는 2위 정동영 후보를 가까스로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은 역전을 노리고 있는 정동영 후보측의 주장뿐 아니라, 손학규 후보측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결과다.

이와 관련, 손학규 후보측 조용택 공보특보는 5일 <폴리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그래도 일반인 대상의 여론조사에서는 차이가 많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차피 조직에서는 (정동영 후보에 비해)열세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관측 그대로 일반인 대상에서는 손학규 후보가 우세했으며, 당내 조직 기반이 잘 갖춰진 정동영 후보는 1만명 대상의 선거인단에서 우세했던 것이다. 일반인과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반영 비율이 50:50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서로 하나씩 주고받은 용호상박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정동영 후보 대세 역전론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조용택 특보는 "우리가 더 큰 차이로 이겼으면 흥행이 재미없었을 것"이라며 "대세는 각 캠프마다 아전인수격 입장으로, 대세가 넘어갈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특보는 "다른 분들이 이기면 순도 100% 열린우리당이 되기 때문에, 의원들은 그런 부분에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이유 때문에도 본경선에서는 우리가 훨씬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동영측, 대세 역전론 강력 주장..."후보별 득표수 공개하라"

정동영 후보측은 대세론을 내세워 본경선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이미 손학규 후보의 기세는 꺾였다는 것이 정 후보측의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국민경선위원회를 상대로 득표수 결과 공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손학규 후보와의 득표 차이가 실제로 크지 않을 경우, 대세 역전론이 객관적 실체로 드러나게 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정동영 후보측 노웅래 대변인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손학규 후보와의 득표 차이에 대해 "거의 붙었다고 한다"며 "오차범위도 아닐 정도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초박빙 승부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 대변인은 "손학규 후보는 앞으로 견제를 더 많이 받게 될 것이고, 대세론은 이미 꺾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 대변인은 본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후보에 대한 본격적 검증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했다.

노 대변인은 "이제는 훨씬 더 구체적으로 정책이나 비전, 기본적 자질이나 도덕성, 정체성 등을 서로 검증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흠집내기나 감정싸움, 인신공격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깨끗한 경선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노 대변인과 정동영 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국회 기자실을 찾아, 국민경선위원회의 득표수 공개를 촉구했다. 국경위가 당초 순위를 공개하지 않겠다한 합의를 깨고 순위를 공개하는 바람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정동영 후보의 대세론을 전면에 내세우고자 하는 캠프측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민병두 의원은 "1위와 2위 후보간 차이는 근소하다"며 "초박빙의 게임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여론조사에서는 손 후보와 10% 이상 차이가 났었는데, 이번 경선에서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상당히 좁혀졌다"며 "이것은 대역전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찬측, "2위와도 큰 차이 없었다"..."친노 단일해 손학규에 각 세워야"

3위로 컷오프를 통과하며, 친노 후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이해찬 후보는 향후 손학규 후보 견제에 초점을 맞춰 본경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해찬 후보측은 2위를 차지한 정동영 후보와도 표 차이가 크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본선 역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본선을 통과한 후보자 각 캠프별 아전인수격 해석이 분분한 이유로, 이 같은 주장이 객관성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와 관련, 양승조 대변인은 5일 <폴리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예상했던 결과, 당연한 결과"라면서 "2위와도 큰 표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대변인은 친노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후보자들이 모여서 논의해야 할 상황"이라며 "후보 단일화를 통해 손학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본선에 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대변인은 친노후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이유에서, 후보단일화의 주도권을 쥐고 나설 수 있게 된 점과 관련해서는 "친노 후보 중에서 1등을 하기는 했지만, 혹여나 주도권을 쥐고 하는 것은 다른 분에게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후보들이 모여서 논의해본 이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학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책과 이념 등에 대해서 대립각을 세운다는 것"이라며 "TV토론회 등을 통해 누가보다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누가 정통성-적통성 있는 후보인지 국민들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경선에 들어가면 이 점에 있어서 충분히 뚜렷한 차이점이 부각돼 자연스럽게 손학규 후보를 제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명숙측, 친노후보단일화 입장 불변...이해찬과 먼저라도 단일화해야
신기남, 김두관 등 탈락한 개혁세력도 끌어안기

당초 다크호스 추미애 후보와의 접전으로 컷오프 통과 가능성마저 불투명했던 한명숙 후보측은 향후 친노후보 단일화와 함께 예선에서 탈락한 신기남 의원, 김두관 전 장관 등과 연대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한 후보측은 컷오프에서 예상외의 좋은 성적으로 통과한 이상 본경선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

이날 한명숙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친노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 "우선은 후보단일화를 할 수 있는 실무진들간 미팅을 하고, 컷오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캠프에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이해찬 후보측의 호응과 달리, 유시민 후보측은 여전히 본경선 전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유시민 후보측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강압적으로 하자는 것은 아니다. 우선 먼저 할 수 있는 분을 대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2~3일정도 시간을 두고 단일화 방안에 대해 논의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시민 후보가 빠지더라도 이해찬 후보와 먼저 단일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김 대변인은 "나름대로 안타깝게 떨어진 많은 분들이 있기 때문에 한 후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 등을 홍보하면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밝혔다. 친노후보 단일화 외에도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층을 흡수해 본선 경쟁력을 더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비친 것이다.

한 후보는 근래 진보.개혁 노선을 강조하고 있는 신기남 의원과 정책적 연대를 강화해 왔던 바 있다. 즉, 신기남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강력 시사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신기남 후보님과 정책적으로 뜻이 같은 부분이 많았다"며 "신기남 후보님이나 김두관 후보님을 지지했던 분들이 우리를 지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예비경선이 방금 끝났는데, 그분들께서는 아직 마음이 좋지 않으실 것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연대 이야기를 꺼낼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시민측, "컷오프 통과한 것만도 다행"...본선 전 친노단일화에 여전히 부정적

이날 공식적 순위가 나오기 전까지 유시민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3위를 차지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소문과는 달리 5위로 마지막 본선행 티켓을 잡게 됐다.

그러나 유시민 후보측은 이 같은 결과에 전혀 실망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컷오프에 통과하게 된 것만 하더라도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시민 후보측 허동준 특보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경선에 끼워준 것만도 고맙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정책공약 중심으로 본경선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경선 이후, 가장 큰 관심거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친노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고수했다.

이와 관련, 허동준 특보는 "본경선 들어가서 주말 4연전 한 번이라도 치러보고 단일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 그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경선 전과 후 큰 변화 없이, 유 후보는 정책 중심으로 본선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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