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에 쩔쩔맨 孫-鄭, "말로는 못 당해"

대통합민주신당 컷오프 통과자 5명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토론회가 6일 밤 MBC 100분 토론을 통해 생방송으로 열렸다. 예비경선을 포함, TV를 통한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토론회를 통해서는 대통합민주신당의 본경선이 완전하게 '손학규-정동영-친노후보'의 3구도로 재편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친노후보 중 유시민 후보만은 단일화 문제에 대해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토론회 시작부터 1위로 컷오프를 통과한 손학규 후보는 나머지 4명 후보로부터 전방위 폭격을 맞았다. 이해찬-유시민-한명숙 3명의 친노후보들은 손학규 후보에 못지않게 비노파인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도 공세를 쏟아냈다.

7일 새벽까지 이어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당초 후보들의 정책 발표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주요 초점은 후보자간 대립구도 및 본선경쟁력에 맞춰서 진행됐다.

특히 토론회를 통해서는 이번 예비경선에서 동원선거인단 문제가 심각했었다는 점이 온 천하에 공개됐다. 본경선에 여론조사 방식 포함 문제를 놓고, 후보간 펼친 신경전에서 이 같은 사실은 확인됐다.

토론회 시작부터 유시민 공격력 회복, 孫-鄭은 긴장모드

토론회 시작부터 손학규 후보에 대한 4명 후보들의 공세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됐다. 또, 나머지 후보들간 기싸움도 팽팽했다.

토론의 달인답게 유시민 후보는 강력한 말솜씨로 타 후보들을 압도했다. 이 때문인지 유시민 후보에 대해서는 누구도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처음, 자신이 최종 후보가 돼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손학규 후보가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된 고산씨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미래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자, 정동영 후보는 이를 받아 우주항공산업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곧바로 유시민 후보는 손학규-정동영 후보에 대해 "이 경선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니까, 본선에서 이명박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며 "두 분 말씀을 들으니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제대로 된 공격을 처음 시작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는 "대한민국 어르신들을 위한 효자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며 20대, 40대와도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강조, 정동영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노인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시켜, 자신이 후보가 돼야 하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한명숙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각각 소통의 리더십과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승 발전시키는 3기 민주개혁정부를 만들 수 있는 적통자임을 내세워 자신이 최종 후보가 돼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유시민, "대세론이 아닌, 이제 필패론을 이야기할 때"

토론은 상당히 직설적인 질문에 직설적인 답변으로 진행됐다. 1위와 2위로 예비경선을 통과했지만, 3위부터 5위까지 친노후보들의 공격에 손학규-정동영 후보는 쩔쩔매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유시민 후보는 이들에 대해 "대세론 이야기 많이 하시는 데, 이제 필패론을 이야기할 것 같다"고 시작부터 강력한 펀치를 날리고 토론에 임했다.

이와 관련, 유 후보는 손학규 후보의 경기지사 재직시절 서울시의 이명박 후보보다는 운영 실적이 좋았지만, 전임 경기지사들에 비했을 때는 꼴찌의 성적이었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에, 손 후보는 "유시민 후보나 이해찬 후보가 그런 자료 가지고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일자리 창출은 당시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서 이해찬 후보도 손학규 후보의 5년 동안 100조를 R&D에 투자하고, GDP 5~6%를 늘리겠다고한 정책공약에 대해 "우리나라 GDP가 금년에 1조 달러인데, 내년이면 100조가 된다"며 "증가율은 따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해찬 후보의 말이 끝나자 무섭게 유시민 후보는 "제 질문에 답을 안 주셨다"면서 "왜 이명박 후보에 비해 5분의 1밖에 지지율이 안 나왔으며, 그런데 왜 대세론을 이야기 하는지 이야기해달라"고 손 후보를 쏘아붙였다.

정동영 후보도 여기에 가세했다. 손학규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74만개 일자리 창출을 했지만, 같은 기간 경기도 인구수가 77만명 늘어나면서 실업률 또한 증가했었던 문제 등을 지적했다.

손학규 후보는 시작부터 정신없이 쏟아지는 전방위 폭격에 "대세론은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다", "경기도 실업률이 전국 실업률에 비해 많이 뒤지지 않는다"는 등 짧게짧게 반박할 뿐이었다.

친노후보 단일화-한명숙, "나를 중심으로 단일화 돼야"
유시민, "단일화하려고 나온 것 아니다"

손학규, 정동영 후보 못지않게 친노후보 3명 또한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 3명이 단일화를 이룰 경우, 손-정 두 후보를 능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한명숙 후보는 여전히 강한 바람을 내비쳤다. 특히, 한 후보는 친노후보 단일화를 가장 먼저 제안했었던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후보는 여기에서도 손학규-정동영 두 후보를 강력히 견제했다. 이와 관련, 한 후보는 "손학규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는 2% 모자르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우리가 힘을 합쳐서 셋을 가를 것이 아니라, 폭발적인 힘을 만들기 위해서는 셋이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해찬 후보는 "친노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친노 단일화가 아닌, "정통성을 지키면서 질서 있는 통합을 이룬 세력들의 단일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질서 있는 통합세력이 얻은 표수를 보면 35%정도 되는 것 같다"며 "그 외 탈락한 후보들까지 합하면 40%대를 넘어, 손학규 후보나 정동영 후보보다 15%가량 더 높은 것 같다"고, 한 후보와 단일화에 공감대를 표했다.

그러나 유시민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중에서는 제가 필승후보"라며 "저는 단일화 하려고 출마한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되려고 출마한 것"이라고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유 후보는 또, "저의 공약과 리더십을 가지고 나가면 조만간 우리당 경선에서 1등할 수 있고, 이명박 후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후보단일화에 부정적인 확고한 입장을 내보였다.

이에, 한명숙 후보는 "저는 누구보다 국정경험이 풍부하고 누구보다 국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는 유시민 후보에 대해 "유시민 후보가 어디 가서 저만큼 지지를 받는 후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를 중심으로 단일화가 된다면, 이해찬 후보의 정책 능력과 유시민 후보의 패기가 합쳐져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친노후보 단일화에서도 서서히 주도권 경쟁이 시작된 모습을 보였다.

친노후보들의 이 같은 후보단일화 모색에 대해 정동영 후보와 손학규 후보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정동영 후보는 이에 대해 "친노, 비노, 반노 구분이 의미가 없다"며 "국민들게 참여정부 5년을 더 연장하자고 하면 지지하겠냐"며 "참여정부를 넘어서고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후보는 이해찬 후보의 친노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산해 산술적 계산을 했던 데 대해 "그러면 제가 후보가 되면 지지를 안 하실 거냐"며 "마치 우리 친노들끼리 똘똘 뭉쳐서 따로 놀겠다는 말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친노후보 중심, 손학규 정체성 강력 공격

그런 과정에 손학규 후보가 "정통성을 어떻게 따져야겠는가. 대통합민주신당을 왜 만들었고, 왜 새로운 정당을 만들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정통성 이야기를 꺼내들어, 화두는 순식간에 다시 손학규 후보의 정통성 논란으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이해찬 후보는 "평화개혁세력이 추구하는 노선을 아셔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에서 와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양도소득세, 광주 발언, 정상회담 발언 등 한나라당 의식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정체성에서 일체감이 안 느껴진다"고 반격했다.

손학규 후보는 이 같은 이해찬 후보의 정체성 발언에 "대통합민주신당에 누가 먼저 참여 했느냐"면서 발끈했다. 그러면서 손 후보는 "이해찬 후보께서는 나중에 오셨다. 저는 열린우리당에 들어오려고 온 것이 아닌, 이 땅의 새로운 정치를 위한 열정을 위해 왔다"고 대통합민주신당은 열린우리당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손 후보는 정통성-적통성 논란이라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인식인 것이다. 새로운 정당에서 왜 열린우리당의 정통성을 이어가려하냐는 반박이다.

손 후보의 발언에 유시민 후보는 "손학규 후보님은 열린우리당이 만만해 보이니까, 한나라당에서 이리로 온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손학규 후보 존경하는 사람이지만, 문제는 이명박을 못 이긴다는 것에 있다"며 "이길 수만 있다면 제가 캠프에 들어가겠다"고 손학규 필패론을 꺼내들었다.

이 과정에서 유 후보는 정동영 후보를 겨냥해 "열린우리당이 반성을 해서 고치던가 당당하게 비난을 받던가해야 했는데, 당의장 하던 사람들도 나갔는데 누가 뭐라할 수 있겠냐"며 정 후보의 난파선 탈출을 비난하기도 했다.

또, 손학규 후보에 대한 정동영측의 비난에 대해서도 "오라고 할 때는 언제인데, 대변인 시켜서 자꾸 공격하냐"며 "이런식으로 정치하면 국민들이 화를 낸다"고 달변가다운 말솜씨로 손학규-정동영 두 후보를 한꺼번에 몰아붙였다.

여기에 한명숙 후보 또한 "손학규 후보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한나라당에서 3등을 했기 때문에 나온 손학규 후보를 가지고는 한나라당에 맞서 공격도 수비도 할 수 없는 약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후보들이 틈만 나면 일률적으로 손학규 후보를 이처럼 겨냥하자, 손 후보는 "이 자리가 자꾸 당신은 이명박이한테 안 돼! 하는 자리가 됐다"며 "한나라당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개혁적 성향, 한반도평화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새로운 길을 찾아본 것"이라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참여정부 공과 문제에서는 정동영 땀 뻘뻘..."정동영은 의리가 없다"

참여정부의 공과 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순서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표적이 됐다. 특히, 유시민 후보의 표적이 된 탓에 정 후보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동영 후보는 처음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어, "열린우리당 경선에나 나설 분들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며 "유시민 후보, 대통합에 무슨 기여를 했냐"고 유 후보와의 맞대결을 제안했다. 결론은 본전도 못 찾고 꼬리를 내렸다는 것이다.

정 후보의 이 같은 공격에 유시민 후보는 "가끔 정동영 후보를 보면 참여정부는 곶감 항아리로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필요할 때만 와서 하나씩 하나씩 빼먹고 간다. 의리를 안 지킨다는 뜻이다"고 강력한 한 방을 먹였다. 처음 날려본 유시민 후보의 이 한 방 펀치로 정 후보는 이미 끝난 상태였다.

또, 유 후보는 "정치인은 의리가 있어야 한다"며 "대통합민주신당이 완전한 통합을 이룬 것도 아닌데, 그럼 출마를 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는 "정권재창출이 아닌, 국민을 행복하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세력통합식으로 정치를 하면 한나라당에 맞설 수 있다는 생각, 이건 아니다"고 정 후보를 맹비난했다.

큰 한 방을 먹은 정 후보는 "말로 어떻게 유 후보를 이길 수 있겠느냐"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정 후보는 유시민 후보에 대한 반격을 시도해보려 했지만, 전혀 먹혀들지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한명숙 후보가 껴들었다. 정 후보에 대해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황태자는 정동영 후보"라면서 "열린당=정동영이라는 말이 있듯이, 열린당이 잘되고 못되는데 기여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이런 사람이 신의를 지켜줬으면, 당장 손해를 볼지 몰라도 후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가게될 것이라고 본다"며 "손해를 볼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유 후보와 마찬가지로 의리를 문제 삼아 정 후보를 비판했다.

이해찬 후보도 "당이 어려울 때도 있었고, 좋을 때도 있었다"며 "그런데 지방선거에서 졌다고 바로 해체론이 나오다보니까 그나마 있던 지지까지 잃게 된 것"이라고 정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이해찬 후보는 "정동영 후보에게 유감스러운 것이 있다"며 "큰 국가나 정당을 이끌어갈 지도자가 조금 흔들린다고 해서 먼저 탈출하면 어쩌냐"고 질책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 같은 친노후보들의 공격에 대해 "본인이 그동안 (대통합을 위해)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염치없음에 대한 항변이라고 본다"며 더 이상의 공격을 차단했다.

본경선 룰, 여론조사 포함 여부 논란..."예비경선에서도 30%가 허수였다"

본경선 룰과 관련한 토론과정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은 유령선거인단의 대거 동원, 부정도 난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후보들 스스로 자승자박의 모양새였다.

본경선, 여론조사 도입여부와 관련해서 반대 입장을 펼쳐온 정동영 후보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하게 되면 별도의 여론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며 "만일 여론조사를 포함해야 한다면 대선과 총선에서도 여론조사를 반영해야 할 것이다. 말이 안 된다"는 기본적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찬성을 주장하는 손학규 후보는 "모든 사람이 국민경선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는가, 실제로 권유해서 참여부탁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는 것을 잘 안다"고 선거인단들이 손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동영 후보는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론조사를 도입하자는 것은 어떠냐"고 되물었고, 이에 손학규 후보는 "(정 후보가 말을 잘해) 당황스럽다"며 "완전국민경선이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안 되지 않느냐, 그래서 보완하기 위해서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후보는 "예비경선에서도 30%가 허수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현실적으로 조직적으로 동원해서 선거하지 않느냐"고 이번 예비경선이 부정으로 얼룩졌었다는 점을 밝혔다.

유시민 후보도 "실제로 동원경선이 진행 중"이라며 "정동영 후보가 (종이선거인단이 들어 있는)박스때기 나랑은 상관 없다고 하는데, 한번 캠프에 확인해보라, 3분의 1에서 반 이상 허수인 유령선거인단이다"고, 정 후보를 정면에서 쏘아붙였다.

또, 유 후보는 "후보 되겠다는 생각만하지 말고, 선배후보님들께서 이기겠다는 생각만하지 말고, 공정하게 경선을 치르겠다는 데 신경 좀 써 달라"고 비난했다.

손학규 후보는 "동원경선이라는 것이 현실로 나타난다. 그것을 부정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그것을 보완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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