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盧와 날선 대립각 세우며, ‘손학규 당’으로 만든다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및 친노진영의 파상공세에 대해 정면 돌파할 태세다.

컷오프를 거치면서 손 후보는 정동영 후보 및 ‘친노3인방’에게 ‘정체성공방’에 휘말려, 가까스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말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범여권으로 넘어온 손 후보에겐 경선통과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정치생명을 건 한판 승부다.

경선통과를 위해 손 후보는 우선 통합신당내 친노후보군과 맞서 ‘비노’세력을 총결집하고, ‘조직투표’ ‘유령선거인단’ 등 그간 컷오프 과정에서 불거진 ‘동원선거’의 문제점에 일격을 가하는 한편, 일반국민 여론조사 도입을 이뤄내겠다는 게 손 캠프의 제1의 전략이다.

특히 손 후보 측은 노 대통령의 공격에 대해서도 ‘공세적 입장’으로 선회한다는 복안이다. ‘이제 참지 않고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다.

또한 통합신당의 지도부 및 국민경선위원회를 장악해야 하는 것도 손 후보에겐 중요한 일이다. '손학규 당'으로 신당을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제2의 전략이다.

우선 당 지도부의 ‘비노’ 기류를 잡아야 한다. 실제 ‘청와대의 이명박 한나라당 고소’ 문제에 대해, 통합신당의 오충일 대표를 비롯, 김효석 원내대표 등이 ‘적절치 못한 대응’이라고 비판적 입장을 밝힌 상태다. 신당내 ‘비노전선’의 암시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국경위도 잠재적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게 손 캠프의 복안이다. 국경위 위원장에 새로 내정된 양길승 최고위원은 손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과 ‘대통합신당 창당’ 과정에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진영 간 물밑협상을 벌여온 인연을 맺고 있다.

당 지도부 및 국민경선위에서 여론조사를 도입하겠다는 방침 등은 손 후보의 경선정국 '정면돌파'를 뒷받침해주는 충분조건이다.

이 같은 ‘반노전선’ 구축 및 신당을 ‘손학규 당’으로 만들어야 하는 게 손 후보에게 맡겨진 과제다.

전략1. 孫, 親盧진영과 날선 대립각 세우며 ‘非盧전선’ 구축 박차

손학규 후보는 지난 7일 광주에서 열린 제1차 정책토론회 직후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당내 4명의 후보에 전방위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다는 게 자체 평이다. 향후 대선행보에서 집중견제에 대해 ‘정면 돌파’ 하겠다는 게 손 후보의 복안이다.

이날 토론에서 손 후보는 맹목적 대북포용정책에 대해선 북핵 실험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선 ‘원칙 있는 햇볕정책’을 주장했고, ‘대선용 정상회담 노땡큐’ 발언에 대해선, 노 대통령의 대선개입에 대한 강한 경고로 맞섰으며, 대북철학 부재란 비난엔 경기지사 시절 북에 벼농사를 지어준 사례를 꼽으며, 물고기가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줬다고 맞대응했다.

대북관 등에 대해 ‘친노 주자’와 날선 대립각을 펼치며, 신당내 ‘비노 진영’ 총결집에 나선 움직임이다.

또한 손 후보는 이날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80년대 운동권 현장을 떠나, 유학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한나라당에 몸담으며, 지역주의.갈등구조를 극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했다. 호남에서 용서를 구하며, 다시금 민주화운동세력들과 전방위로 교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손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결코 좌절하지 않겠다”며 “지금 힘겨워하는 서민과 중산층에게 희망찬 노래를 불러주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속내를 피력했다.

송영길 의원은 “정권재창출을 위해서, 손학규 후보를 지지한다”며 “앞이 안 보이는 답답함 속에서 민주화세력과 선진경제의 한국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손 후보 뿐”이라고 신당내 ‘비노세력의 총결집’을 촉구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광주 토론회는 손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민주화의 본산 광주에서 지난 80년 5.18과, 87년 6월 항쟁에 국내에 없었던 점에 대해 사과했고, 한나라당에 몸담으며, 지역주의와 갈등구조를 극복하지 못했던 정치인으로서의 한계에 대해 고백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한나라당 이력’을 문제 삼는 편협한 네거티브는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략2. ‘여론조사 도입’, 통합신당 ‘손학규 당’으로 전환

이 같은 캠프의 반응과 맞물려, 오충일 대표 및 김효석 원내대표 등 통합신당 지도부도 손 후보에게 유리한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 및 이해찬 후보가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여론조사에 대해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함에도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컷오프 집계 오류사건으로 인해, 국민경선위원회의 새 수장이 된 양길승 최고위원은 손 캠프의 우 대변인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대통합신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세력의 쟁점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잠재적 우군’을 확보한 손 후보는 더욱 가열 차게 노 대통령 등 ‘친노진영’과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의 도입으로 인해, ‘선거인단의 세집결’을 과시하던 ‘비노’ 진영의 정 후보와의 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탓이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신당의 오 대표 등 시민사회진영은 노 대통령의 민생경제 실패에 대해 강력히 문제제기를 해왔다”며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해, 정체성 논란에 휘말린 손 후보에게 경선룰 측면에서 배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孫, “盧, 웃기는 정치 그만하라”…‘전면전’ 예고

청와대를 상대로 ‘더 이상 당하고 있지 않겠다’(우상호 의원)는 뜻을 분명히 한 손 후보는 ‘정상회담 노땡큐’ 발언의 역풍을 ‘청와대 이명박 후보 고소사건’으로 풀어갈 태세다. 지난 3월 손 후보가 탈당한 직후 ‘보따리 장수’ ‘범여권에서 손학규씨는 빼달라’는 등의 ‘비토론’을 쏟아낸 노 대통령을 상대로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것.

손 후보는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이 이명박을 당선시키려고 작정을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 후보는 고소 파문에 대해 “웃기는 정치”, “정상적인 정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청와대가 할 일이 그렇게도 없나”, “대통령은 앞으로 범여권이라는 말 쓰지 말라고 하라” 등 강도 높게 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우 대변인도 “우리는 싸움을 원하지 않았지만, 노 대통령의 특정후보 배제 움직임은 도가 지나치다”면서 “87년 이후에 이 같은 현직 대통령의 대선 개입은 본 적이 없다”며 “(대통령은) 좀더 국정에 대해 책임지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직격했다.

향후 손 후보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란 점을 내세워, ‘손학규 대세론’에 다시금 불을
지필 계획이다.

하지만 수적으로 우세한 ‘친노주자군’과 컷오프에서 조직세를 과시한 바 있는 정 후보의 집중견제가 필연적으로 예상되는 터라, 한층 더 신당의 본경선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을 질주할 것으로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