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지역구도-여론조사-모바일-친노대결집 등 난관 산재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초반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누적합계 1위를 차지했지만, 아직까지 ‘대세’는 형성하지 못한 분위기다.

초반 4연전에서 앞선 지지를 받기는 했지만, 추석 이후 이어질 본경선에서 곳곳에 걸림돌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선 흥행 여부에 따라 일반 선거인단의 참여 폭이 넓어진다면 국민적 지지율에서 앞서는 손학규 후보가 다시 승기를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체질적으로 정동영 후보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친노세력이 이해찬-한명숙-유시민의 후보단일화를 계기로 대결집을 이루게 될 경우,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해찬 후보의 위협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의 반영과 모바일 투표 결과의 반영 또한, 각각 손학규 후보와 이해찬 후보에게 수혜를 안겨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추석 이후, 치러질 본격적 경선에서 이처럼 다양한 변수들은 정 후보가 초반 4연전에 승기를 잡았음에도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4연전의 평균 투표율이 19.81%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조직선거의 승리”라는 비아냥거림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정 후보의 한계성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즉, 자발적 선거인단의 투표 참여율이 늘어날수록 정 후보의 기세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 것이다.

노웅래, “정동영 대세론, 낙관하기 힘들다”
지역구도-조직선거로 경선 치러질 경우, 함수는 다양

정동영 후보는 초반 4연전 중 충북 지역에서 52.72%의 지지표를 얻어, 다른 지역과 달리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강원지역에서는 31.74%의 지지를 얻어, 37.07%의 이해찬 후보와 31.79%를 얻은 손학규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이 같은 표 차이가 나는 것을 두고, 이해찬 후보측은 정 후보가 조직선거를 치른 탓에 충북 지역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이용희 국회부의장이 보은.영동.옥천군이 지역구인 탓에, 이 지역에서만 3천 5백표 이상 차이가 나면서 정 후보가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

이와 관련, 이해찬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유시민 의원은 17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동영 후보가 충북 영동.보은.옥천에서 85% 정도의 지지를 받을만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 “그 지역 국회의원이 정동영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이라는 것 빼고는...”이라고, 이용희 부의장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 후보가 조직을 동원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근본적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이해찬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강원지역 역시 전 열린우리당 강원도당위원장이었던 친노 이광재 의원이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조직선거는 정 후보만 했던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앞으로 남은 각 지역 순회 경선 과정에서 이 같은 조직 선거전이 치러질 경우, 정 후보의 대세론은 속단하기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이는 29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정 후보는 호남 출신이면서도 각 후보들의 총력전으로 인해 상당한 고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부산.경남 경선에서는 오히려 손학규 후보나 친노 후보인 이해찬 후보가 정 후보보다 더 우세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내달 6일 대전.충남.전북에서는 충남-이해찬, 전북-정동영 구도로 엇비슷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7일 경기.인천에서는 일반 선거인단의 참여가 많다면 손학규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일 조직선거가 치러진다하더라도 정동영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든 지역이다.

또, 13일 대구.경북 경선에서는 TK출신 유시민 의원의 영향으로 이해찬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마지막 14일 서울에서는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즉, 초반 4연전만으로 정동영 대세론을 내세우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관측이다. 정동영 후보측도 이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동영 후보측 노웅래 대변인은 17일 <폴리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경선 전체에 대해 예단하거나 속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경선의 바로미터로 전망되고 있는 29일 광주.전남 경선과 관련해서도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다른 후보들도 총력을 기울이는 지역인 만큼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선 투표율, 평균 19.81%...
동원된 선거인단 투표율인지, 자발적 선거인단 투표율인지 판단 불가

초반 4연전의 투표율이 19.81%밖에 되지 않는 점 또한 정동영 후보가 대세를 탔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가 되고 있다.

선거인단 중 자발적 참여자가 얼마나 되는지, 조직적으로 동원된 선거인단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투표에 참여한 19.81%라는 평균 수치가 대부분 동원된 선거인단에 의한 것이라면 대세론은 더더욱 속단하기 어렵다.

정동영 후보가 당내 조직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는 손학규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예비경선에서도 결과로 나타난 바 있다. 즉, 일반 선거인단을 바탕으로 흥행몰이가 이뤄진다면 조직력에서 우세한 정동영 후보보다는 손학규 후보가 우세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흥행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초반 4연전과 같은 투표 참여율이 이어진다면 대세는 정 후보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로 본다면, 신당의 경선 흥행에는 분명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황이다. 자발적 투표 참여율도 낮지만, 최근 굵직한 사회적 이슈들이 신당의 경선 흥행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신정아-변양균 사건이 그렇고, 정윤재-이명박 이슈가 기다리고 있는 국정감사도 그렇다.

최근 태풍 수해도 국민적 관심을 신당 경선으로 묶어두기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또 신당 후보들은 추석을 이용한 민심잡기를 노리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아 보인다. 국민적 무관심 속에서 자칫 추석의 정치권 이슈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만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동영 후보의 초반 4연전 대세론은 추석 이후,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당 경선 흥행몰이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모바일 투표 변수...여론조사-孫에 유리, 모바일 투표-李에 유리 전망

신당경선의 흥행과 동시에 10%를 반영하기로 한 여론조사와 모바일 투표를 통해서도 변수는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론조사 반영의 경우 정동영 후보는 결사 반대, 손학규 후보는 적극 도입을 주장해왔던 바 있다. 당내 지지율보다 국민적 지지율이 더 높은 손학규 후보로서는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높아질수록 유리한 입장인 것이다.

이 때문에 10% 여론조사 반영은 손학규 후보의 역전판을 만들 수 있는 기틀이 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 투표 또한, 정 후보보다는 이해찬 후보에게 유리함을 안겨줄 수 있다. 이해찬 후보는 자신을 지지 선언한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모바일 투표의 적극 도입을 주장해왔던 바 있다.

모바일 투표는 선거인단이 직접 투표소에 가지 않더라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선거인단의 경선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 되는 것으로 특히, 휴대전화의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20, 30대 젊은층의 투표 참여율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 30대 젊은층과 절대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유시민 전 장관이 이해찬 후보의 캠프로 합류하게 된 이상, 모바일 투표에서는 이해찬 후보가 가장 큰 수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정 후보는 지역 조직에서 앞서기는 하지만 이 같이 다양한 변수에서 이슈 선점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여론조사와 모바일 투표가 적극 활용될 경우, 정 후보의 초반 대세론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탑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反정동영 친노파 대결집 이뤄질까? 정동영 대항마 이해찬 변수

다양한 경선 룰을 통해서도 정 후보가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해찬 후보가 다크호스로 떠오를 경우 상황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조직력에 있어서 결코 친노진영이 정동영 후보에 밀리지 않는다는 분석 때문이다. 즉, 확실한 정동영 대세론이 부각된다면 위기의식을 느낀 친노 조직이 자발적으로 정 후보를 견제하고 나설 공산이 크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일컬어지는 청와대의 개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위 유빠, 노빠로 불리는 일반 선거인단들이 적극적으로 경선에 참여해 또 다른 판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친노주자 3명의 단일화가 이루어졌지만, 아직 그 시너지가 발휘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16일 강원.충북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가 유시민 전 장관의 지지를 얻으면서 약진하기는 했지만, 이 후보가 유 전 장관의 지지자들과 한명숙 전 총리의 지지자들을 모두 끌어안을만한 여유는 없었다는 것.

유 전 장관 지지자들이나 한 전 총리 지지자들 역시, 갑작스런 두 사람의 후보 사퇴에 놀란 가슴을 내려앉히지 못한 모습이다. 14일 춘천에서 한 전 총리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15일 제주에서 유 전 장관 지지자들 또한 경선장을 울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해찬 후보측에서나, 한명숙-유시민 지지자들도 한 순간에 힘을 모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찬 후보의 약진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역시 정동영 후보의 대세론을 낙담할 수 없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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