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鄭 호남지지율 1위 51% - 孫 호남에 마지막 승부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대세를 판가름할 9월29일 광주·전남 경선을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은 사활을 건 승부에 나섰다.

각 후보 진영의 총력이 모두 호남으로 기울어진 가운데, 손학규 후보에게 호남은 마지막 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는 호남 경선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할 경우, 후보사퇴라는 최악의 경우의 수까지 내다봐야 할 상황에 놓였다.

손 후보는 19일 칩거라는 배수진을 치더니, 21일에는 경선 복귀를 선언하면서 선거대책본부를 해체, 자원봉사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나섰다. 사실상 최후 카드까지 모두 쏟아낸 셈. 또한 선대본 해체 명분으로 ‘구태정치 재현 불가’를 들고 나온 손 후보는, 호남 경선을 정 후보 측의 동원경선 논란을 법적문제로 끌고 가느냐를 판가름 할 지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그도그럴것이 성향상 어느 후보도 커다란 유불리가 없는 지역으로 분리됐던 울산·제주나 강원·충북과 달리, 호남지역은 그들이 점찍은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말할 만큼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

또한 신당의 근거지인 호남은 경선의 향배에 바로미터로 작용할 뿐만아니라 경선 초반에 배치된 만큼 이후 타 지역 선거에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거점이다.

따라서 호남의 맹주로 불리는 金心의 향방 또한 중요 변수다. 신당 경선은 투표율이 20% 안팎으로 저조한 상황. 때문에 조직력이 선거 판세를 가름할 수 있어 DJ가 낙점한 후보가 승기를 쥐게 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그 주인공으로 정 후보가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호남 후보 필승론’의 정동영 후보 진영은 그야말로 新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 초반 4연전에서 1위로 올라서며, 광주·전남 지역에서의 승리가 어느 정도 보장된 만큼 해볼만 하다는 것. 하지만 동원선거의 주인공으로 지목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여론에 반감을 살 수 있고, 확실한 승기가 아닌 만큼 캠프내에서는 ‘낮은자세’를 외치며 자중하자는 분위기도 강하다.

이해찬 후보 진영은 광주·전남 보다는 다음날 치러질 부산·경남 경선에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호남 투표 결과가 부산·경남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 후보 역시 사활을 걸고 있다.

또한 친노단일화 후 첫 경선이었던 충북·강원 경선에서 시너지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21일 공동선대위원장을 수락한 신기남 의원의 가세로 친노 표를 결집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현재 신당 내 지지율은 정 후보 31.5% 손 후보 30.5% 이 후보가 16.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전남에서는 정 후보가 51.0%로 22.0%를 얻은 손 후보를 월등히 앞서고 있고 이 후보는 12.8%로 나타났다. (SBS가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17일부터 그제까지 비례할당 표집방식으로, 전국 성인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포인트)

孫 ‘신당, 말로는 미래세력이라면서, 광주 정신 털어버리자’
‘DJ는 물론 호남까지 부정하나’... DJ와의 신뢰에 큰 타격

신당 초반 4연전의 투표율은 20%안팎이었다. 아름다운 국민경선을 해내겠다고 했지만, 여러 변수 등으로 참여율은 현저히 낮았다. 이는 신당 경선이 사실상 조직력의 싸움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셈.

이에 호남의 맹주로 통하는 金心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정 후보와 손 후보가 17일 오전 빡빡한 시간을 쪼개 미국으로 떠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환송하러 인천공항으로 달려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金心이 손 후보를 떠났다는 관측이 팽배해, 호남에서의 압승을 자신하는 정 후보가 사실상 승기를 가져간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손 후보는 지난달 4일 “신당이 말로는 미래세력이라면서 아직도 ‘80년 광주’에 갇혀 우리 스스로를 묶어두고 있는 게 아니냐”며 “광주 정신을 털어버리자”고 말해 범여권의 총공세를 받은 바 있다. 손 후보의 이 발언은 ‘DJ는 물론 호남까지 부정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붙여지면서, DJ와의 신뢰에도 큰 타격을 받았다.

또한 지난 14일 DJ의 복심으로 알려진 김한길 의원이 한동안 소원했던 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것도 김심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방미중인 김 전 대통령이 20일 한 토론회에서, 범여권의 차기 대선후보 선출과 관련해 “남북 통일을 위해 통일에 의욕을 갖고 열망을 가진 후보가 당선되도록 모든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후보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것.

여기에 40여명의 현역의원이 자리잡은 정 후보의 매머드급 선대본에는 서울 뿐만 아니라 호남 의원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신당을 두고 ‘손학규 당’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것과 달리 경선룰 등과 관련한 싸움에서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10%로 정하는 등, 정 후보가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추석 이슈몰이 흥행은 성공, 하지만 ‘국민속으로’는 미지수

현재 3위같은 2위라는 불명예스런 타이틀을 가지게 된 손 후보는 호남에서 정 후보를 꺾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자리를 구축해놔야 부산·경남에서 회복하고 자신의 본지인 수도권까지 완주, 바라는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손 후보는 선대본을 해체하고, 자원봉사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손 후보는 선대본 해체 이유를 ‘조직선거, 동원선거 위험을 뿌리부터 없애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예정돼 있던 TV 토론회도 불참하며 곧바로 국민속으로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손 후보의 이 같은 입장은 민심대장정과 같은 독자행보를 통해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1위 정 후보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구태정치에 대해 국민에게 더욱 호소하고, 이에 대한 선택을 기다리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손 후보는 기존 플랜은 추석 연휴인 23일부터 광주·전남 경선이 개최되는 29일까지는 대부분의 시간을 호남 지역에 상주하면서 민심 공략을 위한 총공세에 나서기로 했었다.

손 후보 측은 이런 기본적인 계획은 패턴은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발로 뛰는 면적을 늘릴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의 경쟁력을 최대한 알리기 위해 노동자, 민주시민등과 함께 하면서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것.

그렇지만 손 후보의 결정이 캠프와 미리 의논한 뒤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 패턴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21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본이 해체된다고 해도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그러나 체제가 변화하고 구성단위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도 내용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구체적 사안은 앞으로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호남은 신당에서 누가 되느냐가 아니라 누가 한나라당을 이겨줄 것인가에 관심 있다”면서 “추석 기간 동안 정동영 대세론이 허구였음을 증명하고 광주·전남 경선을 계기로 다시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실험을 강행한 손 후보의 결정이 29일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로,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호남 승리 속단 이르다...‘동원선거’ 반감 우려

비교적 가벼운 발걸음의 정동영 후보는 호남에서의 승리로 신대세론의 여세를 몰아가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정 후보는 21일 복귀하는 손 후보, 이 후보를 향해 3자회동을 제안, ‘구태정치에 대해 논할 생각있다’며 정면으로 맞서는 등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9일 광주에 들른 정동영 후보는 오전 기자회견, 현지 언론사 간부들과의 오찬, 오후 출판기념회로 이어지는 숨가쁜 일정을 보냈다. 또한 이날 광주·전남 교수 427명의 지지선언을 이끌어 내며 대세몰이를 시작했다.

정 후보는 사실상 연휴 시작인 22일, 호남을 다시 찾아 5박6일간 시·군별 바닥다지기에 나서며 총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우윤근, 염동연, 양형일 의원 등 현지 지역구 의원들은 투표가 치러질 29일까지 모두 현지에 머물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정 후보 측 호남 지역구 의원인 양형일 의원은 20일 통화에서 “29일까지 겸손한 낮은자세로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라면서도 “승리하는 것이 문제기 아니고 얼마의 격차가 나느냐가 관건”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손 후보의 칩거와 관련 양 의원은 “손 후보가 너무 여유를 부리시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광주지역 여론조사를 보면 정 후보 지지가 가장 높고, 선거인단에서의 지지역시 마친가지”라며 “부산·경남 역시 이변이 없는 한 정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남의 승리로 대세론을 굳히면 부산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정 후보 캠프 내에서는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일단 호남이 예전처럼 뚜렷한 색을 나타내고 있지 않고, 신당 경선에 대해 무관심한 층이 대부분이라는 것. 여기에 손 후보가 선대본을 해체하면서까지 동원경선에 대한 반발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감이 작용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기남 공동선거위원장, 친노시너지 기대

이해찬 후보도 20일 광주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호남 민심잡기를 시작했다.

일단 이 후보는 부산·경남은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경남은 노 대통령의 지역적 기반으로 꼽히는데다가 친노 진영의 자발적 지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신기남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에도 부산에 선대본부를 차리고 노무현 후보의 영남권 득표활동을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부산·경남에서의 승기를 확고히 하려면 앞선 광주·전남에서의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산·경남 경선이 호남 경선에 바로 연이어 있기 때문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손 후보가 정 후보에 대세론에 밀리는 형국이지만 이 후보는 아직 종합 3위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호남에서 선전해야만 신기남 의원까지 가세한 친노시너지의 붐을 다음 경선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원·충북 경선의 결과가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기엔 미약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

이에 이 후보 측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버스로 부산·경남-광주·전남-대전·충남을 순회하는 ‘한가위 대역전 필승투어’로 호남 공략에 들어간다.

이 후보는 버스를 타고 22일 부산·경남을 거쳐 23일부터 27일까지 광주·전남에 머물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조 대변인은 19일 “이번 투어를 통해 이해찬 후보야말로 전국에서 고른 표를 얻을 수 있는 ‘단 하나의 필승카드’임을 국민들과 대통합신당 지지자, 선거인단에게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측 김현 공보특보는 20일 통화에서 “당연 정통성있는 이 후보가 우위”라며 “광주 선거인단 숫자는 당연 정 후보가 많겠지만 대선후보는 당내 후보와 다르다”고 정 후보 측이 의혹 받고 있는 동원경선을 겨냥해 발했다.

김 특보는 “지난 충북·강원 경선에서 단일화 효과가 미미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강원에서 1등 한 것을 인정해줘야 하고 이번 호남 경선에서는 단일화 시너지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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