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스타’에서 ‘일하는 총리’, 이제는 ‘대권도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에서 이해찬 후보는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명숙-유시민 후보와의 친노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그의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정동영-손학규 후보에 이어, 당내 3명 후보 중 3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유시민-한명숙 후보 지지자들이 모두 이해찬 후보로 결속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이해찬 후보는 ‘친노’이미지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그의 ‘친노’ 이미지가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후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차가움의 이미지, 까칠함의 이미지들도 선거인단들이 선뜻 선택하기에는 멈칫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이 후보는 상당한 약점과 단점들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 후보가 다크호스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친노대결집 때문이다. 비노 성향의 정동영 후보나 반노 성향의 손학규 후보에게 최종 후보 자리를 내어줄 수 없다는 친노세력들의 위기의식이 작용할 경우, 이 후보에게도 가능성은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친노세력의 결속력과 조직력은 정동영 후보의 조직력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경선 후반으로 갈수록 이 후보의 약진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해찬+유시민+한명숙’ 완전한 결합은 아직...그러나 약진, 가능성은 있다

9월 15일과 16일 양일간에 걸쳐 펼쳐진 경선 초반 4연전에서 이 후보는 총 득표율 25.29%로 정동영-손학규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예비경선에서도 3위로 통과한 탓에 뚜렷한 순위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2위 손학규 후보(26.55%)와의 격차를 크게 좁히고 나섰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유시민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하기 전인 15일 제주.울산 개표 결과는 정동영(33.62%)-손학규(26.11%)-이해찬(21.81%) 후보 순이었으나, 유 후보가 이해찬 후보 지지를 선언한 직후인 16일, 강원.충북 선거에서는 정동영(44.48%)-이해찬(28.36%)-손학규(27.16%) 후보 순으로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지역별 편차와 동원선거 논란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유시민 후보가 지지선언을 한 지 하루만에 이 후보의 약진은 분명히 나타났다. 그러나 하루만에 나타난 이 같은 결과가 친노후보 단일화의 총체적 결론으로 매듭지어질 수 없다는 것이 이 후보가 가진 또 다른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유시민-한명숙 후보 지지세력과 이해찬 후보 지지세력 간 공감대 형성이 어느 정도 시일에 걸쳐서 완성 단계에 이르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즉, 산술적 계산으로 가능한 이해찬+유시민+한명숙 구도는 아직 완전한 결합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해찬 후보가 적극적으로 친화력을 발휘해 이들의 결속력을 강화시키지 않는다하더라도 외부적 요인에 의해 친노 지지세력은 필연적으로 대결집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친노진영에서 정동영 후보(비노)나 손학규 후보(반노)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게 될 경우, 이들의 결집력은 무섭게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친노 지지세력의 자발적 결속력이나 충성도가 결코 정동영 후보의 조직력에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찬 후보에게도 승산은 있는 것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이다. 단일화까지 이뤄낸 유일한 친노주자 이해찬 후보에 대한 노 대통령의 애정표현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측된다.

“일하는 총리상을 보여줬다”...무난하고 안정적인 경쟁력

이해찬 후보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이 같은 정치 공학적 계산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총리 시절, 이해찬 후보는 ‘책임 총리’로 불릴 만큼 국정 전반의 업무를 꼼꼼하게 도맡아 처리해왔던 경험이 있다. 이 후보의 총리 시절 경력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후보자 토론회를 통해 빛을 보고 있다.

최근, 이 후보는 ‘구글해찬’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다른 후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꼼꼼한 자료를 자랑하고 있다. 스스로 “나는 수첩공주가 아닌 수첩왕자”라고 표현할 만큼 그의 꼼꼼함은 다른 후보들과의 분명한 차별화로 부각된다.

이 점에 대해서 다른 후보들은 “자료나 통계수치로 이 후보에게 걸려들면 에누리 없다”는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만큼 폭넓은 지식과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총리 시절 그의 경력에 대해 이 후보 측은 “국정 전반에 걸쳐 조정력과 통합력을 행사하는 명실상부한 책임총리가 되어 국정을 총괄 운영했다”면서 “단순히 이미지 보강 차원에서 영입돼 ‘의전 대독’, ‘방탄총리’ 역할에 그쳤던 역대 총리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일하는 총리상’을 보여줬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이해찬 후보는 안정적으로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모험수를 두지 않는 무난한 후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골프 파문, 교육개혁 논란, 까칠한 성격 등 단점도 만만치 않아

그러나 이해찬 후보에게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버럭해찬’이라고 불릴 만큼 까칠한 성격 탓에, 토론회나 연설회를 통해 보이는 그의 웃음은 어색함 그 자체다.

‘웃으면서도 뻣뻣할 수 있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바로 그대로다. 인색해보이고, 매몰차 보이는 특성 탓에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이 후보는 또, 국민의 정부 시절 제38대 교육부총리를 지내면서 추진한 교육개혁 때문에 아직까지도 수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시 이 후보가 추진했던 교육개혁은 교원정년 단축,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교 야간자율학습과 월간 모의고사 폐지 등 상당히 파격적인 것들이었다. 교육계는 교육계대로 반발이 심했고, 그의 교육개혁을 바탕으로 고교시절을 보낸 학생들은 학력저하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이해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학력 저하 논란에 휘말렸던 83년생(02학번)들이 바로 그 1세대들이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교육개혁 1세대와 학력 저하 1세대로 양분되며, 아직까지도 팽팽한 논란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후보의 정치 인생 중 가장 큰 오점 중 하나로 기록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골프’다. 이 후보가 골프를 좋아해서 구설수에 올랐던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 2004년 9월 군부대 오발사고 희생자 조문 직전 골프 모임 ▲ 2005년 4월 강원도 대형 산불 때 골프 국회 사과 ▲ 2005년 7월 남부지역 집중호우 피해 때 제주도서 골프 라운딩 ▲ 2005년 12월 봉황 문양 새겨진 골프공 세트 선물받아 ▲ 2006년 1~2월 브로커 윤상림씨와 골프 모임 정치공방 ▲ 2006년 3월 1일 철도파업 첫날 부산서 골프 모임 물의 등 모두 이 후보가 골프를 치면서 불러 일으켰던 구설수들이다.

그 중 이 후보에게 가장 치명타가 됐던 것은 바로 3.1절 골프 사건이다. 이 후보는 3.1절에, 그것도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첫날로 건설교통부, 노동부, 경찰, 검찰, 지방자치단체장 등은 모두 비상근무에 들어간 상태에서 부산 지역 상공인들과 골프를 친 것이었다.

특히, 당시 이 후보는 골프 로비 의혹까지 받기도 했었다. 로비 의혹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 후보는 결국 이 때문에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불명예를 얻기까지 했다.

He is...
52년 충남 청양 출생
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투옥
78년 광장서적 대표
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투옥
88년 제13대 국회의원 평민당 서울 관악을
97년 새정치국민회의 제15대 대통령 선거기획본부 부본부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분과위원회 총괄 간사
98년 제38대 교육부 장관(이해찬 세대)
2003년 새천년민주당 탈당
2004년 제36대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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