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정동영.이해찬, 박빙의 선두다툼 치열할 듯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판도를 좌우할 ‘슈퍼4연전’은 오는 30일 부산.경남 경선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고지역인 탓에 친노주자인 이해찬 후보가 유리하다는 관측이 강한 가운데, 오는 연말 대선에서 영남득표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부산.경남 경선은 전날 광주.전남 경선에 이어 최대승부처로 꼽힌다.

추석 이후,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남.녀 1035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결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손학규 후보는 37.4%, 정동영 후보는 32.4%, 이해찬 후보는 14%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민심이 다시금 손 후보쪽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통합신당 지지층에선 정 후보가 45.6%를 얻어, 손 후보(28.9%)와 이 후보(21.1%)를 앞섰다.

이 같은 여론조사결과가 경선장의 현장표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우선 이 여론조사는 대통합민주신당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아닌 여러 당의 지지자들을 합친 여론조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장표에는 영남의 친노표결집, 투표율 저조에 따른 조직력 대결 등 돌발변수가 많은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친노성향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후보와 ‘조직력’을 앞세운 정 후보가 1위 자리를 놓고 ‘박빙’의 초접전을 벌일 것으로 정가에선 내다보고 있다. 손 후보는 이 두 후보를 맹추격하며, 지지도를 경선표로 연결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란 게 현재의 판세다.

특히 ‘정윤재-신정아’ 의혹 등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터라, 참여정부의 악재가 영남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조직력’의 鄭, ‘친노프리미엄’의 李- 1위 자리 놓고 ‘초접전’ 양상

부산.경남 경선의 선거인단 규모는 부산 12만4천951명(8.6%), 경남 8만4천574명(5.8%)으로 전체 선거인단의 14.4%를 차지한다. 통합신당 후보들의 대선필승 조건은 한나라당의 정치적 기반인 영남에서 득표력이 얼마나 발휘하느냐다.

때문에 신당경선의 최대분수령이 될 광주.전남에 이어 3명 주자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승부처다. 이 ‘슈퍼4연전’에서 승리한 후보만이 본선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각 후보진영은 사활을 건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이 경선에선 이 후보와 정 후보의 ‘1위 쟁탈전’이 최대 관심사다. 노 대통령의 연고지역이란 점에서 친노단일화에 성공한 이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맞서 정 후보 측은 지난 2002년 경선때부터 다져온 조직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특히 정 후보의 지지조직인 ‘정통들’의 기반이 부산인 탓에, 부산.경남 경선은 ‘친노프리미엄’의 이 후보와 ‘조직력’의 정 후보가 1위 자리를 놓고 혈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주자 모두 영남경선의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후보의 경우, 친노단일화의 시너지효과를 드러내기 위해선, 친노성향 표결집을 이뤄야만 한다. 부산.경남에서 1위를 차지해야만 그 여세를 대전.충남 경선까지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정 후보의 경우, 지난 15일 영남권역인 울산경선에서 34.8%를 획득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때문에 정 후보가 부산.경남에서 1위를 차지한다면, ‘호남지역’ 후보라는 꼬리표를 떼는 동시에 대세를 확실히 굳힐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호남필패론’에 다시금 사로잡히게 된다. 이번 경선이 정 후보에게는 ‘호남지역주의 후보’로 머물지, ‘영남에서 선택한 호남후보’가 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 윤호중 전략기획본부장은 28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부산.경남 경선에서 이 후보가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면서 “자체 조사결과, 이 후보가 정 후보를 10%p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말4연전을 거치고 나면, 이 후보가 종합득표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후보 측은 유시민 공동선대위원장의 ‘영남 고정표’ 및 경남 출신 김두관 전 장관의 지원사격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노 대통령의 연고지역인 탓에, 참여정부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는 점도 이 후보에겐 유리한 조건이다.

반면 정 후보 측 정기남 공보실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정치적 기반이 부산이고, 2002년 경선때부터 확실히 조직을 다져왔다”며 “자발적 지지자들의 투표참여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후보의 경남사무실은 지난 2002년 대선 경선사무실이 현재까지 유지될 정도로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호남향우회, ‘정통들’ 등이 지역 바닥민심을 훑고 있다.

특히 양주자간 팽팽한 초접전에서 가장 큰 변수는 ‘정윤재-신정아’ 의혹 등에 대한 영남민심의 반응이란 게 현장민심을 전하는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정윤재 사건으로 이정호, 최인호 등 청와대 출신 유력 친노 인사들의 발이 묶인 게 지지세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이 후보 측의 약점이다.

孫, 여론 지지도를 현장표로 얼마나 연결할지가 최대 ‘관건’

이 같은 박빙의 ‘2강구도’에서 손 후보가 얼마나 추격하느냐도 관심이다. 손 후보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여론조사 등에서 나오는 지지율이다. <조선일보>가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손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37.4%를 얻어, 정 후보(32.4%)를 재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민심’을 최대한 현장표로 연결하겠다는 게 손 후보의 전략이다.

하지만 신당 지지층에선 정 후보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고, 조직력 및 ‘친노프리미엄’ 등 모든 면에서 정.이 후보에 비해 약한 탓에,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이번경선이 손 후보에게는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내세웠던 한나라당의 개혁지지층의 흡수에 대한 심판장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정치적 기반이 영남인 탓이다. 손 후보가 선전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을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바로 부산.경남 경선인 것이다.

김부겸 의원이 주도하는 당내 모임인 선진한국연대 인맥, 한나라당 개혁적인 인사, 옛 민주당 출신 등 ‘비노 반한’ 성향의 제 세력들이 손 후보 측을 지원사격하고 있다. 신당내 부산 유일 현역의원인 조경태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을을 비롯, 동래구, 북구 등이 손 후보의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손 후보 측 차재원 공보특보 이날 통화에서 “바닥민심은 여전히 손 후보에게 있다”며 “자발적 자봉단들이 각 지역에 상주하면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식 의원은 “추석 전 까지는 정 후보에게 좀 밀렸지만 추석 때 이명박 후보와 해볼 만한 사람은 손학규밖에 없다는 여론이 일면서 손 후보가 치고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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