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기존과 다른 양상…경남이 승부 포인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6일 민주당 당원 댓글공작'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예원 기자]민주당원의 인터넷 댓글조작 사건 '드루킹 사건'이 6.13지방선거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경남지사 선거 판세가 요동칠 전망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김경수 의원을 경남지사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을 통해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성공을 위해 30년 만에 경남의 지역 정치를 회복하기 위해 선거에 나가 직접 뛰느냐, 국회에 남아 당·청 가교역할을 하느냐를 두고 고민해왔지만 중앙당과 경남지역의 요구가 더욱 강했다"며 "자유한국당의 1당 지배구조와 선거제도·정당제도를 바꿔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 의원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출신으로 지난 1994년 신계륜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함께하면서 '노무현의 마지막 보좌관'으로 불리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 선거대책위 공보 특별보좌관·수행팀장을 맡아 '文의 복심'이라고도 한다.

이에 한국당은 고심 끝에 지난 6일 김태호 전 지사를 경남지사 후보로 공천 확정했다. 김 전 지사는 서울농대 출신으로 지난 1992년 이강두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 거창군수, 경남도지사 등 요직을 거치며 경력 면에서는 김 의원보다 앞서고 있다.

또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김해을에서 김 의원과 맞붙었으나 4.2% p 차이로 이긴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6번의 선거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어 '선거의 달인'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보수텃밭 경남, 한국당 '낙동강 전선'으로 삼아

경남지역은 지난 지방선거·총선거에서 줄곧 보수정당을 택해왔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서는 당시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58.55%)가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36.05%)를 22.5% p 크게 앞지르며 당선됐다. 또 지난 2016년 총선은 경남의 16개 지역구 중 창원시 성산구·김해시 갑을·양산시 을을 제외한 12개 지역구를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지난 2017년 대선 때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37.24%, 문재인 대통령 36.73%로 팽팽했지만 홍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결과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 한국당은 경남지역을 '낙동강 전선' '보수의 마지막 보루'로 보며 사수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예고했다.

당초 홍준표 대표는 경남지사 공천 과정에서 박완수 의원을 유력 후보로 꼽았으나 박 의원은 불출마를 결정했고, 홍 대표의 최측근인 윤한홍 의원도 거론됐으나 윤 의원 역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현실적 선거의 어려움을 판단해 출마를 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5일 경남지사 후보 추대 결의식에서 "경남은 우리가 사수해야 할 낙동강 전선의 최후의 보루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어떤 식으로든 우리 당의 아성을 허물려고 해서 경남을 지켜줄 인물을 선정하는 데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반드시 이길 후보로 김태호 후보를 경남 당협위원장, 국회의원들 전원의 추천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후보자 출정식에서 김태호 전 지사에 공천장을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으로 이동한 민심…새로운 국면

그러나 중앙일보 의뢰로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경남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경수 후보 38.8%>김태호 후보 26.8% 순의 지지율을 보이며(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표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짐작게 했다.

이 가운데 지난 14일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 사건'과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남판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경수 의원은 지난 16일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의 일탈행위에 대해서까지 그 배후에 제가 있거나 연루되어 있는 것처럼 악의적 정보가 흘러나오고, 그것이 또 사실 확인없이 보도가 되고 의혹이 부풀려지고 있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하지만 야당은 김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 촉구와 함께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건을 '민주당원의 여론조작 게이트'로 규정, 17일 국회 본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펼치며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경남, 지방선거 전체 승부의 중요한 포인트 될 것”

이와 관련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 여야의 승패를 가르는 여러 포인트가 있겠지만 기존의 포인트를 보면 수도권에서의 결과가 지방선거 전체의 승리여부를 판가름하게 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그와 다른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호남은 여전히 민주당의 독주가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이변을 낳았던 국민의당의 후신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후보를 못 구해 난리일 정도다. 그런데 영남은 상황이 다르다. 자유한국당은 TK에서 시장과 도지사를 차지할 확률이 높으나, 기초단체장은 무소속이나 여당과 한 판 승부를 해야 할 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런데 PK는 광역단체장에서 조차 흔들리고 있다. 지금 현재로는 많은 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뒤지고 있다”면서 “그래서 특히 부산, 경남의 승부가 이번 지방선거 전체의 승부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중 경남지사는 김경수 의원이 노무현의 마지막 보좌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상당히 앞섰으나 ‘드루킹 사건’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번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고 1차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 된다”며 “김 의원이 1, 2차 해명 기자회견에 이어 또 다른 연루된 사실을 인정한다면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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