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 靑 “北의 정확한 뜻 파악 중”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16일 새벽 통일부에 이날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 무기연기를 통보했다.

북한이 16일 ‘2018 맥스 썬더(Max Thunder)’ 한미공군 연합훈련을 이유로 이날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청와대는 이에 “진의를 파악 중”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0시 30분 북측은 리선권(조국평화통일위원장) 고위급회담 단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이같이 알려왔다고 밝혔다. 북측은  전날우리 측이 14일에 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는 제안을 이날 열자고 했다가 15시간여 만에 무기 연기를 통보했다.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이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 관연 <조선중앙통신>는 이날 오전 ‘맥스 썬더’ 훈련에 대해 “이는 우리에 대한 ‘최고의 압박과 제재’를 계속 가하려는 미국과 남조선의 변함없는 입장의 반영”이라며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 정세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남조선당국과 미국은 역사적인 4.27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을 벌려놓음으로써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평화애호적인 모든 노력과 선의에 무례무도한 도발로 대답해나섰으며 선언 이행을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커다란 우려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조선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 놓고 있다”고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국회 강연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의 증언’ 출판 기념간담회를 비난했다.

또 통신은 “선의를 베푸는데도 정도가 있고 기회를 주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은 그 어느 일방의 노력으로써는 이행될 수 없으며 쌍방이 그를 위한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힘을 모아 조성해나갈 때 비로소 좋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소동과 대결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고위급회담 무기연기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북남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제정신이 없이 놀아대는 남조선당국에 그 책임이 있다”며 “미국도 남조선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차후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와대는 이러한 북한의 급작스러운 태도변화에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외교국방 관련 부처 인사들과 긴밀히 전화통화를 하는 등 긴밀히 논의를 했다”며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일단 (북한의 태도변화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는데 주력을 하고 있다. 오늘 10시에 통일부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이 나갈 것”이라고 이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빌미로 삼음 ‘맥스 썬더’ 훈련 규모와 기간 축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맥스 썬더 훈련은 연례 연합훈련으로 F-22 스텔스 전투기 8대와 B-52 장거리폭격기를 포함한 F-15K 전투기 등 100여 대의 양국 공군 전력이 참가한다. 이중 F-22 스텔스와 B-52 폭격기는 북쪽이 극도로 경계하는 미국의 전략무기다.

판문점선언에서 육해공 전면적 적대행위 금지를 약속했고 이에 북한이 ‘맥스 썬더 훈련’이 이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판문점 선언은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다. 구체적 사안이 판문점선언 정신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런 부분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북한의 고위급회담 무기연기 통보로 오는 23일부터 사흘간 실시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선 “담당 부처에서 폐쇄일정 변동이 없다면 청와대가 보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주부터 계속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과 관련 “현재로선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북한의 태도변화에 따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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