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정치적 의견 개진 위해 부당하게 동원한 것, 명백한 동물학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오른쪽)이 푸마를 닮은 벵갈 고양이를 놓고 대전동물원 푸마 사살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오른쪽)이 푸마를 닮은 벵갈 고양이를 놓고 대전동물원 푸마 사살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퓨마 사살’ 과잉 대응논란을 지적하기 위해 깜짝 증인으로 벵갈 고양이를 등장시켰지만 오히려 동물학대로 역풍을 맞고 있다.

김 의원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가져왔다”며 벵갈 고양이를 국감장에 등장시켰다. 당초 김진태 의원실은 사전에 벵갈 고양이 등장 소식을 알리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김 의원은 “퓨마가 탈출해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계속 차지했다. 그랬더니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된 게 맞느냐”면서 “지난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보다 퓨마가 탈출했을 때 청와대 NSC 소집이 더 빨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NSC 회의 소집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내가 회의의 멤버이기 때문에 알고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답변에 김 의원은 다시 퓨마 사살을 거론하며 “퓨마는 고양이과 동물 중 가장 온순한 동물로 알려졌다”며 과잉대응에 대해 비판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다시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퓨마가 동물원 내에 있었지만 울타리를 넘어갔다면 인근 주민은 굉장히 위험했다”라며 “동물원 측과 협의해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이 국감장에 ‘벵갈 고양이’를 데려오며 화제의 중심에 오르긴 했지만 ‘퓨마 사살’에 대한 과잉대응 논란 보다는 벵갈 고양이에 대한 동물학대가 논란이 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고양이의 눈빛이 상당히 불안에 떨면서 사방을 주시했다”라며 “동물학대라는 차원에서 질의했는데 우리 안의 고양이를 갖고 온 것은 동물 학대가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성명을 통해 “퓨마를 빠르게 사살한 당국의 과잉 대응을 지적하겠다며, 또 다른 살아있는 동물을 철창에 가둬 전시한 김 의원의 작태는 사건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처사이자 동물 학대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 의원이 오늘 국감장에 동원한 벵갈 고양이의 상황과 무엇이 다른가? 언론으로 보도된 사진에 의하면 해당 고양이는 낯선 환경에 잔뜩 겁에 질린 모습이 역력했다”고 지적하며 “언론에 예고까지 해가며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세운 김 의원의 작태는 이슈메이킹 또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하는 ‘정치 동물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동물권단체 케어 역시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의견의 내용에 관계없이, 정치적 의견의 개진을 위해 동물을 부당하게 동원하는 것은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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