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화웨이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 <사진=연합뉴스>
▲ 멍완저우 화웨이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 <사진=연합뉴스>

(서울·상하이=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차대운 특파원 = 캐나다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했다고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이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 임원 체포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회동해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직후 돌출된 것이다.

화웨이가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인 데다 체포된 인사가 화웨이를 세운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지니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갓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거래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멍 CFO는 미국 당국의 요청으로 밴쿠버에서 체포됐으며 미국에 인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언 매클라우드 캐나다 법무부 대변인은 글로브 앤드 메일에 "멍완저우는 12월 1일 밴쿠버에서 체포됐다"며 "미국이 인도를 요구하는 인물이며 보석 심리일은 금요일(7일)로 잡혀있다"고 밝혔다.

매클라우드 대변인은 "멍 CFO가 요청한 보도 금지가 발효된 만큼 추가적인 내용은 제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 당국도 멍 CFO가 체포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은 5일 성명을 내고 "캐나다 경찰이 미국과 캐나다의 어떤 법률도 위반하지 않은 중국 국민을 미국 요청으로 체포했다"며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에 중국은 결연한 반대와 강력한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어 중국 측이 캐나다와 미국 측에 외교적으로 이미 항의했다면서 즉각 잘못을 바로잡고 멍 여사에게 신체의 자유를 돌려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우리는 사태 발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일련의 행동으로 중국 국민의 안전과 합법적 권익을 단호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6일 오전 낸 성명에서 "회사 측은 멍 여사가 어떤 잘못된 일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회사 측은 (멍완저우의) 혐의와 관련해서 매우 적은 정보를 제공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이어 자사가 모든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부언했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멍 CFO가 체포된 정확한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가 이란 제재 위반 의혹에 연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수사당국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해 이란과 다른 국가들에 제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 4월 이런 사실이 보도되자 중국 정부는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앞서 미국은 다른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ZTE(중싱<中興>통신)가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가했다가 1조원이 넘는 벌금을 받고 풀어준 적이 있다.

또한 미국이 2012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와 ZTE에 대해 미국 내 통신망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화웨이와 관련해 국가안보 위협 이슈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이미 취했다.

한편, 영국 통신사 BT는 최소 2년 내로 핵심 4세대(4G)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퇴출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이는 화웨이 장비를 인프라의 중심부에 두지 않는다는 BT 내부정책을 이동통신 사업 부문에서도 따르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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