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와 탈황설비 등 신규사업 분야 강화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최근 바닥을 찍은 싱가폴 정제마진과 하락하는 유가로 인한 재고손실로 올해 4분기 국내 정유업계 실적에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유가로 인한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12월 1주 싱가폴 정제마진은 배럴당 3달러로, 아시아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배럴당 4.5불에 못 미치는 저조한 수치다. 지난달 유입된 유럽산 휘발유의 잉여 물량이 12월 말까지 대기하고 있다는 이유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월말~1월에는 가동률 조정에 따른 정제마진 반등이 기대된다 ”며 “다만 의미있는 휘발유 마진 회복을 위해서는 미국에서 유럽산 휘발유를 흡수해야 하는데 내년 성수기(3~5월) 때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제마진 급락과 더불어 국제유가 하락에 의한 재고평가 손실도 예상된다. 통상 2~3개월 전에 구입한 원유를 가공해 판매하는 정유사들에게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은 재고평가손실로 이어진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12일 두바이유는 59.23달러, 브렌트유는 60.15달러로, WTI(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51.15달러다. 지난 9월 같은 날보다 약 20달러씩 하락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딥체인지2.0 기반의 사업구조 고도화로 유가 등락이라는 외부 요인 영향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배터리 사업과 소재사업 등 신규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만 유럽, 중국, 미국 등 세 곳에 대한 배터리 생산 시설 건설을 발표했다. 현재 4.7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2년까지 현재의 11배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그룹과 2022년부터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담당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최근에는 독일 다임러AG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또 1조원가량 투자해 건설 중인 탈황설비(VRDS)가 2020년 가동에 돌입하면 IMO 2020 시행에 따른 본격적인 실적 수혜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9~2020년이 IMO 2020 규제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에 초점이 맞춰진 시기라면, SK이노베이션은 그 이후의 추가 성장 모멘텀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 2020년 2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구축하면 2020년 하반기에 손익분기를 달성할 것”이기 때문에 늦어도 “2019년부터는 배터리 사업 가치도 기업가치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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