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민주-기본 방향 동의...한국-반대 의사...野3 ‘톱다운 방식’ 요구

야3당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단식 농성이 길어지고 있지만 국회는 명확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폴리뉴스
▲ 야3당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단식 농성이 길어지고 있지만 국회는 명확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폴리뉴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의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 단식농성이 일주일을 넘어선 가운데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현 국회의 상황은 3가지로 분류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적 방향에 동의하지만 ‘정개특위’를 통해 해결하자는 안을 제시하고, 자유한국당은 반대의 뜻을 표하며 ‘정개특위 연장’에는 동의한다. 반면 야 3당은 정개특위가 아닌 ‘여야 5당 대표’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내는 만큼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단식농성은 한치 앞을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다.

선거제 개혁 합의를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선거제 개혁 합의를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목숨’건 野3당 단식농성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단식이 8일 차를 맞으면서 두 대표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손 대표는 “몸무게가 하루에 500g정도씩 빠졌는데, 오늘은 1kg가 빠졌다. 몸무게가 원래는 74~75kg정도였는데 70kg아래로 내려갔다”고 말했으며, 이 대표는 “오늘 아침이 되니 배가 고프기 시작하고 힘이 조금 든다”고 밝혔다.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목숨을 건 이번 단식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것으로 민주평화당을 포함한 야 3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거센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야3당이 특히, 민주당에 거센 항의의 뜻을 전하면서 민주당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 손학규 대표가 ‘출구전략 없는 단식’을 선언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 만큼 민주당은 합의점을 찾는데 곤욕을 치루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찾아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찾아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기본방향 동의, 정개특위서 논의”
야 3당의 단식농성이 길어짐에 따라 민주당은 단식농성을 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해법은 ‘기본 방향’에 동의하므로 정개특위에서 논의하되, 한국당의 반대가 지속된다면 야4당이 합의하자는 것이다. 

지난 12일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여야가 논의해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의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며 “정개특위 활동시한을 연장하고, 2019년 1월 중에 특위에서 선거제도 개혁안에 합의, 이를 2월 임시국회에서 최종 의결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13일 “여의치 않으면 야3당과 민주당만이라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중심의 선거법 개정 논의를 활성화시키자”고 제안했다.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부정적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민주당의 입장에 야3당은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의 ‘정개특위’ 주장에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정개특위가 모든 것을 책임 질 수 있는 그런 위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비례성 확대를 위한 구체적 방안 제시와 한국당을 논의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두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동영 대표 역시 “연동형비례제도의 기본방향에 동의한다는 불분명한 수사로 더불어한국당이라는 것을 피해보려고 하는 어정쩡한 태도를 벗어나서, 책임 있는 집권여당이라면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이 사태 해결해야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野 3당 “5당 대표 합의 ‘톱다운’ 방식”vs한국당 “부정적 입장”
여야 5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단식농성은 10일을 넘어가게 된다.

때문에 정동영 대표는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이번 주말이 가기 전에 손학규 대표님과 이정미 대표님이 단식을 풀 수 있도록 양당이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야3당의 해법은 다음과 같다. 손학규 대표의 경우 “당의 원내대표에서 합의를 하고 당대표선에서 최종 합의하여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확고한 결의임을 확인할 때에, 그 때 저는 물러서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선거개혁 논의는 여야 5당 대표들이 모여서 합의하고 각 당 의원을 설득하는 ‘톱다운’ 방식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야 5당 대표의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운 것이 현 실정이다. 우선 한국당의 입장이 확고하다.

나경원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과 관련해 “전체적으로 부정적이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같은 경우에는 의원정수 확대 없이 이뤄지기 어려워 국민이 공감해주실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국당 내에 선거법에 논의가 아직 충분하지 않고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합의 도출을 시도하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야 3당과 민주당만이라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중심으로 한 선거법 개정에 대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해서 논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중제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민주당과 야 3당만 합의해서 선거제도가 개혁될 수 있다면 진작 결단을 했겠지만, 선거제도 포함 정치개혁은 정개특위에서도 사실상 합의제로 운영돼온 전통이 있다”며 “한국당의 입장을 들어보지 않고 4당 합의를 거론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거절 의사를 나타냈다.

다만 심 위원장은 한국당을 향해 “주말까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입장을 제시해 달라”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됐으니 첫 번째 숙제로 농성하는 로텐더홀을 정리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줄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단식 농성을 마무리해야 할 공이 나경원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게 넘어간 만큼 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 중인데 어떻게 해결점을 만들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기한 연장 문제 논의가 필요하다. 이 문제에 대해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이른 시간 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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