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규제강화·경쟁심화 등 리스크 산적…‘글로벌’과 ‘디지털’이 성장 키워드

올해 은행업계는 대내외적 영업환경 악화로 성장이 정체될 전망이다. 금융권 진입장벽 완화로 업계 경쟁도 심화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금융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9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추산치(11조8000억 원)보다 2조 원 줄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 올해 은행업계는 대내외적 영업환경 악화로 성장이 정체될 전망이다. 금융권 진입장벽 완화로 업계 경쟁도 심화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금융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9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추산치(11조8000억 원)보다 2조 원 줄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지난해까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온 국내 은행들이 올해는 대내외적 영업환경 악화로 성장 정체기를 맞을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신탁사업자, 핀테크 기업 등의 등장으로 업계 내 경쟁심화도 예상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9년 은행산업 전망과 경영과제’에 따르면 올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9조800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추산치인 11조8000억 원보다 2조 원 줄어든 규모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추산치 4.81%의 절반 수준인 2.7%로 예상했다. 기업대출 증가율 예상치도 지난해 4.81%에서 4.74%로 낮췄다.

올해 국내은행의 대출자산 성장률 예상치가 지난해보다 하락한 건 경기둔화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업대출 영업기회 축소, 업계 경쟁심화 등 여러 리스크요인이 산적해있어서다.

특히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가계대출 영업이 흔들리는 배경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있다. 지난해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신 총부채상환비율(DTI)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도입했다.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산정도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은행 대출이 가계부문에 쏠리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기업대출 부문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이혁준 나이스(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2019 산업위험 포럼’에서 “기업여신 부문은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고려할 때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 여신 기준 취약업종으로 매년 꼽히는 조선과 해운, 건설, 자동차에다가 올해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을 추가했다”며 “해당 업종에 대한 신용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올해는 한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금리 상승, 기업 부실 가능성, 부동산 시장 조정 가능성 등으로 은행의 대손 비용이 늘어날 여지가 커졌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신탁사업자의 추가 인가 계획, 핀테크 기업 적극 지원 방침을 내놓은 상태다. 금융업 진입규제가 완화된 만큼 업계 경쟁은 심화할 예정이다. 국내은행들이 가계대출이나 기업대출이 아닌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글로벌 사업 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올해 성장전략으로 내세우고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금융시대의 경쟁 환경은 리스크요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은행산업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지속성장을 위한 기회요인이기도 하다”며 “신흥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꾸준히 추진하고 디지털 금융에 집중 투자해 성장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서대훈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은행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황’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들은 올해 IT인력을 확충하고 기존 인력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 개발에 대한 역량과 시간의 제약이 있는 만큼 핀테크 업체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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