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은 지난 20년간 안전, 소음, 환경훼손 문제 등 확장 불가능 지적
-대선·총선 때마다 언급, 시간 끌면 또 선거에 이용한다는 말 나와… 총리실이 나서서 올해 안에 매듭지어야
-부산을 통째로 바꾸는 ‘대개조 프로젝트’로 원도심과 동·서부산 고르게 발전시킬 것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은 4번의 도전 끝에 지난 2016년 민선 7기 부산 살림을 책임지는 시장 자리에 올랐다. 개인적 의미도 남다르지만 부산의 첫 민주당 소속 시장이라는 의미도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5년간 자신의 진정성을 믿고 기다려준 시민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그에 대한 보답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다고 했다.

오거돈 시장은 지난 5월 2일 부산시청 시장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오 시장은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를 가리켜 양 날개인 서부산과 동부산, 몸통인 원도심 모두를 고르게 발전시키는 ‘부산을 통째로 바꾸는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부산의 중심을 단절 시키고 있는 철도를 지하화해 지상 철도 부지를 시민들에게 공유할 계획이다. 두번째는 도심을 관통하는 지하고속도로를 만들고, 입체도로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세번째는 세종시와 함께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선정된 ‘에코델타시티’ 사업으로 부산 전역의 거점 지역에도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특히 서부산인 강서구와 김해 일대에 조성할 ‘국제자유물류도시’는 하늘길, 바다길, 땅길을 이어주는 트라이포트의 중심지로 도로와 항만, 철도가 이를 중심으로 세계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오 시장은 부산이 세계적인 물류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를 어서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에 국제공항은 인천공항 밖에 없고, 현재 김해공항은 중국, 일본, 부산 인근의 아시아 국가로의 직항로 밖에 없어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김해공항 확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김해공항은 산이 많은 주변 지형으로 인해 이착륙 하기 가장 어려운 공항으로 알려져 있다며, 활주로가 추가될 경우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낙동강 수변 생태계를 파괴해야 하는 문제와 도심 소음 문제 등 세계적인 물류 거점으로 커 나가기 위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 20년 간 김해공항이 확장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계속 지적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 때 갑자기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지정되었다며, 여전히 안전 문제, 소음, 확장성의 한계, 환경훼손 등의 불가 이유가 남아 있어 국토부 뜻대로 진행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항 문제는 선거 때마다 이야기가 나오고, 시간을 끌게 되면 결국 또 선거에 이용한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며, 오 시장은 이제 국무총리실이 나서서 올해 안에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를 매듭지어주기를 희망했다. 

다음은 오거돈 부산시장의 관련 인터뷰 전문이다.

시장님은 부산시장이 되기 위해서 참 많은 세월을 보내신 분이다.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3전 4기로 당선됐다.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 세번 떨어졌지만 그래도 이 오거돈의 진정성을 믿고, 15년 동안이나 기다려준 시민들에게 아주 감사하게 생각한다. 거기에 보답을 해야 되는데 지금 과연 제가 보답을 잘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다.

시민에게 보답하기 위해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를 수립하신 걸로 알고 있다. 핵심 사업이 무언가.

부산이 지금까지 발전해오면서 오른쪽 날개가 해운대, 기장 지역이다. 정보와 관광 중심의 지역으로 새로운 도시들이 건설됐다. 또 왼쪽은 서부산권으로 생산과 물류의 중심지역으로 새로운 도시들이 건설되어 왔다. 이 양 날개를 세게 흔들려고 하면 몸통이 견뎌야 되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원도심이 굉장히 쇠약해져 있다. 원도심에 알통이 없어지고, 흔드는 힘이 없어졌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원도심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러올 수 있겠는가를 고민한 것이 바로 부산 대개조, ‘부산을 통째로 바꾸겠습니다’ 하는 프로젝트다. 

그 내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철도다. 다른 광역시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철도가 부산의 중심을 단절시켜 놓고 있다. 벌써 100년 세월이 넘었다. 단절되니까 부산 발전에도 한계가 있고, 또 철도 인근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굉장히 어려운 삶을 살아왔다. 이게 원도심을 가장 힘들게 만든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하터널을 뚫어 철도를 직선화 시켜 단절된 도심을 연결하고, 옮긴 부지를 시민들의 생활에 공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마침 작년도에 국비 예산을 통해 용역비를 마련했다. 

또 하나가 도로에 관한 것이다. 도심을 관통하는 지하고속도로를 만들고, 또 센텀에서 만덕까지 대심로라고 해서 지하 자동차 전용도로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신항에서 고속도로로 연결시키는 도로도 만들게 되면서, 이제 입체도로의 시대를 열겠다는 게 또 하나의 방향이다. 우리나라에 U턴 고속도로가 부산 인근에 와서 도심이 막혀 단절되어 버렸다. 부산 사상에서 해운대 지하고속도로를 만들면서 U턴 도로가 전국적으로 연결되게 됐다. 이제 부산에서 출발해 전국의 어느 곳으로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갈 수 있고, 뿐만 아니라 해운대 지역과 사상 지역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 부산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다. 

세번째는 바로 스마트시티다. 새 정부에서 부산과 세종시를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지정했다. 스마트시티를 잘 발전시켜서 부산 전체를 스마트 부산으로 만드는 역할을 또 하고,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을 스마트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부에서 지정한 에코델타시티 안에 있는 스마트시티뿐만 아니라 사상에서 스마트시티를 만들고, 해운과 물류와 관련된 지역에도 스마트시티를 만들고, 또 금융 중심지역에도 금융 중심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이런 형태로 부산 전체를 스마트시티로 만들겠다. 이런 3가지 구상을 발표했다. 그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서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주겠다는 약속도 받아내서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그동안 좀 침체되었던 게 서부산 쪽이었는데, 강서구와 김해 일원에 ‘국제자유물류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아주 세계적인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서부산 지역은 앞으로 트라이포트의 중심지가 될 거다. 트라이포트라는 게 바로 하늘길, 그리고 바닷길, 그리고 땅길을 말한다. 지금도 신항만이 있기 때문에 세계 6위의 컨테이너 항만이다. 그래도 지금 항만으로는 적어 규모를 2배 정도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철도는 남북종단철도가 만들어질 것을 가정으로 이것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철도가 되어야 하고, 신항에서 출발하는 고속도로도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도로가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공항이 부산∙울산∙경남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전체에서 인천공항 밖에 없다는 문제다. 지금 김해공항이라고 해봐야 중국, 일본, 그리고 부산에 가까운 아시아 3~4개국 정도의 직항로 밖에 없다. 그 외 해외에 나갈 때는 전부 인천공항을 통해서 나가게 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공항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공항문제에도 진력하고 있다.

 

 

이번에 동남권 관문공항검증단에서 발표를 했다.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관문공항의 역할을 해결할 수 없다고 했는데, 2016년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에서 김해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사람이 다시 나서서 반박을 했다.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김해공항의 확장 문제는 벌써 20년 전부터 우리가 고민을 했던 문제다. 부∙울∙경 지역에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하다면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게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문제 아니겠나? 그런데 당시에 국토부에서도, 또 우리 부산시에서도 5~6번에 걸쳐서 김해공항 확장으로 가능하겠는가 검토를 했는데 그게 불가능하다고 나왔다. 그래서 제3의 대안으로 가덕도 신공항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박근혜 대통령께서 김해 신공항을 확장해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는 발표를 했다. 처음에는 결사반대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안 된다고 하다가 일주일 만에 태도를 싹 바꿨다. 지금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그 때 논의 됐던 여러 이유들이 더 악화되어서 문제로 제기된 것이다. 김해공항은 도심에서 멀지 않다. 도시의 한 가운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거기에 활주로를 새로 만들게 되면 생기는 문제가 많다. 첫 번째 문제가 바로 소음 문제다. 활주로를 하나 더 만들게 되면 지금보다 소음의 피해구역이 9배 정도가 더 넓어질 것으로 판단되고, 벌써 김해시의 주민들이나 그 외의 인근지역에서 결사반대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안전에 관한 문제다. 활주로를 둘러싸고 5개 정도의 산이 있는데, 이 산들이 모두 위험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미 2002년 김해에서 여객기가 추락했는데, 그때도 바로 산 때문이었다. 안전문제에 대해 우리는 산을 좀 깎아내야 된다는 입장이고, 국토부나 이런 쪽에서는 산 깎을 필요 없이 항공법적인 묘한 방법으로 운행을 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미 김해공항이 이착륙하기 가장 어려운 공항으로 인지가 되어 있다. 

얼마 전에 제가 서울에서 김해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갑자기 비행기 안에서 안내방송이 나왔다. 지금 관제 시스템이 고장 났기 때문에 김해공항으로 착륙할 수 없어 다시 회항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김포공항으로 돌아왔다. 김포공항은 관제시스템이 없이 착륙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한 곳인데, 우리 김해공항은 그렇게 매일 비행기가 왔다 갔다 하는데도 불구하고 관제시스템이 정확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이착륙조차 할 수 없는 공항이라는 얘기다. 이미 그런 어려움을 안고 있는데 활주로가 하나 더 만들어지면 더 위험하게 된다. 

세 번째 문제는 환경문제다. 김해공항 일대가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고, 낙동강이 흘러서 아주 멋진 풍경을 만드는 곳이다. 거기에 포천천이라고 하는 개천이 있는데 새로운 활주로를 하나 만들려고 하면 그 강을 완전히 매립해야 한다. 인천공항은 지금 4km짜리 활주로가 있는데 여기는 3.2km의 활주로를 만드는 데도 매립을 해서 억지로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다. 강을 매립한다는 게 보통 문제인가? 수로 자체를 전부 바꿔야 되는데 여기에 조금만 비가 오면 침수하기가 딱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여기가 철새 도래지이기 때문에 새들과의 교통 문제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자칫 잘못하면 새로 인한 안전사고가 날 수도 있는 그런 지역이라는 측면에서 안전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공항은 원천적으로 군사공항이다. 군사공항이기 때문에 모든 관제나 이런 것의 우선순위가 군사목적에 있다. 그래서 민간공항으로 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확장성이 없다는 거다. 부산이라는 곳은 지금도 세계 6위의 컨테이너 항만이지만 앞으로 남북의 평화시대가 열리게 되면 남북종단철도가 열리고, 그렇게 되면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기종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곳이 되지 않겠나? 이렇기 때문에 싱가포르나 홍콩보다도 훨씬 더 국제 물류적으로 아주 유리한 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여기에 엄청난 사람과 엄청난 물자들이 부산으로 몰려들 거다. 그에 대비를 하려면 공항 자체를 앞으로 계속 확장할 수 있는 곳에다 만들어야 된다. 설사 김해공항이 지금 국토부 뜻대로 진행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완공될 때쯤 되면 또 하나의 공항을 만들어야 되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문제가 없는 제 3의 지역을 선택해서 빨리 진행시켜야 한다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다. 

지금 김해공항은 국토부 뜻대로 공사를 하려고 해도 기본계획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소음에 관한 문제, 환경에 관한 문제, 군사공항에 관한 문제, 이런 것 등으로 인해서 환경부나 국방부하고도 아직 공식적인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위에 있는 많은 시민들이 결사반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것이 앞으로 1년이 아니라 5년 뒤에도 과연 성사가 될 수 있겠나. 그런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고 설득시켜 나가려고 하면 7년 뒤에도 착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것 같으면 새로운 곳을 찾아서 빨리 착공하는 게 낫다. 

동남권 관문공항검증단에서 같은 내용으로 문제 제기를 한 모양인데, 다음의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

그동안 끈질기게 국토부와 대화하려고 노력을 해왔지만, 아무리 대화를 해도 벽이 느껴졌다. 국토부의 입장은 기왕에 5개 시도가 합의해서 결정된 사항을 바꿀 수 없다는 거다. 그래서 이제는 국토부와의 대화를 마무리 짓고, 400만 부산시민이 열망하는 사안을 국무총리실에서 판정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하고 있다. 대통령, 국무총리, 그리고 여당 대표께서도 좋은 생각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총리실에 계속해서 검증을 요청하고 있고, 거기서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이런 부분을 자꾸 질질 끌게 되면 좋지 않다. 지금까지 벌써 몇 번 째 대통령 선거 때마다 이야기가 나오고, 총선 때도 이야기가 나오곤 했다. 이렇게 되니까 공항 문제를 가지고 선거에 이용한다는 말이 자꾸 나오는 거다. 아예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오도록 올해 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및 정리: 부산·울산·경남취재본부 정하룡 본부장 sotong2010@polinews.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