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사람이 먼저다’...못 다 이룬 노무현 뜻 이어가
이낙연·문희상·이해찬·양정철·전해철, ‘친노’에서 국정운영 책임자로 
‘노무현 정신’ 강조하는 ‘대선 잠룡’ 박원순·이재명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탈상하지 못한 채 기로에
유시민, ‘시민 정치’ 뜻 이어가며 ‘새로운 노무현’ 강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 덧 10년이 흘렀다. 하지만 그와 함께 했던, ‘노무현의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잊지 않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려 했던 그의 꿈을 이루고자하고 있다. 이젠 명실상부한 ‘정치리더’로 자리 잡아 그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노무현의 사람들’을 조명해본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는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그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은 물론 그의 ‘정치 철학’이 계승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지지도의 큰 하락으로 ‘폐족’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노무현 정신’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민주당 계열의 정치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무현의 친구, 대통령 문재인
부산에서 노동·인권 변호사로 노무현과 인연을 맺은 문재인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을 거친 뒤 참여정부의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노무현의 평생 동지이자 선배인 문재인은 ‘사람 사는 세상’을 외친 노무현의 뒤를 이어 ‘사람이 먼저다’를 내세우며 현직 대통령으로 그 뜻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취임 직후 맞이한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다짐했다.

때문에 10주기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따르고 있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역점을 둔 탈권위주의 정치와 참여정부가 뿌리 내린 균형발전, 지방분권 등은 현 정부에서도 같은 기조로 정책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양극화 해소, 부동산 안정, 검찰개혁 등은 노무현 정부가 완성하지 못한 정책으로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를 과제로 삼고 나아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 이낙연 국무총리,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국정 운영하는 ‘노무현의 사람들’-이낙연·문희상·이해찬·양정철·전해철
정치적으로 봤을 때 노무현 대통령을 따르던 이른바 ‘친노 세력’은 분열을 거듭해오긴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쳐 ‘친문’으로 재편됐다.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지금까지 그 영향력은 국정운영 전반으로 펼쳐져있다.

노무현의 사람들은 1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봤을 때 청와대와 정부, 국회 등에 포진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국정운영의 책임을 도맡고 있다. 

노무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인 문희상은 현재 국회의장을, 노무현 대선 후보 당신 대변인을 지낸 이낙연은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이자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았던 이해찬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로 현 정부의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 있다.

또한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현재 친문 핵심 인사이며, 청와대에서 홍보 기획비서관을 지낸 양정철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총선의 여당 싱크탱크가 될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때문에 친노계 인사에서 이어진 현재의 친문 인사들은 국정 운영의 중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개혁과제들을 수행해 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노무현·문재인 이을 ‘대선 잠룡’
노무현의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는 물론 오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과 문재인을 이어 그 정신을 이어갈 ‘차기 대선주자’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사실 친노 계열로 분류되진 않지만 노무현 대선 후보당시 대변인을 지낸 지금의 이낙연 총리는 지난해 추모식 당시 “제가 노 대통령님의 후보 및 당선인 시절 대변인으로 일했고 대통령 취임사를 정리했던 것은 과분한 행운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차기 대선의 민주진영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 추모식에는 실제로 여권의 대선 잠룡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 지사, 김부겸 의원 등은 23일 봉하마을로 향한다. 

이는 이른바 ‘노무현의 정서’가 여권에 미치는 정치적 영향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권 잠룡들은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노 전 대통령과 ‘인권 변호사’로 인연을 맺어 노 전 대통령의 정치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인물이다. 박 시장은 최근 ‘노무현과 바보들’ 시사회에서 “종로를 버리고 부산으로 가는 담대함과 용기, 역사에 대한 확고한 인식은 참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는 당내 비주류이지만 “노 전 대통령은 내 인생의 나침반”이라며 그 정치철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시민 정치’, 유시민...“새로운 노무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노사모 총회 축하 메시지에서 이같은 말을 남겼다. 이 메시지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구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치 경호실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을 준비하며, 언론의 정계복귀 질문에 “정치는 모든 시민의 권리이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 저는 이 정치를 수십 년 동안 해왔고, 죽을 때까지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메시지와 닿는 부분이다. 그는 현재 정계복귀에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특히 이번 추도식을 준비하며 “그동안 재단이 애도와 추대에 중심을 두고, 위로에 방점을 찍고 많은 활동을 해왔지만, 10주기를 맞아 애도를 마치고 작별을 해야 할 시기가 된다”며 “그래서 10주기 행사는 예전 행사보다 더 발랄하게 준비했다”고 했다. 서거 10주기 슬로건은 ‘새로운 노무현’이다

이번 추도식의 주제인 ‘새로운 노무현’은 “노무현의 가치와 철학을 계승한 우리 모두가 ‘새로운 노무현’이 돼,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한편 유 이사장은 모친상으로 인해 서거 10주기 추도식에는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한다.

 '드루킹 댓글조작'에 관여한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가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드루킹 댓글조작'에 관여한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가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명암, 기로에 선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명암의 기로에 서있다. 20대 총선에서 경남 김해을에 당선된 후 경남 최초의 민주당 최초로 지사에 당선되며 여권의 유력 차기 주자로 거론됐지만 트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인해 1심 유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을 앞두고 현재 보석 상태인 그는 추도식 당일 항소심 5차 공판이 겹쳐 참석하지 못한다. 

이에 김 지사는 “올해로 10년이다. 이제는 정말 떠나보내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 스스로 이번 추도식을 탈상하는 날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다. 그러나 어려워졌다”며 “탈상은 다시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조금 늦더라도 좋은 소식을 가지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대통령님 찾아뵈려 한다. 뒤로 미룬 저의 탈상은 그 때 해야 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드루킹 재판 과정에서도 김 지사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고, 노 전 대통령께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늘 처신에 주의를 기울여 왔는데 겨우 두세번 만난 사람과 불법을 공모한다는 건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
▲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

▲추락한 ‘우광재, 좌희정’
노무현의 사람들을 조명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로 꼽힌 ‘우광재, 좌희정’에 대해선 과오로 꼽힌다. 

국회의원 노무현의 첫 보좌관인 이광재는 참여정부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후 두 번의 국회의원, 강원도지사까지 역임하며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했지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지사직에서 물러났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 정무팀장을 지낸 안희정은 대선 자금 수사 당시 감옥에 가 참여정부 내 공직을 맡지 못했지만, 두 차례의 충남지사에 당선되며 정치에 복귀했다.

또한 지난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 내 대선 후보로 2위를 기록하며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만에 비서인 김지은 씨를 성폭행한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사실상 정치생명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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