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反조국 강경발언에서 “정신병자·정신감정 받으라·소시오패스” 
막말 논란에 거듭된 대여투쟁 ‘제 발등 찍기’...공정·정의 메시지 진정성에도 오점
민주당 “한국당 고질병 망언경쟁...더 이상 국민들에게 사과할 자격도 없어” 맹비난 
장애단체 “환자·가족 마음에 비수...참담”...정치권 습관성 막말 지적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연일 ‘사생결단’ 대여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거듭된 장애인 비하발언에 비난 역풍을 맞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이날 19일에 걸쳐 조 장관과 문 대통령을 향해 ‘정신병자 (박인숙 의원)’, ‘정신 감정을 받으라 (신상진 의원)’, ‘소시오패스 (김영우 의원)’ 등의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들이 황교안 대표의 삭발식 현장, 청와대 앞 현장회의에서 이뤄지는 등 투쟁의 최전선에서 일어나 눈길을 끈다. 정부 여당의 실책에 호재를 맞은 한국당이 삭발릴레이, 장외투쟁을 감행하며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막말 논란으로 거듭 ‘제 발등 찍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당이 조국 정국에서 약자에 대한 ‘공정’과 ‘정의’를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와중에 나온 비하 발언 논란이라 더욱 뼈아프다. 이러한 논란은 강경투쟁과 메시지의 진정성을 퇴색시키고 결국 여론이 한국당으로 움직이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여권은 명백한 비하발언이자 ‘막말’이라며 반발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9일 신상진 의원의 ‘문 대통령은 정신감정을 받으라’는 발언에 대해 논평을 내고 “대통령을 모욕함과 동시에 정신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씻지 못할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서재헌 상근부대변인 역시 18일 논평에서 “어제는 대한민국의 법무부장관을 정신병자로, 오늘은 대통령을 정신장애자로 모욕한 자유한국당은 더이상 국민들에게 사과할 자격조차 없다”며 “한국당의 고질병인 망언경쟁이 또 다시 벌어졌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8일 YTN ‘더 뉴스’에 출연해 “최소한 장애인에 대한 모독”이라며 “대통령을 정신병, 정신건강과 가라. 이렇게 하는 것은 스스로 국격을 낮추는 나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장애인 자제를 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다른 문제로 협력을 구하는 전화를 하면서 “그러한 표현을 쓴 것은 미안하다”며 사적인 사과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장애인 비하 발언 등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단체의 기습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장애인 비하 발언 등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단체의 기습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애단체, ‘정신병자’ 발언에 격한 분노

장애인 단체의 분노는 한층 강하다. 박인숙 의원의 ‘정신병자’ 발언 이후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는 19일 성명서를 내고 “전국 600만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 가족을 매도하는 천부당만부당한 막말로 정신질환자와 가족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한국정신장애인협회, 정신장애인 인권침해감시 및 차별철폐국민운동본부 등과 연대해 박 의원의 사퇴촉구 서명운동을 벌일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시민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은 “국회의원이며 의료 전문가로서 장애인들이 듣고 상처를 받을 수 있는 발언을 하면서 ‘평등’과 ‘정의’를 외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정신장애인들이 만든 매체 ‘마인드포스트’는 칼럼을 통해 “정신장애인은 정치 공동체의 한 일원이며 자기 결정권을 보유하고 있는 하나의 가치 있는 시민적 존재”라며 “의사이면서 사회 오피니언 리더로서 박 의원의 천박한 정신장애 이해 수준에 참담함과 모욕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정치인들이 약자에 대한 비하 발언에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습관성 막말’을 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달 7일 황교안 대표가 문 대통령을 향해 ‘벙어리’라는 표현을 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8개 장애인 단체는 “작년 12월 홍준표 전 대표도 정신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비하 발언을 해 국가인권위에 진정된 사건이 있는데도 같은 정당의 대표가 반복적인 장애인 비하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20일 국회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평소 언어 습관대로 무심결에 한 표현들이 장애인과 그 가족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 폭력이자 차별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회의원들과 정치인은 마땅히 장애인과 관련된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한국당, 끝나지 않는 ‘장애 비하 발언’

한국당의 ‘삭발 릴레이’ 시작을 알린 박인숙 의원은 지난 16일 황교안 대표의 삭발식에서 “내가 의사인데, 조국은 정신병, 성격장애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거짓말 하는 것을 죽어도 모른다”며 문 대통령을 향해 “이런 정신병자를 믿는 사람은 또 뭐냐. 더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튿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조 장관을 향해 “정신 상태가 이상하다. 인지능력에 장애가 있다”고 발언했다. 

박 의원은 이후 장애단체의 항의가 이어지자 1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국 장관과 그 가족의 끝없이 밝혀지고 있는 비리, 탐욕, 뻔뻔함, 거짓말, 불법, 편법에 너무나 분개한 나머지 잘못을 지적하고 강조하려 하다가 매우 부적절한 표현을 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박 의원과 마찬가지로 의사 출신인 신상진 의원은 18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민과 대립하며 거꾸로 가는 국정을 펼치는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빨리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서 정신 감정을 받으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은 ‘장애인 비하’ 비판에 박 의원과 달리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1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무엇이 장애인 비하인지 모르겠다”며 “사람이 65세가 넘고 가끔 언어실수와 행동장애나, 이상한 고집을 부리면 정신건강을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짓말과 비리의혹에 휩싸여 국민의 다수가 반대하는 조국을 막무가내로 임명하고, 지난 대선 때 후보토론 등 이후의 언어 실수, 해외에서의 실수 등등을 볼 때 국가의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대해 평소 관심이 있는 의사출신 국회의원으로서 꼭 권하고 싶었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어떤 언론에서는 조국을 정신병이라고 해서 사과한 박인숙 의원과 교묘히 연결하여 슬쩍 막말·정신장애 비하발언이라고 깎아 내리는 비판적 기사를 내보냈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영우 의원은 18일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조국 법무부 장관이 “전형적인 소시오패스”라며 “반인격적,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소시오패스라는 것은 목적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과 위선을 (행하는 것)”이라며 “많이 알아보고 나왔다. 국민들의 정서와 (배치되기 때문에)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법 정신에 대해서 완전히 무시했다. 잘못된 게 아니다”라고 굽히지 않았다.

함께 자리했던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진단 자격이 있느냐”고 흥분하며 “타인에 대한 존중심을 좀 가져달라. 김현아 (한국당) 의원 앞에서도 한센병 발언을 들으면서 참고 참고 참았다. 그리고 며칠 뒤에 또 정신병 발언을 했다. 도대체 왜들 그러시냐”고 얼굴을 붉혔다.

표 의원은 “정치에도 금도가 있다”며 “써선 안 될 용어가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인격 자체, 그 사람 자체에 대한 비하와 조롱, 또 특정한 집단에 대한 비하, 이런 용어는 사용하면 안 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반사회성 인격장애라는 모멸적이고 써선 안 될 표현을 사과하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는 김영우 의원과 함께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으나 김 의원은 사과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표 의원은 방송 후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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