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4시간 24~27일 하루 6시간 부분파업 단행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불매운동 검토

한국지엠 노조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 차량 제조 설비들이 멈춰 있다.<사진=연합뉴스>
▲ 한국지엠 노조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 차량 제조 설비들이 멈춰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쌍용자동차 노사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 방안에 합의한 가운데, 한국지엠 노조는 파업에 이어 자사 브랜드 수입 차량을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까지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재개 하루 만인 20일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전날 한 달여 만에 임단협 교섭을 재개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했다.

노조는 기본급 5.65% 인상, 통상임금 250% 규모의 성과급, 사기 진작 격려금 650만 원 지급 등을 담은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또 인천 부평2공장의 지속가능 발전 전망 계획,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등에 대한 확약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 5년간 누적 적자가 4조 원에 달하는 등 경영상태가 어려워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협상 결렬 후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투쟁지침을 정하고 20일에는 4시간, 24일부터 27일까지는 하루 6시간씩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특히 노조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수입하는 쉐보레 차량에 대한 불매운동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은 최근 출시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다. 이들 차량을 국내 생산이 아닌 미국에서 수입해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면서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다.

한국지엠의 내수판매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내수 누적 판매량은 4만876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8888대)보다 17.2% 줄었다. 쌍용차(7만2695대), 르노삼성(5만2585대)보다 뒤쳐지면서 내수 판매 3위 경쟁에서 한참 밀려나게 됐다.

한국지엠은 실적 반등을 위해 지난달 말 트래버스와 이달 초 콜로라도를 연달아 출시했다. 최근에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해 수입차 판매 비중을 60% 이상 늘릴 방침이었다. 국내 공장에 차세대 SUV와 CUV 모델 생산을 배정하기 전에 수입차 판매 확대로 수익을 늘리려고 했지만, 노조의 불매운동 검토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반면 쌍용차는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 3일 긴급 협의를 시작한 이래 구체적인 자구계획 방안을 마련하고 20일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노조는 안식년제 시행(근속 25년 이상 사무직 대상), 명절 선물 지급중단,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 항목에 대한 중단 또는 축소에 동의했다.

또 쌍용차는 고객품질 만족을 위한 ‘노사공동 제조품질개선 TFT’를 구성하는 한편, 체질 개선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회사 전 부문에 걸친 고강도 쇄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월 쌍용차 노사는 회사 경영난에 공감하고 10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냈으며, 임원 20% 축소 및 임원 급여 10% 삭감 조치도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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