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당장 복귀 안해도 ‘변혁 지지’ 메시지 내길 기대
유승민 “안철수 만나러 미국 아니라 우주라도 갈 것”
하태경 “이번 총선 건너뛰면 정치적으로 해외에서 객사”
이혜훈 “安, ‘꽃가마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고들 해”
安측 “안철수 메시지 요구, 바람직하지 않아”
최근 정계 복귀 임박설이 ‘솔솔’ 제기되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돌연 미국행을 선택, 정계 복귀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특히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 의원들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안 전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출마했다가 패배한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그해 9월 1년 체류 일정으로 독일 유학을 떠난 바 있다.
최근 안 전 의원이 오는 9일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이라는 제목의 마라톤 도전기를 출간하고, 트위터도 다시 시작하면서 그의 정치 복귀가 임박했다는 전망들이 나왔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0월 1일부터는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 법대의 ‘법, 과학과 기술 프로그램’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이는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것”이라고 자신의 정치 복귀 임박설을 일축했다.
▲ 11월 중 정계 복귀 기대했던 유승민계 “당장 귀국 않더라도 ‘지지한다’로도 괜찮아”
유승민계·안철수계 비당권파 의원 15명은 지난달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변혁)을 출범시키면서 독자 행동에 돌입했다. 탈당 후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는 이들은 안 전 의원이 합류해 힘을 실어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변혁’ 대표를 맡은 유승민 의원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전 대표도 같이 뜻을 해주기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며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을 통해 수개월 간 간접적으로 대화했지만, 이제 제가 직접 연락하고 의사를 묻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 전 의원이 돌연 미국행을 선택하자 유승민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안 전 의원의 정치 복귀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안 전 의원이 당장 정치 복귀는 않더라도 ‘변혁’과 뜻을 함께한다는 공개적 의사 표시를 해달라는 재촉도 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가 후배로서 조언을 드린다면 안 전 의원은 이번 총선 건너뛰면 정치적으로는 해외에서 객사한다”며 “제가 확인해 본 결과 정계 은퇴냐. 그건 아니다. 정치 복귀를 하실 거고, 그럼 총선 건너뛰고 대선으로 바로 가는 것은, 자기 기반이 다 사라지고 뭘 한다는 이야기냐”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저희들은 조국 사태도 있고 하기 때문에 11월 중에는 오시지 않을까 기대감도 있었는데, 오고 안 오고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의사를 표시하느냐. ‘지지한다’ 그걸로도 괜찮다”면서 ”우리랑 정치적으로 함께 한다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혜훈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문제가 정리된 후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다’라고들 많이들 이야기했다”며 “그렇게 이야기해온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들이 그를 정확하게 알았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를 시작했을 때 멘토로 언론을 장식했던 분들은 한결같이 ‘안 대표는 어느 한쪽 진영에 섰을 때 다른 진영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는 절대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안 대표 스타일은 문제가 있을 때 거기에 끼고 싶어하지 않는다’고들 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의원의 경우는 지난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당원과의 간담회에서 안 전 의원의 미국행에 대해 “당분간 미국에 있어서 국내정치에 복귀하기는 저는 쉽지 않을 것이라 보지만 어차피 정치하려고 뜻을 세운 분이 아닌가”라면서 “마땅히 힘을 보태주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안 전 의원의 ‘지지’ 입장 표명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 의원은 또 “필요하다면, (안 전 의원을 만나러) 미국이 아니라 우주라도 갈 수 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철수 대표 측에서는 유승민계의 이 같은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철근 변혁 대변인은 한 언론을 통해 “안 전 의원의 미국행은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것”이라며 “이해는 가지만 이미 변혁에 안철수계 의원 7명과 전 당직자들이 함께하는 상황에서 안철수 메시지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 측근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혜훈 의원의 ‘꽃가마’ 발언에 대해 “정치 입문 후 평탄한 길을 걷지 않고 험로를 걸어온 그에게 꽃가마를 운운한 발언은 그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라면서 “이런 예의에 벗어나는 발언은 함께 모여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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