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늘리기로 재정비 조합·부산시 합의
35층 이상 29→ 22개동, 35층 이하 1→ 18개동으로... 모든 단지 울타리 없애기로

오거돈 부산시장은 17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9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공원 재정비촉진구역 합의안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김인철 부산시 총괄건축가,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장 4명, 배용준 부산시의원(부산진1)이 함께했다.<사진제공=부산시>
▲ 오거돈 부산시장은 17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9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공원 재정비촉진구역 합의안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김인철 부산시 총괄건축가,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장 4명, 배용준 부산시의원(부산진1)이 함께했다.<사진제공=부산시>

오거돈 부산시장이 17일 오전 기자회견장에서 지난 1년여간 추진에 난항을 겪었던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사업에 대한 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의 특징은 2014년 5월 개장한 부산시민공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결성을 높이고, 조망과 일조 확보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먼저 층수를 낮춰 스카이라인을 살리고 일조율을 높였다. 주거지 아파트 허용 한도로 검토 중인 35층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는 건물 수를 29개 동에서 22개로 줄였다. 또 35층 이하 건물을 1개 동에서 18개로 늘렸다. 전체 동수는 30개동에서 40개동으로 늘어난다. 부산시는 앞으로 주거지 아파트의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아파트 동수를 줄이고 배치 계획을 바꿈으로써 통경축(通經軸·조망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열어두는 공간)을 확보하고 일조를 좋게 한 것도 특징이다. 1구역(이마트 쪽)의 경우 동수를 7개에서 5개로 줄였다. 또 2구역과의 간격을 150m 더 띄워 남쪽에서 햇볕이 더 잘 들도록 했다. 2구역(부전역 쪽)의 경우 5개 동을 두 그룹으로 묶어 통경축을 확보했다. 다만, 3구역은 고층 13개 동을, 저층 위주의 27개 동으로 늘렸다.

촉진 3·4구역(현대아파트 쪽)의 경우 언덕 위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설계가 추진된다. 평지, 구릉 등 자연 지형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또 모든 단지는 울타리를 없애 시민들이 공원에 접근하기 쉽게 한 것도 특징이다. 남·북문 외에 동·서문도 추가로 내기로 했다.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사업으로 만들어지는 파크시티(가칭)는 열린 공간으로 365일 24시간 시민에 개방되는 마을 형태의 주거지가 된다. 시는 재정비 사업 이후에도 시민 누구에게나 개방된 마을로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단지의 울타리를 없애기로 했다. 기존 남문과 북문 외에 동문과 서문을 만들어 시민공원과 송상현광장을 연결하는 방안도 찾는다.

공공성 확보와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부산시와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구역 조합들이 건물 층수를 조정하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건물 층수를 낮추고  일부 구역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한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이목이 쏠린다.

앞으로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동의와 이후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다. 부산시는 올해 안에 경관·건축 심의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사업 승인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이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합의안은 조합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민·관 공동건축설계 검토 회의’를 통해 도출됐다. 재산권과 공공성이 충돌하는 사안에 대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합의 틀로 좋은 본보기가 됐다. 오 시장이 합의안 공개에 앞서 그간 부산시의 잘못된 행정에 대해 솔직하게 사과를 한 이유도 양 측간에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 4월 5~10% 용적률 축소 등 시민자문위에서 제시한 공공성 강화 방안보다는 후퇴했다는 평가도 있다.

오거돈 시장은 “시는 2008년 시민공원 주변 지역에 과도한 재정비촉진계획을 승인해주는 우를 범했다. 이 계획이 그대로 진행됐다면 공원에 고층 아파트 그림자가 드리우고 접근성이 떨어져 시민 모두의 재산이 훼손됐을 것”이라며 “시민 누구나 편안하게 산책하고 힐링할 수 있는 도심 속 휴식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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