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성폭력상담소 “이미 예견된 일...낮은 성인지 감수성 보였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5분’ 발언,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인식” 질타
공무원노조 부산본부 “고위공직자 비리로 부산공직사회 전체가 먹칠”
진중권 “친문인사가 낳은 비극”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부산시청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부산시청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 사퇴를 한 것에 대해 여성계·노동계 등 시민단체들이 비난을 쏟아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부산시는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여 피해자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2차 가해를 예방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부산시의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소는 “어찌 보면 이번 사건은 오 전 시장이 당선 이후 성희롱·성폭력 전담팀 구성을 미뤘던 모습이나, 지난 2018년 회식자리에서 여성노동자들을 양 옆에 앉힌 보도자료 등에서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다”며 “낮은 성인지 감수성과 이를 성찰하지 않는 태도는 언제든 성폭력 사건으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작했다.

상담소는 “우리 상담소가 피해자를 지원하고 부산시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 전 시장과 보좌진들이 피해자를 위해 노력한 점은 성폭력 사건 이후 최소한의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사퇴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사퇴 이후의 부산시는 철저하게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부산시에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를 구성하고 성평등 교육을 통한 조직문화와 인식개선에 나서야 한다. 성폭력은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그가 속한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부산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성추행범 오거돈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5분’이라는 시간을 밝혔다. 짧은 시간에 벌어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인식을 주고자했음이 역력하다”며 “피해자에게는 5시간 같았을지도 모르는 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평생 잊지 못할 치욕스럽고 공포스러운 시간을 가해자 오거돈은 사과의 언어로 채택했다”며 “후안무치한 성추행범 오거돈을 처벌하라”고 강조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부산시는 문제가 발생한 뒤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언론의 의혹에 명백히 해명해야 한다”며 “시장 성추행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책임져야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부산성폭력상담소가 제기한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를 만들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 시장의 성추행 사건뿐만 아니라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의 뇌물 수수 혐의, 배덕광 전 해운대구청장의 ‘LCT’ 비리 등을 언급하며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로 부산시 공직사회 전체가 먹칠을 당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장은 성추행, 부시장은 뇌물죄. 친문인사가 낳은 비극”이라며 “과거에 이런 사고는 주로 보수정당의 인사들이 쳤는데 최근에는 주로 민주당 인사들이 성추행 사건을 일으킨다”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등을 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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