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에 이은 내각부총리 등 발언 행렬, 대북전단 규탄 군중집회도 , 본격 ‘판 키우기’ 

북한 청년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성토 군중집회를 열었다고 노동신문이 7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학생들이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을 가득 메운 채 주먹을 불끈 쥐고 군중집회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 북한 청년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성토 군중집회를 열었다고 노동신문이 7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학생들이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을 가득 메운 채 주먹을 불끈 쥐고 군중집회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폴리뉴스 정찬 기자]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대북전단 살포 관련 비난 담화 이후 한국 정부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노동당, 내각, 지방 등에서의 반응, 대남선전매체를 통한 담화 발표, 나아가 대규모 군중집회를 통해 판을 키워나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접한 각계의 반향’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일철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 김명길 중앙검찰소 소장, 양명철 양강도 삼지연시 당위원장 등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탈북자 비난과 함께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방관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을 힐난했다.

<노동신문>은 전날인 6일에도 김영환 평양시 당위원장, 장춘실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중앙위원장 등의 기고문을 실었고 리성학 내각 경공업상, 리혜정 사회과학원 원장 등 고위간부와 각계 주민이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텔레비전, 평양방송 등에 나와 대북전단 살포를 성토했다.

또 <노동신문>은 7일 북한의 대북전단 살포를 성토한 전날의 청년학생 군중집회 소식도 전했다. 박철민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장이 참석한 가운에 열린 집회에서 연설자들은 한 목소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무뢰한’으로 표현한 대북전단 내용에 ‘최고 존엄’을 건드린 것이라며 박멸하겠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민족반역자이며 인간쓰레기인 탈북자들을 찢어죽이라’는 문구 등이 씌여진 선전물들이 배치됐다. 앞서 6일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과 평양종합병원 건설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규탄 군중집회를 열었다.

또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7일 ‘달나라타령’ 제목의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진전의 ‘남북미 선순환관계’를 강조한데 대해 “남조선집권자가 북남합의 이후 제일 많이 입에 올린 타령을 꼽으라고 하면 ‘선순환관계’ 타령”이라고 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이 신문은 ‘남북미 선순환 관계’에 대해 “말이 그렇지 실천에 있어서는 북남관계가 조미관계보다 앞서나갈 수 없으며 조미관계가 나빠지면 북남관계도 어쩔 수 없는 관계로 여기는 것 같다”면서 “북남관계는 북과 남이 손잡고 평화와 번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우리 민족의 내부문제라면 조미관계는 말 그대로 우리 공화국과 미국과의 관계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북남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사사건건 미국에 일러바치고 미국이 승인해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손들고 나앉아 아까운 시간을 허송세월한 것이 남조선당국”이라며 “이것이 상식적으로 ‘악순환 관계’이지 어떻게 ‘선순환 관계’인가”라고 반문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 “개성, 북남공동련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에서 전단 살포에 따른 대응조치와 관련해 “남쪽으로부터의 온갖 도발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남측과의 일체 접촉공간들을 완전 격폐하고 없애버리기 위한 결정적 조치들을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며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있는 북남공동련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방지를 위한 법률적 방안 마련을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결국 그런 법안도 없이 군사분계연선 지역에서 서로 일체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군사분야의 합의서에 얼렁뚱땅 서명하였다는 소리가 아닌가”라며 힐난했다.

이에 “남쪽에서 법안이 채택돼 실행될 때까지 우리도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려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다. 우리도 남측이 몹시 피로해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차 시달리게 해주려고 한다”며 “대결의 악순환 속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고 대북전단 살포 재발시 접경지역에서 도발을 예고했다.

이어 “공든 탑을 제 손으로 무너뜨리겠다며 그렇게도 악몽을 현실로 만들고 싶어 몸살을 앓는데 굳이 말릴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어차피 날려 보낼 것, 깨버릴 것은 빨리 없애 버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했다.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이번 담화에 대해 “우리 인민의 격해진 감정을 담아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내고 쓰레기들과 이를 방치한 남조선당국이 사태의 엄중성과 파국적 후과를 깊이 깨닫고 할 바를 제대로 하라는 의미심장한 경종을 울렸다”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른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북한은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문제를 두고 대내적인 결속과 함께 한국정부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연일 높여나가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 대선으로 보다 불투명해진 북미관계, 코로나19 이후 남북관계의 새로운 접점을 찾기 위한 북한의 의도적인 ‘판 키우기’ 과정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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