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특집 베스트단체장 인터뷰] 박원순 서울시장③ “지난 10년은 문명 대전환의 길목에서 방황하지 않고 나아갈 힘 축적한 시간”

2020.06.23 16:29:39

내 삶이 바뀌는 실질적 사회변화 추구로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 만든 것
집은 사는 것 아닌 사는 곳... 공공주택 비율 10%까지 높일 것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 반드시 통과되어야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년의 시정활동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문명 대전환의 길목에서 방황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축적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16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기억에 남는 성과를 묻는 질문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냐”면서 ‘친환경 무상급식’,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제로페이’, ‘마을 공동체’, ‘도시재생’, ‘서울로 7017’ 등 “지난 10년간 협치와 혁신을 양 날개로 오롯이 쌓인 사람투자의 결과물이 오늘의 서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우리 시대의 최종 목적은 시민이 행복한 국가와 도시”인데 자신은 “내 삶이 바뀌는 실질적 사회변화를 추구해왔고, 지금까지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면서 “서울을 복지특별시로 만든 것, 노동존중도시로 만든 것,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공공의료 시스템을 갖춘 것도 결국 시민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만든 것”이라고 자부했다.

또 “부동산 시장 안정이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민생과제“라고 밝힌 박 시장은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다”며 부동산 가격 통제와 국민의 기본권인 주거권 보장을 위해 “공공주택 비율을 OECD 평균보다 높은 10%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용산정비창 부지는 사업성 위주 개발이 아닌, 공공성 위주의 개발을 통해 부동산 시장 영향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최초 3선 시장인 그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지자체의 재발견’이라는 얘기가 나온 것에 대해 “지방정부가 늘 현장에 있기 때문에 문제 파악도 빠르고, 대안이나 혁신도 빨라 지방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서 이를 K방역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제도에 대해선 “지방정부가 권한을 많이 가질수록 국가경쟁력도 훨씬 커질 수 있다”며 현재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4.15총선에서 여권이 유례없는 압승을 거둔 것에 대해서는 “180석의 힘으로 ‘일하는 민생국회’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응답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어깨가 무겁다. 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심기일전해서 개혁과제 완성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며 “오직 지금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를 대통령을 중심으로 극복하면서 표준국가, 표준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올인 해야 된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경기고 졸업 후 1975년 서울대에 입학했으나 민주화운동을 하다 제적당했다. 1985년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2년 대구지검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으며, 영국 정경대와 미국 하버드대 유학 후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결성,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를 만들어 각종 시민사회운동을 펼쳤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2014·2018 지방선거에서 내리 당선 되며 서울시 최초 3선 시장이 되었다. 현재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되고 있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시정 관련 인터뷰 전문이다.

-지난번 인터뷰 때 “시민의 삶을 바꾸는 서울시의 ‘10년 혁명’이 3기에 도전한 이유”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지속되고 있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최종 목적은 시민과 국민이 행복한 국가, 행복한 도시 아닌가. 행복이라는 게 결국 시민들의 삶의 질을 바꾸는 건데 그야말로 ‘내 삶이 바뀌는’ 그런 실질적 사회변화를 저는 추구해 왔고, 지금까지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 제가 서울을 복지특별시로 만든 것, 노동존중도시로 만든 것, 심지어는 기후변화나 도시공원, 삼천만그루 나무심기.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바꾸려는 노력들이었다. 도시 재생도 그렇다. 그리고 이번에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공공의료 시스템을 갖춘 것도 결국은 시민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도시재생’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제로페이’ ‘마을공동체’ ‘서울식물원’ ‘서울로7017’ ‘10분 동네 프로젝트’ 등 그동안 많은 사업을 추진하셨다. 이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무엇인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나. 서울이란 도시는 한 두 개의 사업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도시다. 시장 취임 후 1호 결재를 했던 ‘친환경 무상급식’, 복지 패러다임과 전달 체계를 대전환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절감 목적으로 시작돼 비대면 시대 핫한 결제시스템으로 떠오른 ‘제로페이’, 주민이 지역의 주인이 되는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 자동차 중심 도시를 보행자 중심 도시로 전환하는 상징적 사업인 ‘서울로7017’… 지난 10년 간 협치와 혁신을 양 날개로 이렇게 오롯이 쌓인 사람투자의 결과물이 오늘의 서울이다. 코로나19로 문명 대전환의 길목에서 방황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축적한 시간이기도 했다.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을 파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얼마나, 어떻게 늘려왔고 앞으로의 계획은? 실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거라 보시는지?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다. 주거의 이 실존적 정의가 주택 시장에 뿌리 내리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공임대주택’의 획기적 공급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는 무려 70년에 걸쳐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40%까지 늘렸다. 

서울시도 역세권 청년주택, 저층 주거지 활성화, 유휴지 활용 등 다각도의 공공주택 공급 혁신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전성시대’를 열어왔다. 제 임기 중 약 40만호의 공공주택을 공급 중으로, 공공주택 비율을 OECD평균(8%)보다 높은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일정 부분 부동산 가격 통제력이 생길 뿐 아니라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살 권리’인 주거권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양적 확대 뿐 아니라 질적 진화도 이뤄진다. 공공주택이 들어서는 곳엔 어린이집, 창업시설 등 주민 커뮤니티시설이나 미래혁신시설을 필수적으로 조성한다. 또 네덜란드의 큐브하우스, 싱가포르의 인터레이스처럼 디자인을 혁신해 공공주택을 과거의 낙후된 이미지를 벗은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명품주택으로 만들어 가겠다. 

-잠실, 용산 개발과 목동 재건축 호재에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

부동산 시장 안정은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민생과제다. 철저한 개발이익 환수, 투기 수요 억제를 기본 방향으로 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말씀하신 특정지역의 경우 주변 지역 매수심리 자극이나 투기적 수요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변지역 부동산 실거래가를 조사하는 등 중앙정부와 협력해 다각도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용산정비창 부지는 사업성 위주의 개발이 아닌, 공공성 위주의 개발을 통해 부동산 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국토부는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용산정비창 부지와 인근 한강로동, 이촌2동 정비사업 구역 중 개발초기단계 13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의 귀환, 정치의 소환, 지자체의 재발견’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고, 개정법은 국회에서 계류 중에 있다. 서울 최초 3선 시장으로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지적을 잘하셨다. 정부의 귀환이라는 것은 과거 박근혜 정부 하에서 메르스 때 보셨다시피 정부가 지방정부의 여러 가지 요청이나 고충, 정보들을 경청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많이 생겼다. 그런데 이번 문재인 정부는 지방정부의 혁신이나 요청에 귀 기울이고 수용하고 전국화하면서 정부가 정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원팀이 되어서 잘 화답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재발견이라는 것은 지방정부가 늘 현장에 있기 때문에 문제 파악도 빠르고, 대안이나 혁신도 빨리 내놓고, 지방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 이게 하나의 원팀이 되고, 서로 적절하고 조화롭게 정책을 추진해서 K방역의 성공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지방정부가 권한을 많이 가질수록 주민자치·지방분권·균형발전이 이뤄지고 국가 경쟁력도 훨씬 커질 수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과거 관선자치 때보다는 앞서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많다.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데 이번 하반기에는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 닥친 다양한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번 방문 때 자랑하셨던 ‘디지털 시민 시장실’이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며 온택트·언택트 방식이 일상화된 가운데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화상회의를 주도하는 등 화제다.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인 CES 2020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던데?

행정 빅데이터와 최첨단 ICT기술, 민주주의 원리까지 결합된 세계 최초의 스마트시티 플랫폼인 디지털 시민시장실이야말로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도시경영의 미래이고,  그 길을 서울시는 한발 먼저 선점한 것이다. 

지난 1월 전 세계 혁신 제품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CES에 서울시 최초로 참여했다. 첫 참여였음에도 전시관 핵심위치에 서울관을 설치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디지털 시민시장실’은 시장실에 설치된 것을 그대로 재연해 설치하고, 제가 직접 서울시에 있는 TOPIS 담당자와 화상회의를 시연했는데 유튜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크게 호응했다. 

코로나 국면에서도 디지털 시장실은 스마트 방역 도구로서 크게 활약하고 있다. 별도 장비 없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만 있으면 쌍방향 화상회의가 가능해 코로나19와 사투하는 동안 지구 반대편인 남미의 참가자에 이르기까지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 소통과 정보 공유를 하고 있다. 

또 재난 국면에서 가장 큰 자원은 정보인데, 디지털 시민시장실을 통해 확진자 현황과 이동 동선, 선별진료소 위치, 공적마스크 재고 현황 등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모든 정보는 문턱 없이 시민들에게도 모두 공유하고 있다. 온라인 ‘디지털 시민시장실’에 접속하면 시장실에서 제가 보는 모든 정보와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4.15 총선에서 여권이 유례없는 압승을 거뒀다. 역사의 흐름 속에 이번 총선의 의미를 뭐라고 보나?

이번 선거 결과에 담긴 국민의 명령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가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 이후를 제대로 대비하라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의 어깨가 무겁다. 역사상 유례없는 180석의 힘으로 ‘일하는 민생국회’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응답해야 한다. 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심기일전해 개혁과제 완성에 함께하겠다. 

-3선으로서 시장님 임기는 2022년 6월까지다. 그런데 다음 대선은 같은 해 3월이다. 그래서 일각의 보도에서는 서울시에서 시장님의 사퇴시기를 연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만큼 차기 지도자로서 시장님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이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대선이나 그런 고민을 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K방역을 아무리 잘했어도 어느 순간 또 확산될지 모른다. 싱가폴 같은 경우가 모범 방역국이 되었다가 외국인 숙소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어느 날 갑자기 전 국민적으로 번지지 않았나. 그런 것을 염두에 두면 오직 지금은 코로나19라고 하는 국가적 위기를 대통령을 중심으로 해서 극복하면서 뭔가 우리가 표준국가, 표준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올인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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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경 tankg@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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