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 6월 좌담회 전문①] 악화된 남북관계, 북한의 속내는?

2020.06.30 13:26:36

중첩되는 위기의 2020 하반기 정국, 해법과 전망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 모색하는 정치권

 

김만흠 진행자  남북관계 위기 상황과 관련한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황장수  제가 볼 때는 북한의 김정은, 김여정 패밀리가 정상적인 상태인지 아니면 유고가 생겼는지에 대해서 조금 깊숙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제가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서 북한의 대응이 완전히 다르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 만약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나중에 우리의 노력하고는 관계없이 결과가 굉장히 안 좋게 나올 수도 있다.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을 거짓말했다, 책임지고 사과해라 이런 식으로 몰아갈 게 아니라, 정상적인 집권 상태라면 김여정을 2인자로, 당 중앙으로 띄우기 위해 저렇게 할 이유가 뭐가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런 관점으로 보면 북한 내부의 문제를 정권이 먼저 사심 없이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차재원  황 소장 이야기는 전혀 생각지 못한 것이라 조금 놀랐다. 아무튼 김여정이 2인자처럼 행동하고 후계구도 어쩌니 이야기 나오는 것 자체가 뭔가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한데, 일단 제가 생각했을 때는 크게 다섯 가지 정도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첫 번째는 전단인데, 북한 입장에서는 남쪽에서 탈북자들이 보내는 전단 그 자체가 자신들의 체제를 흔들 수 있는 위협적인 요소라고 무게감 있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쪽에 전단 1200만 장을 보낸다고 하는데 그것 보내서 우리한테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없다. 결국은 내부교섭용이다. 지금 이 모든 소동 자체가 미국과의 교섭 그리고 남쪽과의 평화적인 무드 이런 것을 통해서 숨통이 트일 줄 알았는데 전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위기가 더 가중되고 있어서 내부적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외부의 적을 만들어서 때리는 내부교섭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는 김정은이 2018년 신년사를 통해서 남쪽에 대한 화해 메시지를 던지면서 결국 북미 정상회담까지 갔는데 결과적으로 성과가 없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최고존엄이 중대결단을 했는데 그 지도력에 대한 상당한 회의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김정은은 오류가 없고, 오류가 있다면 중재자이며 촉진자인 문재인 정부가 배신을 때리고 뒤통수를 치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 아니냐 하는 식으로, 오류의 책임전가를 남쪽에 하고 있다. 네 번째는 북미간 교섭 자체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부분에 있어서 중재자를 자처했던 문재인 정부가 나중에는 촉진자까지 한다고 했는데 도대체 촉진시킨 게 뭐냐. 발목 잡혀서 눈치만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뭘 해봐라 하는 강렬한 압박일 수도 있다. 다섯 번째는 결국 미국과 뭔가를 풀어야 하는데 미국이 코로나에, 인종시위에, 대선까지 발등에 불이 떨어져 있어서 아무것도 안 되니까, 사실 작년 연말까지 성과가 없으면 뭔가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올해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실기를 해 버린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대선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 뭔가 쇼를 통해서라도 미국을 움직이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다섯 가지 노림수를 보고 이 모든 소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김만흠 진행자  김정은, 김여정의 권력이나 신상과 상관없이 북한의 사정이 그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었다. 

홍형식  북한 체제를 우리 식으로 말하면 종신제 대통령의 전체주의적 국가다. 남한의 권력, 정치, 국정 운영하고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삐라, 즉 과거부터 계속 되어온 대북전단 문제가 이 사건을 촉발시킨 것은 아니다. 전단이 문제될 것 같았으면 벌써 그랬을 것이다. 겉으로는 전단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 북한은 지금 체제가 지속가능한가 하는 문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상당히 위협을 느끼는 단계까지 와 있다. 북한은 전체는 아니어도 평양만큼이라도 중앙 정부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경제력과 영향력을 유지해야 되는데, 작년에 중국 수출, 위폐라든가 사이버 해킹 이런 것을 통한 수입, 인력 송출 등 모든 수입원이 끊어짐으로 인해서 평양시민들조차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처지에 왔다는 거다. 사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년 전, 북한의 이런 내부사정을 인지하고 결심을 했고  남한 정부가 촉진자, 중재자 역할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믿었던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남한 정부는 그걸 통해서 상당한 정치적 이득을 봤다. 지방선거도 이기고 국회의원 선거도 절대적인 의석을 장악하는 단계에 왔다. 그런데 북한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원했던 경제적 제재의 해제, 또는 남한으로부터의 지원 하나도 못 받았고 오히려 정치적으로 더 위기에 몰린 상황이 됐다. 북한은 현재 남한 정부가 이야기하는 남북 관계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더 이상 못 믿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김여정을 내세워서 나중에 김정은이 판을 바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을 수 있지만 현재 판단으로는 그 정도다. 

현실적인 북한 권력의 통치행위가 남한에서 사회운동을 하면서 대북정책, 남북통일 문제를 접근했던 시각하고는 많이 다를 수 있는데, 남한 정부에서 대북 정책을 주관하는 진영들은 그걸 너무 쉽게 생각해서, 남북 문제를 남한식으로 해석하고 강성으로, 낙관적으로 접근해 갔던 게 아닌가. 지금 이 부분을 두고 인식의 괴리와 전략적 오류에 대해 북한이 원론적인 재점검 단계에 들어간 게 아닌가 보인다.
 
김능구  2017년도에 북한이 핵 무력을 완성했다면서 전쟁 불안이 최고조에 올라왔었고, 그것을 2018년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나서서 한반도 평화 시대로 바꿔가는 과정이 이제 2년 정도 흘렀는데, 저는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본다. 실제로 볼턴 회고록을 포함해서 당시 나왔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트럼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 어떤 심오한 구상과 전략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북미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다고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 북에서 하는 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상당히 믿었던 것 같다. 세 차례까지 정상회담을 하면서 우리 모두 다 놀랐다. 능라도 경기장에서 15만 군중 앞에 연설을 하게 했던 것은 크게 주고 크게 받겠다는 것 아니었나 본다. 통일부 장관 교체에 대해, 사실상 탄핵인데, 여당 내에서도 나오는 ‘도대체 그동안 뭐 했냐’는 비판은, 통일부 장관한테 한 거지만 문재인 대통령한테 이야기했다고도 보인다. 유엔 대북제재에 들어가 있지 않은 금강산 관광도 하지 못하고 그 동안 아무것도 실행된 게 없다는 이야기다. 대미 총독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워킹그룹에 의해 시시콜콜 전부 다 리젝트 되었다는데, 그거야말로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필요했던 부분이라 생각되는데 너무 아쉽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외교 안보라인의 전면적인 교체는 필수적이지만 그 교체로만 풀 수 없고, 청와대에 원로들을 모아 어떤 논의도 있었겠지만, 현재의 북핵, 대북정책을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차원의 결단이 있어야 된다고 보인다.  

제가 최근에 들은 바로는 우리나라가 북한과 관련해 미, 일에 비해 우위를 가진 게 휴민트 정보(Humint;인적정보)인데 그게 코로나로 인해서 괴멸됐다고 한다. 어떤 부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른다는 거고, 그래서 우리가 전단살포금지법을 만든다고 하면 저쪽에서 그걸 받아주리라고 기대했던 것 같은데, 상황이 이 정도로 전개될 줄은 우리 안보 라인에서 잘 몰랐고 대통령한테도 직보가 안 이루어졌다는 거다. 현재 북에서는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경제가 완전히 바닥상태까지 가 있는 것 같다. 올해가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데 김정은 위원장은 불안초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그랬을 때 내부의 문제를 외부를 통해서 푸는 전형적인 대응이 나온 것이라 본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염려가 되는 차원에서, 또 김여정 부부장이 그동안에 누구도 할 수 없었던 걸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2인자로서의 위상 구축도 사실인 것 같다. 

황장수  볼턴의 회고록과 관련해서 그동안의 비핵화 과정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 제기 속에서 북한 도발이 같이 맞물려 가고 있다. 미국 측에서 봤을 때 이런 와중에 대선 때까지 북한에 우호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래서 북한의 도발 행위들이 미국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고 한다면, 북의 도발은 거의 대남도발로 집중되어서 북한 내부의 단합을 유지하는 쪽으로 갈 거고, 특히 지도자에 문제가 생겼다면 더더욱 그런 방향으로 더 강하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최근 상황이 북한이 도발로 가기 위한 명분을 하나씩 확보해 가는 과정상에서의 일이라고 보면, 북이 최종적으로 도발하는 건 무력의 강도가 상당히 높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일단 생각지도 못한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가정을 하고 거기에 대한 여러 가지 대비태세를 갖추는 쪽에 집중해야 하는데, 북한 상황에 대해서 조금 쇼크를 받은 것 같고 이 일을 어떻게 돌파해 볼까 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계산을 많이 잘못하고 있다고 본다. 

차재원  조금 생각이 다른데, 북한의 내부에 급변사태가 생긴 예측불가의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힘든 측면이 있다. 첫 번째는 북한의 모든 도발이 일종의 말 폭탄에 치중되어 있다. 폭탄을 사용해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지만, 옛날의 북한 같으면 남쪽에 강경한 응징을 하겠다고 해 놓고 자신들이 뭘 할지 미리 이야기를 안 하는데, 이번에는 남북연락사무소가 산산조각 날 거라는 식으로 경고한 뒤에 했다. 그리고 개성과 네 가지 군사행동에 대한 부분들도 어떤 것들을 하겠다고, 개성과 금강산에 군대를 배치시키는데 그것도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아서 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우리 입장에서 위협적이었다는 것은 우리가 모르고 있는데 뒤통수치는 것, 예를 들면 천안함 폭침이라든지, 연평도 포격사건이 그런 것인데, 이번에는 다 이야기를 해 주고 시나리오에 따라 가는데 그조차도 말 폭탄이지 진짜 폭탄을 남쪽에 가하는 데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급변사태가 아닌데 김여정을 내세우고 있고 김정은이 뒤로 물러나 있는 상황이라면, 김정은 입장에서는 마지막 일종의 회심의 카드를 한 장 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예를 들면 2017년도에 전쟁 일촉즉발까지 갔다가 2018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서 바뀌듯이, 또 그런 식의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태 자체가 너무 쇼잉의 차원이 강하다. 남북연락사무소 폭발 때도 보면 그날 시계가 너무 좋았다. 북한산에서 송악산이 보일 정도였다. 남쪽의 우리 카메라가 바로 포착해서 무너져 내린 게 다 보였다. 그 정도로 계속해서 일종의 쇼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홍형식  11월 대선 때까지 북미간의 진전은 없을 것이고 설사 민주당이 당선되더라도 현재 민주당의 기조로 볼 때 특별히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몰리고 있고 코로나라서 경제도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코로나는 누가 봐도 2년 이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면, 지금 북한으로서는 장기전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사실 그 과정에 북한이 남한에 대해서 뭔가를 기대하고 믿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결과는 아닌 것으로 나와 버렸다. 그런 상태에서 북한이 쓸 카드가 마땅치 않다. 삐라를 만들고 군중을 동원해 뿌린다는 것은 대내용이라는 이야기다. 즉 북한은 지금 2, 3년 이상 엄중한 상황이 지속될 것을 전제로 대내외 단속에 들어간다고 본다. 남한 정부에 대한 신뢰, 남한 정부가 중재자로서의 역할 또는 탈미를 통한 독자노선으로 넘어갈 수 있는 대북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를 한다면 그런 기조를 바꿀 수가 있겠지만, 불행하게도 북한은 이번에 거기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우리 입장에서 대북관계를 볼 것이 아니고, 북한이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서 냉철하게 보고, 거기에 맞춰서 통일부 장관 인사든 근본적인 대응책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본다. 

김능구  누구나 인정하듯이 북핵 협상은 당사자가 북한과 미국이다. 미국이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한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양국 정상회담이 굴러갈 때,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는 민주적이고 철학도 바로 서 있는데 그때는 왜 아무것도 안 했을까 의문을 제기했다. 전략적 인내라는 것으로 아무것도 안 했다면서 송영길 의원이 공박하던 게 기억난다. 그래서 미국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꿔서 북한과 핵협상을 하면서, 냉전을 끝내고 평화 시대로 새롭게 변화되어 가는구나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 당시 야당 쪽에서는 북은 절대 핵을 버릴 리가 없고 미국 또한 그런 북한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세계사적 흐름과 김정은 체제의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서라도 그것은 필연적이라고 봤는데, 그것이 실제로 난관에 봉착했다.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 2년간 일련의 과정에서 정보라인이나 민간 싱크탱크를 통해 북핵 문제 이후 프로그램이라든지 이와 관련한 많은 아이디어와 의견들이 축적된 연구결과가 제시될 만도 한데 거의 없었다.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원칙만 계속 이야기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어느 곳에도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그 배경과 관련된 볼턴 회고록을 보면서 저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는 폭스TV 방송할 때처럼, 진짜 아무 생각없이 이걸 했다는 거다. 한반도 문제라든가 진지한 플랜이나 비전도 없이 즉흥적인 이벤트로.  

차재원  볼턴 회고록 보도를 보면서 저는 한국한테 정말 좋은 기회가 왔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 이렇게 즉흥적인 사람이 별로 없었다. 예를 들면 독일이 통일 될 때, 고르바초프라는 어떻게 보면 돌발적인 지도자가 나오는 바람에 그걸 독일은 정말 잘 이용해서 결국 통일까지 갔는데, 사실 맥마스트가 계속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있었고 볼턴으로 중간에 바뀌지 않았다면, 그래서 볼턴이 중간에 훼방만 안 놓았으면 상당한 정도의 딜이 이루어질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식의 빅딜이 아니라 스몰딜이 계속되면서 행동 대 행동 식으로 갔다면, 연변이 포기되고 미국이 제재를 조금씩 해제해 주고 그래서 북한의 숨통이 트이고 했으면 상당한 정도의 진전은 있었을 거다. 

볼턴은 완전히 쇼했다고 하고, 사실 우리 모두 그 당시 트럼프 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실제 미국의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파워나 이런 부분들을 문재인 정부가 나름대로 잘 이용했다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보수언론은 볼턴의 회고록 가지고 정부를 공격하는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즉흥적인 측면을 잘 이용해서 북미 양자를 붙여 놓은 것은 문재인 정부의 성과라는 생각이 든다. 김정은은 너무 낙관했다고들 이야기를 하는데,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전쟁으로 한판 붙을 것처럼 가다가 틀면, 우리가 선의를 가지고 하면 미국도 선의를 가지고 해 주겠거니 생각하는, 너무 순진한 생각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 

홍형식  전 생각이 좀 다른데, 미국 민주당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좋게 표현하니까 전략적 인내이지, 기본적으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은 봉쇄, 레슬링으로 말하면 헤드록 전략이다. 모든 것을 봉쇄해서 완전히 무너질 때까지,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전략이기 때문에, 일단 그 조치를 하고 나면 더 이상 할 일이 없으니까 아무런 조치를 안 하는 걸로 보였지만, 실은 아주 무서운 헤드록 전략이었다. 트럼프가 등장하고 미중간의 무역 전쟁이 일어남으로 해서 조이는 강도가 더 강화가 되었고. 그래서 미중간의 무역 전쟁이 강화되었을 때 문재인 정부가 중재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 탐탁지 않게 느꼈던 걸로 알고 있다. 이전 정부부터 시작해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북한을 더 옥죌 수 있는데, 왜 여기에 협상 이야기가 나오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 상황에서 현 정부가 새로 들어서서 중재자로서 한반도 자주적 해결 원칙을 강력하게 내세우고 나가니, 북한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더 조여 들어오는 상황이고, 미국 입장에서도 이 정도 조였으면 북한에서 협상에 나올 여지가 있지 않겠냐는 기대로, 결국 북미간의 만남이 이루어졌던 거다. 그게 잘 되었으면 지금 이런 문제가 없었지만, 미국 같은 경우는 헤드록으로 완전한 항복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북한이 그 정도까지 안 나오니까 결국은 와해가 된 거다. 북한과 미국은 지금 과거로 되돌아가버리는 것이다. 

차재원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제가 생각했을 때 오바마가 8년 동안 있으면서 미국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주 골치 아픈 국제문제 두 개에 해결의 단추를 끼웠다. 첫 번째는 쿠바와 외교적인 관계를 정상화 시켰고, 두 번째는 이란과 핵 합의를 만들어 냈는데, 그러면 왜 오바마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 전략적 인내라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뭉개고 갔느냐. 오바마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세 가지 외교적인 큰 현안 중 두 개만 해결해도 치적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거다. 

그런데 전략적 인내라고 했지만 그때 당시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과 쿠바에 대한 접근성을 고려하면, 우리 입장에서 안 좋았던 것은 소위 말해 디커플링이 문제였다, 미국이 민주당으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방향을 잡으면 우리나라는 보수가 들어서서 항상 엇박자가 났다. 오바마 행정부 때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였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말씀하신 것처럼 적극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봉쇄전략을 취하고, 비핵개방 3000, 통일 대박론을 이야기하면서 북한은 붕괴할 거라고 계속 선전했다. 남한의 정부가 안 움직이고 아무것도 안 하는데 오바마가 앞장서서 하겠는가. 남한의 당시 행정부가 정말 국제적인 찬스를 놓친 측면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김자경 tankg@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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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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