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첩되는 위기의 2020 하반기 정국, 해법과 전망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 모색하는 정치권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2일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가운데)의 사회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좌로부터 시계방향순)가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2일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가운데)의 사회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좌로부터 시계방향순)가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김만흠 진행자  미래통합당 얘기를 해보자. 외형적으로는 김종인 비대위가 가동이 되면서 통합당의 이미지가 조금 달라 보일 소지가 생기고 있는 국면이다. 

김능구  정당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다가 약간 반등이 이루어진 것 같은데, 저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현재 나락까지 떨어진 미래통합당과 한국 보수세력을 위해서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의 해결에는 진보, 보수가 있을 수 없고 여야도 있을 수 없다. 정치세력, 한 정치세력이 아니면 같이 협치를 해서 그 문제를 풀어야 되는 시점인데, 꼴통 정당, 기득권 정당, 부자들의 정당인 미래통합당을 사회적 약자의 정당으로 뒤바꾸려고 하는 것은, 김종인 개인의 이미지를 떠나서 보수세력들한테 새로운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말만이 아니라 정말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부분은 더 지켜볼 일이다. 

김종인 자연인 자체는 따로 볼 필요도 있다. 제가 짚어본 바에 따르면 오래 전부터 대권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 꿈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던 사람이다. 그걸 떠나서 현재 비대위원장 김종인으로 봤을 때는 메시지를 구체화하는 당헌당규의 개정이나 정책 입안 이런 부분을 실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 운영에 있어서도, 원내대표한테 맡겨두는 것만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함께 협의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말하는 것하고 서로 맥이 닿으면 사람들이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데, 어찌 말하면 말의 성찬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다만 미래통합당의 핵심의원들이 거기에 발맞추고 생각을 같이 하면서 가고 있는 것은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저는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더라도 보수의 대선 도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그릇이 필요할 때가 내년 일정 시점에는 올 거라고 본다. 

참고로 의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전당대회를 안 한 것에 대해 이런 의견들도 있었다. 전당대회를 했으면 완전히 TK 정당 됐다. 이번에 의원 구성이라든지 모든 게 그럴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만 해도 비대위 체제 출범의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 

황장수  미래통합당의 누구라도 지금 맡으면 부담이다. 잘못돼서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으니까 제3자가 와서 시간 좀 끌고 우리는 나중에, 문재인 정권 임기 마지막 연차 정도에나 들어가겠다. 이런 생각들에 김종인이 맞아 떨어져서 비대위원장이 되었는데, 저 사람이 툭툭 던지고 있는 기본소득이나 출산 문제, 임대주택 문제들은 굉장히 단편적이다. 진짜 저렇게 하려면, 세미나나 토론을 통해서 현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왜 기존의 보수가 안 되는가에 대한 시각교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존의 보수가 성장이 불가능한데 성장이 가능한 것처럼 이야기를 했다든지, 기존의 보수는 실업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상실했다든지, 사회복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잘못됐다든지, 당 차원에서 백서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진단을 먼저 해야 된다. 이런 시대에 현상과 괴리된 보수는 포퓰리즘 성향의 정파에 계속 선거에 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가 몇 가지 포기할 건 포기하자. 황교안의 민부론을 보면 그건 그야말로 70년대, 80년대식 성장론이었다. 이런 것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진단하면서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 된다는 데에 당과 의원들 전부가 내용상 합의를 해야 된다. 합의를 한 다음에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경제정책, 복지정책은, 사회정책은 어떻게 간다는 부분을 합의하고 정리해서 거기에 맞도록 핵심 정책부터 고쳐나가는 식으로 해야 되는데, 전부 내일 회의에서 뭐 말할지도 모르는데 기자 앞에 자기가 툭툭 한마디씩을 던지면서 간다. 저런 식으로 툭툭 던지는 것이 도대체 한국 보수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김종인 뒤로 빠져있는 보수의 의원들이나 단체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너 혼자 잘 해봐’ 이런 분위기다. 

김종인은 자기 계산과 욕심이 있을 거다. 저 사람은 아마 연말 지나면 문재인 정권이 경제적으로 붕괴될 것을 노리고, 그때 되면 책임론을 묶어 범 거국내각을 제안하고 경제를 책임지는 총리로 들어가고 싶어 할 거라고 본다. 그런 계산이 있으니까 대중적인 지지를 모아내려고 이런 식으로 툭툭 던지고 있다. 그런데 이건 보수를 발전시키거나 개혁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회성이고 소모적인 일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굉장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홍형식  정당 지지율에서 약간의 반등 조짐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유의미한 지지율의 변화라고 결론내리기는 좀 이른 것 같다. 그렇더라도 민주당 지지율이 약간 떨어지고 미통당 지지율이 조금 올라가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과연 그것이 김종인 효과인가. 현재 집권여당 지지율,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결국 상대적이기 때문에 김종인하고는 상관없이 여당이 이전보다도 못하는 부분에 의한 반사이익일 수도 있다. 또한 미통당을 유심히 보면 이번 총선을 거치며 소위 공분의 대상, 공공의 적이 다 사라져버렸다. 황교안, 나경원 등 타겟을 해서 낙인을 찍게 할 만한 인물들이 거의 다 사라진 것이고 사실 그 효과는 굉장히 크다. 친일프레임도 옛날만큼 강하지 않고 총선 이후에 인물교체효과보다도 과거의 그런 부정적 이미지가 사라짐으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지지율이 조금 올라갔을 수도 있다. 현재 미통당의 지지율이 조금 올라간 것을 김종인의 효과라고 해석하는 건 잘못되었다고 본다. 

앞서 황 소장님 이야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통당은 패배 이후 한번도 패인에 대한 토론이나 원인분석을 하지 않았다. 그것이 1년이 걸리더라도 해야 하고 그 결과가 나오면 국회의원뿐만 아니고 지지자까지 공유를 할 정도로 신경을 썼어야 되는데 그런 과정을 건너뛰어 버렸다. 그러고는 김종인이 교시처럼 이런 저런 말을 던지는데, 실제 지지자는 고사하고 백 몇 명 되는 국회의원들도 과연 김종인이 이야기하는 그 정책에 대해서 공감하고 받아들일지에 대해서 자신을 못하겠다. 

차재원  저는 김종인이라는 사람이 비대위 맡아서 다른 사람하고 무슨 차이가 있을까. 그렇다면 차라리 조기전당대회를 하는 게 맞는 게 아닐까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그래도 일단 우리나라 유일의 비례 5선이다. 지난번 총선에 대한 패배 문제는 내부적으로 특위 같은 게 구성돼서 진단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두 가지 측면에서는 인정되는 부분이 있다. 하나는 일단 방향을 잘 잡고 있다. 소위 기존의 보수라는 틀을 벗어나서 중도 외연확장을 위해서 방향 설정한 부분들, 예를 들면 기본소득이라든지 계속 주장했던 경제민주화의 캐치프레이즈를 약간은 다르게 변형시켜서 시대가 요구하는 쪽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측면이다. 두 번째는 당의 주도세력을, 젊은 친구들을 중심으로 일종의 세대교체를 끌고 가는 것은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주어진 시간이 몇 개월 안 된다. 그래서 본인이 모든 걸 다 하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또 하나 기존의 잘못된 관행들을 과감하게 깰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국회 원구성 문제 같은 경우도 그동안에 잘못됐다고 이야기했던 것들, 이제 우리가 손해 좀 보더라도 먼저 시정하고 가자고 과감하게 깃발을 들고 돌파해 나가는 장면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만흠 진행자  근래에 와서 원희룡이 차기대선 출마까지 이야기하면서 중앙 정치무대에서 본인을 많이 부각시키려고 노력하는데, 의미 있는, 관심을 둘만한 정치인라고 보는가. 
     
김능구  원지사가 존재감을 과시한 건 의미가 있다. 그런데 본인은 개혁의 기수였는데 메시지 자체가 보수근본주의자 비슷한 것은 문제가 있다. 원지사가 최고위원 선거에 불출마선언을 하고 중국도 갔다 오고 칩거 생활도 하다가 2014년도 지방선거 때 제주도로 갔다. 제주도 가서도 항상 중앙정치에 대한 꿈은 가지고 있었다. 저는 제주 도정의 평가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는데, 제주에 상당히 많은 변화도 가져와서 긍정과 부정의 측면이 다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원지사는 보수의 귀중한 자산이고 그래서 미래통합당의 대선주자로 활약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조금 더 비전과 가치, 정책부분들을 제대로 녹여내고 왔으면 좋겠다. 

황장수  저는 보수가 너무 무식하다고 본다. 시대에 대한 이해를 할 줄 아는 보수의 지도층이나 리더들이 거의 없다. 저성장이라는 것은 핵심이고 코로나까지 겹쳐서 포퓰리즘으로 가고, 실업, 양극화의 심화 이렇게 가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면 한국의 보수 이데올로기로 이 시대에 대응해 갈 수 있는가. 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좌파들이 이야기하는 기본소득을 보수가 던져봤자 그걸로 해결이 안된다. 또 우리의 세금이나 이런 것을 보면 기본소득 자체도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보수로서 뭔가 하겠다면, 자기 공부나 철학이 머릿속에 정립이 되어서 대권주자로 가겠다 해야 하는데, 지금 나오는 사람들부터 미통당 언저리에 대권주자라고 거론되는 조금 낫다고 하는 젊은 사람들 보면, 다 과거에 권력에  빌붙어서 주변에서 머리 쓰다듬어 주면 좋다 하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제 와서 내가 차기주자라 한다고 그게 국민에게 먹혀들 수 있겠는가. 스스로가 국민들에게 던질 수 있는 과감한 메시지를 갖추어야 하는데, 메시지 개발능력이나 공부가 안 되어 있으니까 허구한 날 기존의 있는 것 커닝하는 그런 사람들밖에 없다는 거다. 그래서 보수가 썩은 보수들의 사고를 객토할 수 있는 정도의 파천황적인 자기반성이 없으면, 옛날의 내가 누군데 하고 나서는 사람들로는 안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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