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2019년 10월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2019년 10월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풍문이 현실이 되는 세상’

지난 2018년 10월 국정감사장, 조원진 당시 대한애국당 의원은 “안희정 날리고 이재명 날리고 그다음 박원순 까불지 마라, 까불면 날린다. 그다음에 김은 누군가”라고 발언했다. 당시 조원진 의원의 ‘안이박김’ 발언에서 ‘김’이 김경수 경남지사냐, 김부겸 전 의원이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다.

현재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미투 사건으로 수감 중이고, 김경수 경남지사 역시 드루킹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박원순 시장마저 미투에 휘말리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이박김’ 살생부 풍문이 50% 확률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대법원판결에서 사실상 ‘무죄’ 판결을 받아 풍문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정치권에서는 ‘억세게 운이 좋은 사나이’로 향후 대권 가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지라시라 불리는 ‘카더라식 소문’은 정치권에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그게 소문이 아닌 현실이 되면서 음모론이 자랄 토양을 만들고 있다. 네 명의 공통점은 오는 2022년 차기 유력한 범여권 대선주자라는 점이다. 또한 2017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문재인 후보에 맞서 출마를 했거나 출마를 고민해온 인사들이다.

특히 차기대선에서 유력한 대권 후보였던 안 전 지사가 대권가도에서 멀어지자 측근들은 범여권 내 잠재적 대권 경쟁자중 한명을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입증할 방법은 없었다. 이후 김경수 경남지사가 재판에서 구속되자 재차 ‘안이박김’ 살생부가 소환됐다.

이재명 지사마저 항고심에서 유죄를 받으면서 ‘안이박김’ 살생부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작성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급기야 박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사실상 ‘안이박김 살생부’는 풍문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런 음모론의 전형을 보여주는 미국 드라마가 있다. 지정생존자다. 이 드라마는 대통령과 부통령 그리고 정부 내각이 테러나 재난으로 모두 사라졌을 경우를 상정해 내각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지정생존자로 정해 대통령 임무를 대신 수행하게 한다는 전제로 시작된다. 실제로 첫 회에서 백악관이 의문의 폭발로 지정생존자와 몇몇 상하원 의원이 극적으로 생존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각종 음모론이 넘쳐난다. 내용은 ‘허약한 미국’을 재건하기 위한 극우세력이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백악관을 폭발시키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대통령을 내세우기 위한 거대한 음모가 드러나면서 시즌 1은 끝을 맺는다. 최고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 어린아이, FBI 국장, 국회의원을 죽이고 심지어 지정생존자로 대통령이 된 주인공마저 암살을 시도한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최근 박 시장의 죽음이 예사롭게 보이질 않는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여권 내 차기 유력한 대선주자 그룹인 ‘안이박김’ 명단 중 두 명이 대권가도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선은 아직도 2년 가까이 남아 있다. 특히 이재명 지사가 생환하면서 김경수 지사 둘 중의 한명은 날아간다는 ‘김사이생’(김경수 죽고 이재명 산다)가 현실화될지도 관심사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끝이 나야 한다. 실제로 안이박김의 풍문이 75%만 현실화되면 국민 누구라도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를 의심할 공산이 높다. 그리고 그 손가락의 끝은 민주당 최종 대선 후보를 가리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참으로 무서운 풍문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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