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이동 제한 후 ‘보복소비’ 영향 … 명품 쏠림 소비로 백화점 실적 호조 예상
에르메스‧루이비통 등 롯데백 ‘풀라인’ 보유 지점 적은 중소형점 위주
코로나 前 실적 상승하던 베트남‧인니 실적 부진 이어져

롯데백화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 롯데백화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5월 이후 명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주요 백화점 2분기 이후 실적 반등이 전망되는 가운데, 중소형 점포 위주 롯데백화점은 명품 소비 수혜에서 소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코로나 이전 견실한 실적을 냈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백화점 실적도 감소추세다. 롯데 백화점은 투자액을 당초 계획보다 줄이고, 일부 점포를 정리하고 있지만 유통업계 과포화 상황을 해쳐나갈 방안은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명품은 백화점 실적 상승에 견인차다. 주요 상품군인 중저가 패션‧잡화 등 판매를 온라인에 빼앗기면서 명품이 백화점 매출을 방어해왔다. 김명주 미래에셋 연구원은 “명품은 직접 보고 사고 싶은 욕구가 크다. 또 브랜드의 일관적 가격 정책 때문에 온라인 채널 성장에 따른 경쟁력 타격을 방어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잡화와 달리 명품은 백화점을 통해서 구입하려는 수요가 높다. 명품 매출액이 늘수록 백화점 실적도 함께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백화점 내 명품 매출 비중 변화. 백화점 내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잡화에 비해 시간이 흐를 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진=미래에셋대우 제공> 
▲ 백화점 내 명품 매출 비중 변화. 백화점 내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잡화에 비해 시간이 흐를 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진=미래에셋대우 제공> 

업계에서는 명품의 실적견인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명품은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 판매 단가가 높고 접객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명품 소비를 위해 백화점을 방문한 소비자가 일반 상품과 잡화도 구매할 가능성도 있단 의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보복 수요’ 기조와 해외 이동 제한 영향으로 명품 소비는 급증 추세다.

반면, 명품이 매출 규모는 크지만 마진은 낮아 실적 개선에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백화점 해외 명품 브랜드 평균 판매 수수료는 다른 상품군 평균 수수료율 27-28%에 비해 10% 정도 낮다. 명품은 수수료 수익률이 적어 그만큼 영업이익률도 낮단 의미다. 

실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명품 비중이 높은 강남 지점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세계 강남점 명품 매출은 지난 6월 지난 달과 비교해 20% 늘었다. KTB증권 측은 “명품 고성장이 이어지면서 백화점의 역 성장폭이 축소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신영증권도 현대백화점의 회복세를 진단하면서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주요 거점 점포가 고급소비 확산의 수혜를 받으며 실적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라고 봤다. 또 현대백화점의 경우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김포, 송도, 대전 아울렛의 실적이 호조세다.

지난 7월 백화점 내 동행세일 풍경. <사진=연합뉴스> 
▲ 지난 7월 백화점 내 동행세일 풍경. <사진=연합뉴스> 

 

반면 롯데백화점은 상황이 다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7월 동행세일을 거치며 명품 판매가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진 불투명하다. 명품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 점포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서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총 5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 12개 현대백화점 15개에 비해 매장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다만 점포당 규모가 경쟁사에 비해 작다. 소규모 다점포 전략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풀라인’ 업장 수도 적은 편이다.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주요 명품브랜드를 모두 입점하면 ‘풀라인’ 업장이라 부른다. 이들 브랜드가 백화점 명품 매출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애비뉴엘 점포만 전체 백화점 중 풀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명동‧강남‧대구‧센텀시티 총 4곳이 풀라인 업장이다. 

롯데백화점의 해외점포 수익성도 하락세다. 해외점포는 코로나로 인한 매출 타격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1분기까지 준수한 실적을 내왔다. 1분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매출 증가에 따라 롯데백화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0.7%, 7.2% 증가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중국 2개, 인도네시아 1개, 베트남 2개, 및 위수탁 운영점포로 전환된 러시아 모스크바점을 포 함해 총 6개의 해외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한계를 극복하려고 백화점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고 있지만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까지 해외 백화점 실적이 좋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잘 되는 곳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신세계‧현대백화점은 현재 해외 점포가 없다. 관계자에 따르면 두 백화점 모두 현재로선 해외 출점 계획이 없다.

롯데백화점 실적 감소는 롯데 쇼핑 전체에 여파를 미쳤다. 롯데쇼핑 내 롯데백화점 실적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백화점 부문 매출비중은 2020년 1분기 연결 기분 14.9%, 영업이익 비중은 54.6%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전체적으로 ‘롯데쇼핑’ 내 백화점 부문에 대한 이익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영업이익 상당부분이 백화점 사업부에서 창출된다”며 “소비 심리 둔화에 따라 백화점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면 롯데쇼핑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 우려가 높아지자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을 포함한 롯데쇼핑 계열사 일부 매장을 정리하는 등 하반기 구조조정 방침을 내놓고 있다. 애초에 계획했던 투자액도 줄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분기 보고서에서 “백화점 사업부문에 5287억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9년 사업보고서 제출 당시 2020년 투자 계획이 백화점 사업 부문 6557억원임을 감안하면 투자 계획을 줄인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투자액의 경우 매해 유동적으로 변동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확산이 완화돼 소비가 회복되면 유지시키온 투자를 기반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성취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해외 소비가 회복되면 해외 점포 실적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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