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협상 미 측 수석대표 ‘도나 웰턴’으로 교체
한국 측 13% VS 미국 13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
주독미군 감축 발표...주한미군 감축 협상카드 나오나
조태용, 신임 수석대표 ‘강하고 고압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

3일 새로 임명된 '도나 웰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측 수석대표 <사진=연합뉴스>
▲ 3일 새로 임명된 '도나 웰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측 수석대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영훈 기자] 미 국무부는 3일(현지시각) 도나 웰턴 주아프가니스탄 차석대사가 최근 북극권 조정관으로 옮긴 제임스 드하트 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수석대표의 후임으로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신임 도나 웰턴 수석대표는 25년 경력의 외교관으로 미 국무부 최근 주핀란드 대사관 차석대사로 3년 근무했고, 19년 8월부터 주아프가니스탄 차석 대사로 근무했다. 외교관 경력 중에 일본 대사관 정무공사로 약 2년간 근무한 적이 있으며 일본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의는 차질 없이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면서, “미국 측 신임 대표가 임명됐고 부임을 하면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전임 제임스 드하트 전 수석대표는 그동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 미국 측 수석대표로 나서면서 한국 측을 강하게 압박했던 인물이다. 드하트 전 수석대표는 작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한국 측 수석 대표인 정은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사 등과 7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제임스 드하트 전 수석대표가 주도한 한미방위비 7차 협상 이후 한미 실무선에서 13% 인상안에 잠정적 합의에 도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안을 거절하면서 현재 미국은 50%에 이르는 13억 달러(한화 약 1조 5천억 원)인상안을 요구하고, 한국은 13%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이 교착된 상황이다.

이렇게 교착된 상태인 한미 방위비 협상 타결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방위비 협상 미 측 수석대표를 ‘도나 웰턴’으로 교체했다. 이를 두고 협상 분위기 전환을 위한 목적이라는 의견과 앞으로 진행될 미·일 방위비 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측 신임 수석대표, 주한미군 감축 문제 카드 활용 여부

한편 NATO와의 방위비 협상 문제로 주독 미군 감축이 결정된 것을 두고 신임 ‘도나 웰턴’ 수석대표가 협상의 카드로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군 유럽 사령부는 대략 1만 1천900명의 주독 미군을 재배치할 것이다. 이 가운데 5,600명은 다른 나토 국가에 배치되고 나머지 6,400명은 미국으로 돌아오되 이들 중 다수는 유럽으로 순환 배치될 것이다”라고 주독 미군 감축을 전격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주독 미군의 감축 결정은 독일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비롯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들에 방위비 증액과 역할 분담을 계속 촉구해 왔는데 특히 유럽 내 경제력 1위인 독일의 방위비 분담 금액에 대해 지속해서 불만을 제기했다. 그런 가운데 전격 주독 미군 감축이 결정되면서 한국과 일본도 대미 협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변수가 생겼다.

한국도 독일의 경우처럼 주한미군 감축문제가 방위비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주한미군 감축문제를 협상 테이블로 가지고 온다면 한미 방위비 협상을 타결시키는데 큰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방위비 협상 미 측 수석대표 교체 건을 두고, 외교부 제1차관을 지낸 외교통일위원회 조태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폴리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에 새롭게 임명된 수석대표는 내년에 NATO와 일본에 대한 방위비 협상을 맡을 사람”이고, “전임 드하트 대표는 협상하면서 싸우다 보면 정이 들고 개인적인 신뢰감이 있을 텐데, 신임 대표에게는 그런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신임 대표는 고압적이고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렇게 대비하는 것이 맞는다”며, “내년도 협상까지 맡아서 할 책임이 있고, 자기 일을 할 것 이므로 우리 측 협상대표와 개인적인 연이 없기에 냉정하게 나올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덧붙여서 “과거 대표(제임스 드하트 전 수석대표)보다 강하고 고압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새로운 협상에 대비할 것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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