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특집 베스트단체장 인터뷰] 이항진 여주시장① “전국 50만 미만 자치단체 중 1위, ‘시민 모두 가족’으로 생각한 성과”

2020.08.16 14:44:21

여주시 ‘최연소, 민주당 출신 최초 민선시장’ 당선
경기도 최초 농민기본수당 지급… 농민기본소득 개념 도입할 예정
증세가 있는 복지정책, 이것만이 유일한 살 길

 

이항진 여주시장은 지난 8월 11일 여주시청 시장실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20주년 특집 베스트단체장 인터뷰에서 전국지방자치단체 50만 미만 시 부문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시민 모두를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서비스행정을 적극 추진한 것”이라며 “시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교육들이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받게 되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추진한 평생교육 정책이 제 힘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여주시 최연소, 민주당 출신 최초 민선시장 당선 이후 시정 활동의 어려움에 대해 이 시장은 “정치를 하면서 힘들지 않기를 바라나. 힘들지 않기를 바라는 정치라면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며 “보수적인 분들이 있을 수도 있고 조금 더 진보적인 의견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것 자체도 우리 사회를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역동적인 모습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주의 재난기본정책에 관해 “여주시가 경기도 최초로 농민기본수당을 지급했다. 지금 경기도에서 논의하는 농민기본소득 개념으로 신속하게 옮겨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난기본소득 대상을 한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해 봐야할 문제’라며 “매년 변동되는 부분을 반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그것이 공익적 행정에 대한 저항이거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재원은 세제를 통해 확보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포퓰리즘의 근본적인 고리가 되고, 결국에는 기업 활동뿐 아니라 국가경쟁력도 굉장히 낙후시킨다”며 “증세가 있는 복지정책, 이것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1965년생으로, 2004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을 지냈으며, 2012년 환경운동연합 4대강 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 상황실장을 지낸 환경운동가다. 2014년 여주 시의회의원, 2017년 더불어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에 입문했다. 2018년 민선7기 여주 시장에 선출된 초선 시장이다.
 

다음은 이항진 여주시장의 관련 인터뷰 전문이다.

-최근 전국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신 것 축하드린다. 50만 미만 시 부문에서 18년 39위, 19년 19위, 그리고 올해 총점 92.99점으로 종합 1위를 차지하셨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여주시가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평생학습교육 분야의 남다른 활동과 높은 역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해 7월 1일 조직개편을 통해 평생교육팀, 혁신교육팀, 교육시설팀, 여주도서관팀, 세종도서관팀으로 세분화하고 평생교육과를 통해 각 팀별 다양한 방향의 교육업무를 추진했다. 이러한 조직 기반과 ‘시민 모두를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서비스행정을 적극 추진하여 시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교육들이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받게 되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추진한 평생교육 정책이 제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상대를 불과 309표 차로 따돌리고 여주시 최연소, 민주당 출신 최초 민선시장에 당선되셨다. 여주는 경기도의 TK라고 불릴 정도로 보수 성향이 높은 도시이다. 공무원 사회나 시의회, 지역주민들과의 관계에서 힘든 부분은 없었나? 만약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

정치는 세상만사의 모든 것이 모이는 곳이다. 어찌 정치를 하면서 힘들지 않기를 바라나. 힘들지 않기를 바라는 정치라면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 보수적인 분들이 있을 수도 있고, 조금 더 진보적인 의견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것 자체도 우리 사회를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역동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터뷰 첫 머리에서 전국지방자치단체평가 50만 미만 도시에서 여주가 1등 했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정치가 나쁘고 잘못되었는데 세상이 행복한 사람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정치가 아무리 잘 되더라도 개중에 어렵고 힘드신 분도 있다. 따라서 좋은 정치를 하게 되면 시민들께서 알아보시고 함께 해 주시지 않을까 싶다. 저는 오직 관심사가 시민을 위한 정치가 무엇일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이지 기득권 보수층이 어떻다, 보수적인 세력이니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저의 관심사가 아니다.

-환경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는데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나.

아주 간단하다. 우리가 돈이 제일이라고 경제 따지는데 돈에 대한 이야기는 먹고 사는 문제다. 환경에 대한 문제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죽고 사는 문제다. 무엇이 더 중요할까? 죽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지 않겠나. 지금까지 제가 죽고 사는 문제에 매달렸기 때문에 먹고 사는 문제는 좀 더 쉽게 풀 수 있지 않을까. 정치 문제도 죽고 사는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대로 했는데 그 뜻을 하늘의 뜻처럼 시민들이 함께 해 주셔서 시장의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개헌을 지방자치 개헌이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강조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의 관계에서 지방자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대로 놔두면 문제를 일으키는 곳’이라는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여전히 어렵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떤가.

비유적으로 하나 말씀드리겠다. 평균 논리로 보면 1년 365일 동안 해 뜬 날이 비온 날보다 많다. 중앙정부는 이런 판단을 하는 것이다. 해 뜬 날이 많으니 앞으로 장화도 신지 말고 우산도 필요 없고 제방공사도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는 비가 와서 제방 수리도 해야 되고 우산도 써야 되고 물꼬도 터줘야 되는 일이 있다. 이걸 안 하게 되면 큰 문제가 터진다. 이건 지방정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조금 더 다른 비유로 말씀드리면, 한 번도 음식을 먹어보지 않고 음식의 조리 방법이나 레시피를 만들어서 이렇게 만들면 맛있다고 제시하는 사람들이 중앙정부의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제가 그분들께 이야기할 것은 “내려오시오. 한 판 붙어봅시다. 누가 더 잘 하나. 위에서 떠들지 말고 여기 와 보시면 당신들도 이제는 지방분권이 왜 필요한지 아실 것이오. 음식 안 먹어봐서 그랬으니 여기 오면 따뜻한 밥 한 끼 당신들에게 대접하면 당신들 마음도 녹을 것이오. 그 위에서 인스턴트만 먹지 마시오. 그래서 건강이 나빠져 한 일이니 나는 그런 정도는 이해하오. 걱정 말고 몸도 마음도 고치시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소득이라는 아젠다를 던지며 이를 실행에 옮겼고, 중앙정부도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면서 국회에서 포럼이 형성될 정도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부분은 어떻게 보는가.

 

이제는 부가 돈을 나눠줄 정도가 됐다. 사회적 생산의 크기가 커졌다는게 전제다. 또 하나는 생산 자체가 로봇이 생산하고 고(高)집적으로 생산한다. 옛날에는 100명이 일하던 걸 이제는 1명도 일하는 걸로 됐다. 1000명이 일하는 걸 2~3명이 일해도 될 정도로 세상은 바뀌었다. 그러면 엄청나게 많은 생산품들은 누가 소비하냐. 결국 일반 시민들이 소비해야 된다. 즉, 경제동력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바로 소비할 수 있는 재원이 돌아가야 된다는 거다.

근본적으로는 이런 부의 불평등은 기업 활동은 활동대로 잘하게 하고 회수는 회수대로 해서 적절하게 시민들이 살 수 있는 기본적 삶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것으로서 기본소득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길이 되고 있다.

비단 서구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때문에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돈을 찍어내서 일반 시민들에게 뿌려주는 그런 걸 보더라도 이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구적 현상이고, 지구적 현상에서 결국 누가 이걸 먼저 개념화하고 먼저 나가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사회적인 선진국을 계속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여주시가 경기도 최초로 농민기본수당을 지급했는데, 또 경기도에서 지금 논의하는 농민기본소득 개념으로 신속하게 옮겨갈 계획이다. 조금 더 말씀드리면 도시와 농촌이라고 할 때 농촌이라는 개념은 도시에 의한 수탈 개념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지 원래 있었던 개념이 아니다. 도시에는 자본과 정치, 군사, 법과 경찰이 모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농업노동자뿐만 아니라 산업노동자를 공급하는 개념으로서 농촌 개념을 수립하게 됐고, 농촌이라고 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끊임없이 수탈 체계다.

따라서 농민기본소득이고, 도시 내로 들어가게 되면 고용과 피고용의 상태에서 청년, 실업자, 일반 어려운 노년층이나 아기를 기르고 있는 어머님들 쪽의 기본수당 개념에 재원이 투자 돼야 되는 건 분명해 보인다.

-대상을 한정한 상태로 출발해야 된다는 말인가.

그것은 좀 더 연구해 봐야할 문제다. 현재 여주시는 농민기본소득을 전체 시민에게 드리고 있다. 대상을 한정하게 될 경우 문제는 이렇다. 한 가구당 300만원 미만은 기본소득을 주고, 300만원 이상은 안 준다고 해 보자. 그러면 299만원은 주고 딱 300만원은 주지 않으면 너무 애매하다.

그래서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주고 소득에 따른 세금은 또 다시 빼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기본소득을 차등으로 주게 되면 이걸 골라내는 작업에 어마어마한 인력이 투입 되고, 매년 변동되는 부분을 반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그것이 공익적 행정에 대한 저항이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소득 개념은 모두에게, 세제를 통한 재원을 확보하는 방법은 또 다시 그렇게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기본소득은 아직 유럽에서도 실행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시범실행을 했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중지됐다. 그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현재 우리의 기본소득 개념은 유럽의 기본소득 개념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우리는 생존, 즉 ‘진짜 이걸 안 주면 죽겠구나’하는 개념이지만 유럽은 이와 달리 높은 수준의 기본 소득 개념을 이야기 한다.

예시로 들 수 있는 것이 각 종 OECD 수치이다. 한국은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다. 우리가 얼마나 비극적이냐면 청소년 자살률 1위, 과로사, 저출산율 1위 이런 수치들이 산재해 있다. 그리고 산업재해, 저는 산업살인이라고 보는데, 아주 오랫동안 1위 근저에 위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부의 불평등, 사회적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러한 문제를 신속하게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 개념이 빨리 도입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세금을 걷기 위해서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기본소득 부분에서도 항상 복지와 함께 증세 문제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조세부담률이 OECD 평균에 비하면 낮다. 그런데 증세 문제에 대해 현 정부 어느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는다.

증세 없는 보편적 복지는 없다.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선진국들은 굉장히 높은 세금을 걷는다. 그래도 그 국가의 국민들은 아주 행복해 한다. 그 이유는 ‘더 이상 집을 살 필요가 없다. 차는 고급차 탈 필요 없다. 돈을 일 년 내내 모아서 휴가 갔다 오고 다시 일하면 되는 거고, 말년에는 국가가 나를 살려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초적인 안정감 때문에 그렇다.

이 문제가 조세저항이 있었던 이유를 따져보면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정책상 신뢰를 주지 못했다. 정치권에서 비자금 사건 문제로 신뢰를 주지 못한 것이다. 더불어 정부가 대기업에게 조 단위로 조세를 탕감해 주면서 실제 어려운 분들을 위해 지원한 정책이 별로 없다. 여기에서 증세는 결국 서민들에게 더 고통만 가중시킨다고 하는 잘못된 이데올로기가 들어가게 됐다.

사실 증세 없는 복지는 포퓰리즘의 근본적인 고리가 되고, 결국에는 기업 활동뿐 아니라, 국가경쟁력도 굉장히 낙후시키는 그런 문제가 있어서 저는 증세가 있는 복지정책 이것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본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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