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원 “민주당 전대 흥행 부진 민심과의 괴리’”
홍형식 “‘친문의 장’ 결정하는 전대…국민 ‘관심 밖’”
김능구 “이낙연 당대표 되면 ‘동반자 입장’ 벗어나 ‘1인자 정치’ 할 것”
황장수 “퇴임 이후 걱정 청와대…李 ‘개헌 통로 역할’ 할 것으로 판단”

지난 21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상황과 차기 지도부의 역할 및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좌담회가 열렸다. <사진=이은재 기자>
▲ 지난 21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상황과 차기 지도부의 역할 및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좌담회가 열렸다.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오수진 기자] 지난 21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유례없는 기록적인 폭우와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흥행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상황과 차기 지도부의 역할 및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좌담회를 가졌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열린 좌담회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과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본지 대표가 참여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 부진 요인으로 차재원 교수는 ‘민심과의 괴리’를 꼽았다. 차 교수는 “민주당 전대 룰 자체가 철저하게 ‘당심’에 (90%)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당원 5%인데, 국민여론조사는 10%”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최소한 7대 3은 됐는데, 이번 전당대회는 (국민여론조사가) 10%밖에 반영 안 돼서 국민들에게 의견 전달이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며 “후보들이 당심에 초점을 맞추는 이야기를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낙연 후보와 나머지 두 후보(김부겸·박주민)의 격차가 너무 커 역동성이 없다”며 “변화의 조짐이 있어야 재미도 있는데, 누가 봐도 이 후보가 될 것이다 보니 오히려 당 대표가 된 이후의 이야기가 벌써 나오는 것”이라고 전대 흥행 부진 요인을 짚었다. 

홍형식 소장도 “참여정부때 만해도 국민이 참여해서 당 대표 결정을 했는데, 지금은 ‘당원 중심제’로 바뀌다 보니 국민 정서를 반영 못하고 현실 적합성 없는 구조적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5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출마할 때 ‘친문의 장’을 결정하는 구조가 되면서 (전당대회는) 국민 ‘관심 밖’이 됐다”며 “최근 몇몇 당대표나 최고위원 후보들이 국민 여론 수렴보다는 90%의 당원들을 타깃으로 한 발언들을 쏟아내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전대 이후 차기 지도부를 구성해도 ‘민심과의 괴리’를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기자·총리 출신’이라는 이 후보 캐릭터에서 기대되는 점도 분명 있다고 했다. 홍 소장은 “당의 구조적인 문제와 현 민주당 의원들의 현실 인식 문제를 보면 쉽지 않지만,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는 전제로) 기자 출신이었던 이 후보는 문화적 감수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는 총리 시절부터 대구·경북에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야당과 논쟁에서도 강단도 있다고 본다”며 “위로부터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만, 180여명이나 되는 ‘원 팀’ 민주당의 의사결정 구조나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능구 대표는 대통령 단임제에서 발생하는 ‘레임덕 문제’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직선제 이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경우를 보면 거의 비슷한 공식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의 레임덕은 4년 차에 전부 불가피하게 발생했다”면서 그 이유를 “여당 내 차기 대선주자들이 파워가 세고 국민적 기대가 모였을 때는 정권 재창출이 이뤄졌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여지없이 정권 교체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4년 차 레임덕은 구조적인 문제로 반등됐다 하더라도 전처럼 지지율 50%를 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런 면에서 새 지도부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의 당 대표 당선은 기정사실이지만, 31일까지 자가격리이고 온라인 전당대회로 전환되면서 처음으로 겪는 기묘한 전당대회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후보의 ‘1인자 정치’ 발언에 대해서도 짚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 최장기 총리로서 국정을 동반 책임졌기 때문에 ‘동반자 입장’에서 정부에 여러 비판을 할 수가 없었지만, 당 대표가 되면 당에서 ‘1인자 정치’를 통해 당정청 관계를 풀어나가겠다는 취지로 본다”고 해석했다. 

차재원 교수는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순간 ‘독이 든 성배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차 교수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코로나19와 8·15 광화문 집회 때문에 조금 반등했지만, 궁극적으로는 계속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이 지지율을 어떻게 가면 반등시킬 것이냐 하는 점”이라고 했다. 

차 교수는 “민주당이 바뀌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지지율인데, 통합당과 재역전 하며 차이가 벌어진다면 차기 당 대표가 되는 이 후보의 정치생명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청 지지율 일체감이 극화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차별화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후보의 기반은 친문 지지자가 한 축이고 호남이라는 지역이 또 다른 축인데, 한 축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 심각 상황에서 경제 위기를 어떻게 반등시키느냐 하는 점과 부동산 입법을 강하게 추진했는데 연말에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집권 여당 대표로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 지사와의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성남시 부채 모라토리움 선언, 재난 기본소득 현실화, 공공임대주택 등을 이 지사만의 정치적 순발력과 기획력으로 추진했다”면서 “어떻게 이 지사를 따라갈 것이냐를 봤을 때 이 후보가 본격적인 ‘정치적 실험대’에 올라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대 기간 중 이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 간 대선 지지도 변화를 두고 황장수 소장은 “전대 진행 중에 이 후보 대선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이 지사가 역전하는 수치들이 나오면서, 전대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오히려 ‘친문’이 이 지사에 대해 향후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굉장한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국면에서 이 지사가 지방자치단체를 맡고 있기에 지지도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여권은 대선 경선에서 누가 되느냐보다 이재명을 경선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 고민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 소장은 청와대가 이 후보에게 ‘개헌 통로’ 역할을 기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 소장은 “청와대는 퇴임 이후가 걱정될 수 있기에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여야 개헌 통로 역할을 하길 바랄 것 같다”며 “청와대가 나서서 직접 하는 것보다 이 후보를 통해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제일 유리하다고 볼 것 같다. 여당 대표가 개헌용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선이 여야 담합으로 링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헌 문제는 우리나라에 적합한 제도가 모두 정리돼있는 만큼 ‘결단의 문제’라고 봤다. 김 대표는 “여야 합의만 되면 바로 이뤄질 수 있는 구조”라며 “개헌은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대안을 제시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황 소장이 주장한 ‘이낙연 개헌 카드’에는 “이 후보가 ‘2인자’였던 총리 시절에는 직분에 충실했지만, 당 대표가 된다면 이 후보가 시대 흐름과 시대정신에 맞는 국가발전 전략과 정책, 메시지를 잘 준비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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