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공세에 집중한 국민의힘...아들에 이어 딸까지 의혹제기
민주당 과도한 방어도 구설수...野 ‘서 일병 구하기 여당 특공대’ 비판
민주당 중진 “검찰개혁 막으려는 보수 세력...기득권 지키려는 움직임”
추 장관 아들 논란으로 文 대통령 지지율 소폭하락
박상병 “추미애, 서울시장이 목표...후보로서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것”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이 끝났다. 하지만 이번 대정부질문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군복무 의혹 제기로 시작해 끝날 때까지 추미애 의원 아들에 대한 공방만 불거지며 추미애 대정부질문이 됐다는 평가다. 계속된 추 장관 때리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소폭 하락시켜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당의 출구전략이 주목되고 있다.

추미애로 집중된 야당의 공세

이번 대정부질문은 4일간 정치, 외교·통일·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로 나뉘어 진행됐지만 모든 분야에서 추 장관 의혹 관련 질의가 이어지면서 국무의원들의 볼멘 소리가 나왔다.

추 장관 본인은 물론 정세균 국무총리 마저도 “제발 이제는 국정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야권에게 호소했을정도로 야당은 추미애 때리기에만 골몰했다.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야당 의원 대부분은 추 장관에게 아들에 대한 질문만 쏟아 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부 민원실 전화’ 의혹을 제기했고 추 장관은 “면담자가 아들의 말을 그렇게 확인했다고 돼 있다. 아마도 전화가 갔다면 '부모님께서 하셨을 것'이라는 흐름으로 저는 읽혔다. 저는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보좌진이 부대에 전화했다는 의혹제기에도 “제가 보좌진에 시킨 적이 없다. 아픈 상황에서 아들이 혼자 진단서를 끊고 그 증명을 다 한 것이다”며 “그 후에 추가로 병가는 안 된다고 했기에 개인이 쓸 수 있는 휴가는 된다고 해서 휴가 처리한 뒤에 아픈 채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보좌관과 통화도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추 장관은 “오해살까 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에 맡겨 놓자”며 “제가 수사방식까지 뭐라할 수 없다”고 야당의 거듭된 의혹제기에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이튿날 벌어진 대정부질문에는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타겟이 되어 곤욕을 치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부대 밖에서 전화로 군 병가 연장이 가능하느냐’라는 질문에 “면담 일지에 기록돼 있고, 국방부에서 사실대로 발표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질의자로 나선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서 씨의 휴가를 발급한 지휘관 명령서가 없다. 추 장관 아들의 미복귀를 덮기 위한 사건이다’고 주장하자, 정 장관은 “행정상 오류가 있었지만 면담 내용과 부대 일지는 있다”며 “그 과정에 어떤 힘이 작용했는지 여부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제가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군장성 출신인 신원식 의원은 ‘추 장관 아들 서 모씨가 집에서 쉬는 건 병가 대상이 아니어서 요양심의를 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국방부가 이를 비틀어 국민을 속였다. 병가를 10일 이상 준 것이 규정 위반임을 인정하느냐’라는 공세를 펼쳤고, 정 장관은 “병가 승인 부분은 그 당시 지휘관의 판단으로 지금 그 부분이 맞다 안 맞다 얘기할 수 없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잘 밝혀질 것이다. 저는 절대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고, 부당한 지시를 하지도 않았다”며 “국방부에서 적용하는 규정이나 훈령은 어떤 특정 병사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에 대한 공세는 셋째날 정세균 국무총리에게도 제기됐다. 정 총리는 야당의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저와 함께 일하는 국무위원의 자녀 문제 때문에 국정에 방해받고 있다”며 “업무수행에 차질이 있어서 그 점에 대해 국민께 민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 없이 그냥 일에 충실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일이 생긴 부분에 대해 내각을 총괄하는 입장에 있으니 사적인 일이지만, 거기에 대해 저의 소회를 말한 것이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야당은 아들에 이어 추 장관 딸의 프랑스 유학 당시 비자 발급 문제도 언급하며 의혹을 제기했는데,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을 향해 ‘외교부 직원이 도와줬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추 장관은 “본인 아니면 갈 수 없다”며 “비자 발급 시기를 놓쳐 기숙사에도 못 들어가고 수강신청도 못해 나중에 유학에 실패해서 돌아왔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아들에 이어 딸까지 번진 공세에 ‘무한인내하고 있다’고 밝힌 추 장관은 결국 마지막 날 분노하며 국민의당을 정면으로 비판 했다.

추 장관은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혐의의 구체적 근거와 단서가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쟁과 정치공세를 노려 몇 달을 끌고 온 것이다”며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국민은 잘 알고 계실 것이다”고 강하게 발언해 야당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대정부질문 내내 추 장관에 대한 의혹제기는 계속됐고 여야는 서로 고성을 주고 받으며 험악한 분위기속에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는 볼썽 사나운 장면이 사흘내내 연출됐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의 과도한 방어도 구설수에

대정부질문 내내 추 장관 아들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여당 의원들의 방어수위도 올라갔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의 제보자 깍아내리기, 안중근 의사 비유, 김치찌개 발언등은 과도하다는 대중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우선 황희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의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현 모씨의 실명을 언급하며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먹었다.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혀 과도했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고, 정청래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식당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 빨리 좀 주세요. 이러면 이게 청탁인가, 민원인가”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추미애 장관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 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했다가 비판이 일자 해당 내용을 수정하는 해프닝을 벌였고, 김종민 의원은 “'가짜 뉴스'로 국민 마음을 심란하게 하지 말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가 야권의 비판을 샀다.

이에 조수진 국민의당 의원은 여당의원 8명을 지목하며 ‘서 일병 구하기 여당 특공대 8명’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며 이들의 군복무 기간이 24개월 밖에 안된다는 공세를 펴기까지 했다.

이에 18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을 언급하며 “이번 나흘간의 대정부 질문은 추미애 아들 관련 의혹 공방으로 시작했고 끝이났다”며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가리되, 과잉 대응은 자제하는 게 좋다”고 당 의원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제기, 부풀리기는 더 이상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에 분명해졌다”며 자제를 당부 했다.

추미애 논란...文 지지율 소폭하락

추 장관 아들 논란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16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는 9월 3주차(14~15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40%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부정평가가 4주 만에 50%선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의뢰로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48.6%) 대비 6.9%p 하락한 41.7%였고 부정평가는 전주(47.2%)에서 5.2%p 상승한 52.4%를 기록했다.

지난주 문 대통령 지지율이 부정평가에 비해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조사됐지만 1주 만에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에 비해 10.7%p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높았다.

이 같은 하락은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휴가 논란과 함께 2차 재난지원금 선별지원, 당정의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 지원하기로 한 결정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15일 전국 거주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6.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민주당 중진 “여당 도덕성에 상처내 지지율 끌어 내리고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것”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대정부질문에서 왜 이렇게까지 추 장관에게만 집중했는가’라는 질문에 “답은 뻔하다. 민주당의 도덕성에 상처를 내서 지지율을 끌어 내리고 반사이익을 얻어 보겠다는 것이다”며 “검찰 개혁을 막으려는 보수 세력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추 장관이 차기 대권주자 가능성이 있기에 미리 차단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까지 보고 하는 것일지는 모르겠다. 추 장관이 대권후보로 나설지는 미지수다”며 “다만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싹을 차단하려는, 미리 포석을 놓는 차원에서는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또 한번의 조국 사태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을까'라는 질문에는 “조국 사태와는 결이 좀 다르다”며 “하지만 그것이 당장의 직접적인 목표는 아니고 부수적인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검찰이 추 장관이 고발 된 지 6개월이나 지나서야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에 의혹이 일고 있다’는 질문에 “최근 검찰발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조국 장관때처럼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하고 그런 것보다 심한 양상은 아닌 것 같다”며 “이번 건은 오히려 야당이 의혹을 제기하고 그런게 컸다. 그런데 수사가 왜 이토록 늦어진 것 인지는 의혹을 제기할 만 하다”라며 “야당의 주장은 추 장관이 청탁을 해서 아들의 편의를 봐줄려고 했다는 식인데 이건 실체가 없는 사건이다. 설령 추 장관이 직접 전화했다라도 야당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만 한다. 만약 아들이 진짜 탈영이라도 했다면 모르지만 그게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청탁도 아닌게 드러났다. 이걸 이토록 이렇게 길게 끌고 갈 사안인지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로 보면 아들이 진단서도 냈고 병원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사건의 실체는 다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며 “이젠 여진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니 지금은 의혹이 딸로 옮겨가고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오버해서 감싼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이번 건에 민주당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이낙연 대표가 의지를 밝혔기에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다”

박상병 “지지세력을 끌어모으기 위해 여권의 약한 부분을 공격...추미애 타겟”

“文정부 비판하는 핵심세력으로 국민의힘 존재감 보여주려는 것"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정부질문 총평을 두고 “우리 정치 지형이 여야가 서로를 때리면 양쪽 지지층이 결집한다. 안 때리면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기에 지도부가 책임져야한다"며 "강한 야당,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핵심세력으로 국민의힘이 존재 한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지지세력을 끌어모으기 위해 여권의 약한 부분을 공격하는데 추미애가 이번에 타겟으로 잡혔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장관처럼 차기 대권주자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조국 전 장관처럼 만들려는 의도는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조 전 장관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며 “그때는 의혹이 너무 많았다. 웅동학원과 동생에 관련된 의혹, 아내의 사모펀드, 자녀 문제등등 뭐가 많았지만 이번 추미애 장관은 아들 문제 하나였다. 조국 사태와 비할 바는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최대한 추 장관을 때리자고 결집했다. 하지만 차기 대권주자 가능성 차단은 아닌거 같다. 현재 추 장관을 대권주자로 보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제가 볼 때 추 장관은 내년 서울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본다. 당장 선거가 가까워오니 선거 후보로서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번 건으로 타격이 좀 컸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번 건으로 야당이 재미를 봤을지 모르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여권도 더 똘똘 뭉친다”며 “민주당에게 있어서도 이번 건으로 당이 결집됐기에 추 장관이 무죄로 나오면 차기 선거에서의 지지율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기획한 검찰발 사건이 아니냐’라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는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고는 있지만 그저 일각의 추측 중 하나라고 본다”며 “검찰이 고발 된지 6개월이 지나 수사를 하고 최근 검찰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근거로 내세우기엔 좀 부족하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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