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순간은 지금 이 순간, 코로나 아니더라도 대통령 처지에서 매 순간이 어렵다”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언론이 맞은 신뢰의 위기와 관련해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정파성에 큰 원인이 있다. 어떤 언론은 정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일부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기자회협회보>는 지난 22일 지령 2000호 발행 기념 <서면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국제적 평가에 따르면 올해 2020년에도 한국인들의 뉴스 신뢰도는 21%로 조사대상 40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언론이 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지에 대한 언론 스스로의 성찰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어 “정파적인 관점이 앞서면서 진실이 뒷전이 되기도 한다. 특종 경쟁에 매몰되어 충분한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받아쓰기 보도 행태도 언론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있다”며 “언론 스스로가 ‘오로지 진실’의 자세를 가질 때 언론은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나아가 “과거 언론의 자유가 억압될 때 행간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알리려고 했던 노력이 언론을 신뢰받게 했다. 비판의 자유가 만개한 시대에 거꾸로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언론이 스스로의 사명을 잊지 않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신뢰의 위기’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친 언론인으로 이영희 선생을 꼽으며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와 ‘우상과 이성’ 같은 책과 글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고, 지식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웠다”며 “선생은 정치권력에 맞서며 진실만을 쫓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한 언론인의 표상”이라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이어 “선생의 글에서 오로지 진실을 추구하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근거를 제시하는 지식인의 추상같은 자세를 만날 수 있었다. ‘오로지 진실’은 이 시대에도 변함없는 언론의 사명일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정보를 다루는 언론보도에 대해 “올해 처음 코로나19가 확산되었을 당시에는 가짜뉴스가 그야말로 범람했다”며 “일부 언론이 코로나19와 관련해 부정확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보도하거나, 과장되거나 자극적인 표현들을 사용하는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한국기자협회 등의 ‘감염병 보도준칙’을 제정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을 위해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언론은 ‘제2의 방역 당국’”이라며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국민들이 지치면서 다시 거짓 정보들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는 언론의 지속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4개월 동안 대통령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기뻤던 순간을 꼽으라는 질문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지금 이 순간”이라며 “실제로 지금 코로나 상황 때문에 가장 힘들지만,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대통령의 처지에서는 매 순간이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기뻤던 순간에 대해선 “취임 이후 2017년 하반기까지 높아졌던 전쟁의 위기를 해소하고 대화국면으로 전환시켜낸 것”이라며 “지금 남북과 북미대화가 중단되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평화는 단지 무력충돌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며 협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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