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이재명, 국감 당일 “내년부터 자치사무에 대한 국감 거부 심각하게 고민”

2020.10.19 14:15:53

“국회가 권한도 없이 자치사무 감사자료 요구”
요구자료 75%가 자치사무 관련...공무원노조도 항의
행안위서 野 의원들 질타 쏟아져...“경기도 고발해야”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당일인 19일 “내년부터는 너무 힘들어하는 우리 공무원들 보호도 할 겸,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회가 권한도 없이 독립된 자치지방정부의 자치사무, 심지어 소속 시군구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까지 감사자료로 요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를 시행하고 있고, 헌법에 의거하여 선거로 구성되는 지방정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한다”면서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권한이 없다. 법에도 감사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가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에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며칠째 경기도 공무원들은 물론 시군 공무원들까지 요구자료 수천건을 준비하느라 잠도 못자고 있다”면서 “질의사항도 일찍 주는 경우가 거의 없고 전날 밤에야 주시거나 심지어 안 주시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답변정리나 예상질의 답변서 만드느라 밤새는 것이 일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공무원이 순직할 만큼 돼지열병으로 지금도 고생하고, 코로나19 대응으로 파김치가 되어버린 우리 공무원들이 오늘내일 밤 무슨 일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수십년간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가 반복돼 왔지만 내년부터는 국감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썼다.

더불어 “헌법재판소는 국정감사기관인 국회의 ‘자치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한 법적근거 없는 ‘국정감사’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다”면서 해당 문제에 대한 헌재 제수 의향도 시사했다. 

경기도는 올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2곳으로부터 국정감사를 받는다. 국토위가 경기도 국감을 진행하는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행안위와 국토위는 지난 18일 기준 1920건의 자료를 요구했다. 행안위 995건, 국토위 648건이다. 특히 이중 75%인 1440건이 자치사무에 관련한 것이고, 국가사무에 대한 것은 25%인 480건에 불과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경기도청지부는 이달 7일 국회에 국정감사 중단을 요구하면서 “방대한 자료 요구는 전년과 다름없고 규정상 감사대상이 아닌 지방자치사무까지 요구하고 있어 공무원 노동자들의 일상 업무를 마비시키고 있다”고 항의한 바 있다. 

野, 자료제출 놓고 질타...“고발해야”

행안위 국정감사에서는 이 지사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 5년 차인데, 국감에서 경기도처럼 자료 협조가 안 되는 자치단체나 국가기관은 없었다”면서 “이는 경기도가 국회를 무시하고, 행안위를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행정 책임자가 자료 제출을 막은 정황도 있고, 그나마 일부 제출된 자료마저 원자료를 조작하거나 누락해서 제출했다”며 “행안위가 국정감사관계법과 국회 감정·증언법에 따라 경기도를 고발하고 자료제출을 막은 공직자가 있다면 징계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도 “옵티머스와 경기도정의 관계에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답이 없고, 성남시장 재직 시에 주요 시책을 요구했는데 자료가 안왔다”고 지적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라와 있는 자료도 있는데 이 지사가 말한 것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서 시간이 없어서 못 준 것이 아니라 명백하게 안 준 것”이라면서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에 대해 “지시를 해서 자료를 주지말라고 한 것이 아니라, 워낙 광범위한 자료들을 요구한다. 예를 들면 산하기관 임원의 인적사항과 경력사항, 심지어 시장의 휴가 내용, 지사의 휴가 내용 이런 것들을 요구하셔서, 지나치다고 생각돼 제가 ‘옳지 않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무원들 고생하는게 너무 안타까워서 아침에 페이스북에 국정감사를 거부한다고 올리셨는데...”라고 취지를 묻는 질문을 했다. 이 지사는 “(공무원들에게) 너무 죄송해서 면피용으로 올렸다”고 답했다. 



이지혜 ljh1213tz@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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