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페이스북에 “이러니 국민의짐으로 조롱받는 것”
野 의원 지적에 “생각에 변함없다” 강경
국민의힘, 국감 중단 요청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20일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국민의 짐’ 발언을 놓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앞서 이 지사는 18일 경기도의 홍보 예산이 남경필 지사 당시보다 두 배 많다는 야당의 비판에 반박하면서 페이스북에 “집단지성체인 국민의 촛불로 엄중심판을 받은 후에도, 여전히 국민을 조작에 놀아나는 피동적 존재로 여기며 음해선동에 몰두하니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짐으로 조롱받는 것”이라고 쓴 바 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 지사를 향해 “홍보 예산에 대해서 야당의원 지적에 ‘일베 수준의 조작과 선동’, ‘이러니 국민의 짐’이라는 말을 했다”면서 “지사의 발언에 대해서, 대국회에 대한 또 국회의원에 대한 그 태도에 대해 할 말이 없느냐”고 따졌다.

이 지사는 “제가 ‘짐’이라 한 것이 아니라 ‘짐이란 조롱을 듣는 이유다’라고 했다”면서 “그 생각에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맞섰다.

박 의원이 “너무 정치적이라고 보지 않느냐. 제1야당의 당명에 국민의짐이 뭔가”라면서 “이 지사가 국회에 충고를 할 수준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이 지사는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하시면 안된다는 충고를 드린 것”이라면서 “수준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국민의 한 사람이어서 충분히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굽히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어 “다른 당에 대해 예의를 지켜야 한다”면서 “큰일을 하실 분이고 큰 뜻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전체 국민을 생각하고 자기가 소속된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들만 생각하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저는 (예의를) 충분히 지켰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소한 도정을 비판하시려면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해야지 남경필 지사가 올려놓은 예산을 가지고 제가 올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진짜 국민의 짐이 안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박 의원은 “근본적으로 국정감사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 제1야당에 대한 존재가치에 대해 지사님께서 정리를 하시고 감사를 해야지 이런 상태에서는 감사를 진행할 수가 없다”고 국감 중단을 요구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이런 식으로 답변하시거나 야당에 대해 (국민의짐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국감을 진행할 수가 없다. 동료의원이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 분명한 입장 표명과 사과를 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위 간사인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국정감사장에서는 참여하는 의원 소속 정당명에 대해서 명예를 훼손하거나 조롱하는 듯한 언행은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로 되어 있다”면서 “제1야당의 당명을 가지고 ‘국민의짐이 뭐가 잘못됐느냐’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공인으로서, 수감자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중하게 사과해주시고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결국 감사반장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 중지를 선포했고, 점심시간을 포함해 2시간 가량의 정회에 들어갔다.

이 의원은 감사를 중지하기 전에 “원활한 오후 진행을 위해 당명을 가지고 이 지사께서 (‘국민의짐’이라는 표현을) 계속 반복해서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이에 “사과는 마음에 있어서 하는 것이고, 저는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는 선의에서 말씀드렸던 것”이라면서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를 수도 있고 상처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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