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선 도전 확답 대신 바이든의 통합‧포용 정신 강조
박용진, 서울시장 출마 부인하며 “정치개혁 고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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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이낙연‧이재명 양강(兩强) 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도전자들이 정치권의 레이더에 감지된다. 여권에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분류돼 왔던 정세균 국무총리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정 총리는 10일 세종시 총리공관에서 열린 ‘취임 3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대권 도전을 두고 “다른 생각보다는 현재 제게 주어진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국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일이 우선”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언급했다. 정 총리는 “미국 국민들이 바이든 당선인을 선택한 시대정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바로 통합과 포용이 아닌가 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바이든 당선인은 품격있는 정치인이고, 안정감도 있고 경륜이 풍부하고 또 포용의 정치를 펼칠 수 있는 분"이라며 "그런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도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평소 통합‧실용의 가치를 중시해 온 정 총리가 우회적으로 자신의 강점을 바이든 당선인을 통해 암시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국회의장을 맡았던 정 총리와, 부통령으로서 상원의장을 맡았던 바이든과의 공통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정 총리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구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우선 검찰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좀 자숙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윤 총장을 겨냥하는 한편, 추 장관에게는 “검찰개혁을 위해 수고를 많이 하는 점은 평가하지만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40대 소신파 박용진, 대선 출마 묻자 “고민 깊게 하고 있다”며 사실상 도전 시사

아직 대선 도전 여부에 대해서 확답을 내리지 않고 추측만 무성하게 하는 정 총리와 다르게, 거의 확실한 도전 의지를 드러낸 여권의 새 도전자가 있다. 바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다. 1971년생인 박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첫 당선돼 ‘유치원3법’ 등에서 큰 족적을 남겼고,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정치인이다.

특히 그는 40대 젊은 정치인으로 당내 소신파로 입지를 굳혔다.  ‘조국 사태’ 때 비판적 입장을 취했던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그룹에 속하며 소신 발언을 해왔다. 

“86세대는 자신들의 기회를 다 소진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던 박 의원은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선 출마 의향을 묻자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며 “넓게 이야기를 듣고 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런 기여를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9일 있었던 “서울시장보다는 정치개혁 과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대답을 좀 더 구체화한 것으로, 대권 도전을 사실상 시사했다는 평가를 낳게 한다.

박 의원은 특히 축구선수 손흥민의 이름을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 선수가 왼쪽, 오른쪽 등 운동장을 넓게 쓰는 축구를 하는 것처럼, 넓게 쓰는 정치가 세상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 정치의 기능을 제대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과거 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민주노동당의 창당 과정에 참여했었다. 진보신당 등에서 활동하다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에 합류해 2016년 서울 강북을 지역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된 바 있다. 당 지도부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행보로 ‘조금박해’ 중 하나로 꼽히며 친문 지지층에게는 사나운 눈초리를 받지만,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암시 문건을 공개하는 등의 행보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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