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국적항공사 출범에 8000억 투입
KCGI,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25일 심문, 인용 시 인수 무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주제로 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주제로 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도록 8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한 산업은행(산은)의 결정에 대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산은이 “기대되는 효용이 크기 때문”이라고 공식적으로 반박했다.

산은은 23일 “산은이 대한항공의 추가적인 자본 확충에 직접 참여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다”면서도 “한진칼에 대한 신규 투자는 구조 개편 작업에서 전체적으로 지원하고 감독하는데에 기대되는 효용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 회장과 대립 중인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강성부펀드)가 산은의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두고 “조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자 반론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해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5000억 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3000억 원은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산은은 이날 “현 계열주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진칼은 지주회사로서 전체적인 통합과 기능 재편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며 “산은이 한진칼에 직접 주주로 참여해 구조 개편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도록 지원하고, 건전·윤리 경영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또 보유 중인 대한항공(1800억 원), 아시아나항공(5700억 원) 영구전환사채와 대한항공 EB(3000억 원) 인수를 고려하면 한진칼 보통주 인수 금액(5000억 원) 이상 양대 항공사에 자본 참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륙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 이륙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한편 KCGI는 지난 18일 산은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KCGI는 “한진칼 이사회가 현재의 지분 구도를 크게 변동시키는 내용의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에 대해 법원에 긴급히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며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삼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 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KCGI는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연대한 ‘3자 주주연합’을 구성해 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현재 3자 주주연합의 우호 지분율은 46.71%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 41.4%보다 높다.

산은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5000억 원 규모로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지분율 10.66%을 가진 주요 주주로 부상한다. 산은이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의 백기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거래는 재벌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항공운수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특혜”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최대현 산은 부행장도 “산은은 일부에만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결권 행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위해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기구를 통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회장은 담보 가치 1700억 원인 한진칼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했다”며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담보를 처분하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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