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검찰개혁 대전’, ‘2018 물밑전쟁 - 2019 조국 - 2020 윤석열’

2020.12.07 17:07:48

文대통령 ‘윤석열 사태’에 “민주주의와 개혁의 마지막 진통”, ‘검찰개혁 대전’ 사실상 종지부

[폴리뉴스 정찬 기자] ‘검찰개혁 대전’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시작됐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정부 출범 두 달 뒤 2017년 7월19일 국정과제 마스터플랜 발표에서  ‘권력기관의 민주적 개혁’ 국정목표 아래 검찰개혁 방안으로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담으면서 전쟁의 서곡을 알렸다. 

2017년 7월25일 임명장을 받은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문 대통령 앞에서 대만 학자 난화이진(南懷瑾)의 ‘하늘은 하늘 노릇하기가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겠는가’라는 구절의 한시(漢詩)를 읊었다. 대통령의 검찰개혁 주문에 동의할 수 없는 입장을 완곡하게 표현했다. 

정권 초 문 대통령 지지율이 70%대였고 검찰개혁 여론도 70~80%에 달하던 때라 문 전 총장이나 검찰조직 모두 공개 반발하지 않았지만 ‘물밑 전쟁’을 치열했다. 국가인권위원장 출신 안경환 서울대 교수의 법무부장관 후보자 낙마가 대표적 사례다. 조국 민정수석 임명만은 그렇다하더라고 ‘장관까지’라는 심리가 팽배했다. 그럼에도 초대 법무부장관으로 박상기 전 장관이 임명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2018년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간의 검경수사권 조정방안 협의과정은 ‘검찰개혁’의 물밑 전쟁의 장이었다. 검찰은 이 협의과정에 발목을 잡았지만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는다는 원칙이 확정됐다. 이 과정 문 전 총장은 문 대통령과 별도 독대까지 하며 반발했지만 2019년 4월 검찰개혁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르는 것을 막지 못했다.

2018년 한 해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로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지지도 70% 내외에서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검찰은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 수 없었지만 청와대를 상대로 한 물밑 전쟁은 치열하게 전개했다. 이 과정에 ‘김태우 특감반원’ 사태가 ‘검찰개혁’ 사령탑인 민정수석실에서 빚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문 전 총장은 퇴임을 앞 둔 2019년 5월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입고 있던 상의를 벗고 흔들며 “흔들리는 ‘옷’을 보지 말고 흔들리게 한 ‘원인’을 보라”며 문재인 정권이 검찰을 흔든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그리고 두 달 뒤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됐고 또 한 달 뒤인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명과 동시에 ‘조국 사태’가 터졌다. 수면 아래에서 벌어지던 ‘검찰개혁 대전’이 전면전으로 치달은 것이다. 문 전 총장은 조용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물밑 전쟁’을 수행했지만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찰조직에 쌓였던 불만의 분출구가 됐다.

검찰은 윤 총장 체제 출발과 함께 ‘검찰개혁 저지’의 전면전을 벌였다. 1차적으로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의 국회 상정과 처리를 막는 것이고 만약 통과될 경우 4.15총선에서 집권세력을 패배시켜 이들 법안들을 무력화시키는데 있었다. 이 순간 검찰은 ‘정치 검찰’을 넘어 정치조직으로 변모했다. 

조국 수사가 대통령 인사권에 도전한 것이라는 비판은 정치조직화한 검찰은 묵살했다. 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검찰의 수사권을 휘둘렀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하명수사’ 프레임은 이를 대표한다.

그러면서 대검의 입장문은 정당의 ‘논평’으로 변모했다. 검찰을 향한 법무부 또는 언론의 비판에 공세적으로 대응했다.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주장한 검찰은 어느덧 정치의 한 복판에 서서 정권과 맞서는 ‘검찰당’의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집권 후반기 문재인 정권의 국정동력이 약화되고 야당 등 반대진영의 세가 확대하는 과정에 편승했다.

文대통령 ‘윤석열 사태’에 “민주주의와 개혁의 마지막 진통”, ‘검찰개혁대전’ 사실상 종지부

‘검찰개혁 대전’의 승부를 가른 것은 4.15총선이었다. 민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는 의석수를 확보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조국 대전’을 통해 이뤄내고자 했던 ‘정치적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그리고 총선 6개월 후 ‘조국 대전’ 후속편인 ‘윤석열 대전’이 펼쳐졌다.

‘조국 대전’은 검찰과 정권의 전면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면 ‘윤석열 대전’은 지난 1년 동안의 ‘검찰 대 정권의 전면전’에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전쟁이다. ‘조국 대전’처럼 언론과 야당의 지원으로 사태 초기에 여론 지지를 얻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전’은 진행되면 될수록 검찰지상주의 토대 위에 선 ‘검찰당’의 모습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점차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라는 검찰의 명분은 점점 설 땅을 잃는 쪽으로 가고 있다. ‘검찰당’이라는 낙인과 ‘검찰조직 기득권 보호를 위한 살아 있는 권력수사’라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정권의 검찰장악 프레임’이 이러한 기제의 확산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지만 장기간에 걸친 ‘전면전’으로 힘이 약화됐다.
 
법무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정지 조치 이후 보인 검찰조직의 모습은 ‘검찰 독립’을 위한 저항이라기보다는 ‘기득권의 저항’으로 비춰졌다. 고검장과 일선 검사장, 평검사들의 성명 발표, 윤석열 징계위가 예정된 2일을 앞두고 고기영 전 법무차관마저 사퇴하는 모습에서 공조직이 아닌 ‘정치조직’이란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드러냈다. 그만큼 ‘정권의 검찰장악 프레임’ 동력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침묵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 시점부터 전면에 나섰다. 지난 2일 이용구 법무차관을 신속하게 임명했고 다음 날인 3일 윤석열 총장 징계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있어 절차적 공정성과 정당성을 담보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 지시가 있은 직후 법무부는 징계위를 오는 10일로 연기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실상의 ‘검찰개혁 대전’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 사태에 대한 언급은 없이 오는 9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과 국가정보원법, 경찰법 등 권력기관개혁입법 처리 방침을 염두에 두고 이를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검찰개혁을 ‘촛불혁명의 마지막 숙제’로 간주하면서 “저는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다”고 못 박았다.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최대 개혁과제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에 머물지 않고 지금의 ‘윤석열 대전’을 염두에 두고 “그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법제도적인 검찰개혁에다 방점을 뒀지만 윤 총장 징계위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자신이 지난 3년의 ‘검찰개혁 대전’을 책임지고 수행해왔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오는 9일 공수처법 개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입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다음 날인 10일 윤 총장 징계위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결정되면 길었던 ‘검찰개혁 대전’도 마무리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여진은 지속되면서 새로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다. 징계위에서 중징계가 나올 경우 윤 총장이 불복하면서 가처분 신청 및 본안 소송을 진행하면서 ‘윤석열 대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여진은 윤 총장 징계사유로 포함됐던 윤 총장 가족 비리 의혹, 라임·옵티머스 수사관련 의혹 등으로 번져갈 개연성이 크다. 

아울러 야당은 ‘정권의 검찰 장악 프레임’을 제기하면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 또한 분명하다. 그러면서 4.7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다. 여기에 윤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정치 전면에 나서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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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jc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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