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우)와 김우석 미래전략연구소장(좌)이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김능구·김우석의 정치를 알려주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우)와 김우석 미래전략연구소장(좌)이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김능구·김우석의 정치를 알려주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오늘 15일 김종인 위원장은 사과성명을 냈다. 전직 두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책임을 지고 반성하는 보수의 사과는 새로운 출발에 필수적이다. 그 사과에 대해 지난 9일 살펴보았다. 

김우석

요즈음 여야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 야권에서 박근혜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사과 논의가 있다. 김종인 위원장이 취임 때부터 사과를 해야한다 그랬는데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주변의 의견 때문에 미루고 있다가 이번에 다시 사과를 주장하고 나섰는데, 일단은 정기국회 끝나고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김 대표님, 사과를 해야할까 말아야 할까?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능구

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그 이후 대선 참패, 연이은 지방 선거와 총선 참패 등, 추락하는 새는 날개가 없다고 했는데 보수세력의 몰락을 크게 우려스럽게 봤다. 민주주의는 보수, 진보 양 날개의 균형을 갖고 날아야 하는 것이고 국민을 위한 정치도 모름지기 견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저렇게 보수가 폭망해 버리면 실제로 진보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집권세력, 현 여권 세력도 건실한 야당, 힘 있는 야당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보수 세력의 새로운 출발과 혁신, 그리고 국민의 지지를 되살리는 것은 야당을 넘어서 여당에게도 우리 정치와 국민들에게도 너무도 중요한 일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탄생하는 과정도 말이 많았다. 당시 조해진 의원 같은 경우, ‘103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금치산자냐’, 우리 일을 해결 못 해서 ‘꼭 외부에서 연세 드신 분을 모셔와야 되느냐’ 이런 이야기도 했었다. 그런데 다수의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비롯한 당직자들은, 지금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원투수가 필요하고 구원투수로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적격이라는데 뜻을 모았고, 다시 주호영 의원이 가서 요청하고 하면서 김종인 비대위가 시작됐다.

이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경제 수석을 했고, 잘 알다시피 87년 헌법 체제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대통령 측의 국민행복위원장을 맡으면서 경제민주화 공약 등에 기여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어려웠을 때는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20대 총선에서 1석 차이 승리를 이끌었다. 그 민주당의 승리가 탄핵과 정권교체를 가져오게 했으니까, 사실 국민의힘에서 봤을 때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존재는 상당히 아이러니컬하다. 어쨌든 국민의힘이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새롭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만한 분도 없다는 것을 내부적으로 인정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이 과거의 자유한국당을 뛰어넘으려면 박근혜라는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지금 탈당파와 잔류파 등 탄핵에 찬성하고 반대한 사람들이 다 같이 있고, ‘이 사람은 배신자다’, ‘이 사람 수구다’ 이런 생각들이 잔존하고 있다. 친이·친박 계파 논쟁처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부분을 털어내고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하면 저는 미래가 상당히 어렵다고 본다. 우리가 무슨 일할 때 푸닥거리 한다고 한다. 과거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과 거기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화해와 새로운 통합을 해나갈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난 일들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겠다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 보는데, 오히려 반대 목소리로 인해 톤이라든지 방향성이 조정되면 사과 자체가 퇴색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김우석

사과해야한다는 것은 저도 동감한다. 대통령 탄핵사태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상황에 대해,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당연히 사과를 해야 한다. 그런 논의는 계속 있었고 시기가 문제였는데, 사실은 지난번 총선 전에도 끊임없이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의견 표명이 없었던 것이 패인 중에 하나라고 백서에도 적고 있는데, 그 백서도 여러 가지를 나열하다 보니 충돌하는 것이 많았다. 사실 총선 전에 통합이라는 대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사과문제가 쟁점이 되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입장차이가 드러나고 그것이 부각되면 통합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었다. 만약 그렇게 됐으면 각 당이 나눠져서 선거를 치르게 됐을 테고 100석 얻기도 힘들었을 거다. 그런 면에서 시기를 가지고 논의가 있었던 거다.

그 다음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그럼 ‘자격이 되느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실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식으로 전당대회에서 뽑힌 사람은 아니다. 말씀하신대로 잔류파와 복당파의 투쟁이 총선 후에도 계속 되다 보니까, 이 분들 중에 한 분이 나오면 통합이 유지될 수 없다는 생각에 외부의 김종인 위원장한테 지도권을 넘겼는데, 이 분이 정체성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 더 나아가서 배현진 의원은 ‘먼저 문재인 정부를 만든 것을 사과하라’고 한다. ‘왜 객이 와서 대리 사과를 하느냐’는 이야기다.

이런 부분들이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사과를 하게 되면 다시 분열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몇 분 빼놓고는 친박이나 비박이나 모두 반대하고 있다. 서병수 의원이 잔류파의 5선 위원이고, 장제원 의원은 3선의 복당파인데, 이런 분들이 다 반대하고 있다. 원내대표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현재 절체절명의 여야 대치상황에서 사과를 고집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시각인데, 사과를 꼭 해야 한다면 재판이 끝난 다음에 당이 입장표명을 해야하니 그때 정식으로 사과하면 되는 것인데, 이 혼란한 와중에 계속 사과를 고집하는 것이 과연 당에 도움이 되느냐는 거다.

김능구

12월 9일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데, 그 날이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을 가결한 날이라서 9일로 예정했던 것 같다. 제가 김종인 위원장한테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 분이 초선의원들하고도 소통이 원활하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리더가 어떤 결정을 하고 ‘나를 따르라’ 이것은 조금 구시대적인 리더십이다. 지금 정보화 사회는 온 국민이 수많은 정보를 체득하고 나름대로의 입장을 갖는 시대인데, 그럴 때일수록 중지를 모아서 하는 게 필요하다.

금방 이야기했던 서병수, 장제원, 배현진, 그리고 이전에 대표를 지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반대를 표시했지만, 재미있는 게 미래를 열어나가야 된다고 국민들한테 제시하고 인정을 받아야 될 대선주자들은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 모두 다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8년 만에 국회로 돌아온 박진 의원은 “잘못에 대한 반성은 보수의 참모습이다”라는 말도 했다. 그리고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에서도 대국민 사과계획을 ‘깊이 감사하고 지지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찬반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 부분을 서로간의 치열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서 정리하는 모습이 실제로 사과의 발표 그 자체보다도 중요하다. 정기국회 전에 보면 의원 연찬회 같은 것을 많이 한다.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한 두시간 이야기 할 것이 아니고, 그런 연찬회에 가서 끝장 토론을 하든지, 필요하면 몇박 몇일을 토론해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와 임시국회가 끝나면 날짜를 잡아서, 김종인 위원장이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토론의 장을 만들고 거기에 필요하면 원외 위원장까지 오셔서 같이 공론을 세워야한다고 본다. 거기에서 본인 입장을 이야기해서 사람들을 설득할 수도 있고, 거꾸로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하면 자기의 답변도 있어야 한다.

보궐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그 과정이 국민들한테 다시 주목받을 수 있고, 다시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사과 그 자체 보다도 그런 과정을 통해서 사과든 뭐든 해나가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그걸 통해서 보수가 뭔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너무 원 보이스다’라는 것이 지금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 중 하나다. 정치는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서로 조정하고 소통하면서 통합해내는 것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이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김우석

절차적 중요성을 말씀하시는데 저도 100% 동감한다. 원래 정당이라고 하는 게 여러가지 목소리가 있고 그것의 최대공약수를 만들어서 움직이는 게 리더십 아닐까. 게다가 비상대책위원회가 비상시에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분열상을 보듬어서 가자는 취지로 섰는데, 이 자체가 분열을 재생산해내면 원래 취지와 안 맞는다는 점에서 절차적인 것을 잘 숙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 배현진 의원 말씀을 귀 기울여 들으셨으면 좋겠다. 김종인 위원장은 사과의 명분으로 중도확장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지금 대부분의 중도층은 당과 상관없이 현 정권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이다. 현 정권을 만든 큰 공이 있는 입장에서 야당의 대표라고 하면 그 정도는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스누라이프에 나오는 글 중에 ‘박근혜 대통령 미안합니다’라는 글이 있다. 채동욱과 윤석열처럼, 박근혜 정부 시절 이슈가 되었던 것과 현 정부 집권기의 사건을 대비시키면서, 마지막으로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로 끝난다. 이게 맞다는 게 아니라 적어도 이런 의사가 중립적인 사람들한테 호응을 받는다면, 현 정부와 관련된 사과를 먼저 하고 그 다음에 과거 정부에 대해서 사과를 하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이다. 이런 것을 지나쳐버리면 결과적으로 원래의 취지도 살리지 못하고 지도력도 위험해지기 때문에, 잘 고려해서 절차를 밟아나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김능구

스누라이프가 어떤 입장을 가진 서울대 커뮤니티인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서 주장하는 바는 결코 중도층이 동의하고 있는 내용이 아니다. 지금 현재 중도층이 정부에 대해 실망하고 아쉬워하는 부분을 박근혜 정부와 대비시켜 놓았는데, 집권여당도 20대 일각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잘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현진 의원 이야기를 했는데, 처음에 김종인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되냐 안 되냐 할 때 조해진 의원 등 여러분들이 문제제기를 했지만, 그때 배현진 의원이 무슨 말 했는가는 저는 기억이 없다. 김종인 위원장의 자격론, 책임론의 문제는 그때 제기하고 사과나 동의를 받았어야 되는 것인데, 결국 자기들이 만장일치로 비대위원장을 추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그전의 일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제가 볼 때는 조금 견강부회라는 생각이 든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국민의힘이 사과를 하겠다고 하고 아까 말한대로 절차적인 과정이 필요한 것인데, 그 사과 자체를 못 하겠다,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정치를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런 분들은 좌우의 균형을 잡고 국민들을 위해서 일할 국민의힘의 정치인 자격이 없다고 보인다. 그래서 그런 분들, 배현진 의원이나 제가 잘 아는 서병수 의원 같은 경우에도 본뜻은 그게 아닐 것이다. 국정농단이라든지 나라에 큰 폐를 끼친 부분들에 대해서 감옥은 안 갔지만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과 자체를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저는 배현진의원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고 언론으로만 접할 수밖에 없는데, 만약에 사과에 대해 달리 생각한다면 깊이 있게 재고해야 한다고 본다.

김우석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저도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거기에 대해서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타이밍을 어떻게 하느냐, 정도를 어떻게 하느냐에 이견이 있는 것인데, 이것을 본질적으로 지금 꼭 해야 한다 하고, 그런데 그 주체가 문재인 정부의 혁혁한 공을 세웠던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다. 초점을 흐리면 안되는 건데,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사과 문제가 논란이 되는 자체가 야당에게 도움이 안 되고, 국민들한테도 예의가 아니다. 어쨌든 향후에 절차를 잘 밟고 나서, 위원들이나 당내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이사

정치커뮤니케이션 그룹 이윈컴 대표이사이며, 상생과통일포럼 상임위원장, 동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이고, 한국 인터넷신문 1세대로 20년간 폴리뉴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대구 · 61년생,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언론학 석사

30년간 각종 선거에서 정치 컨설턴트로 활동, 13년간 TV·신문 등 각종 토론회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

 

김우석 미래전략연구소장

한나라당 총재실 공보보좌역, 전략기획팀장, 여의도 연구소 기획위원,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위원, 미래통합당 제21대총선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역임

충남 보령 · 67년생,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언론학 석사,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7년간 TV·신문 등 각종 토론회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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