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김군 걔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 없는 것”
임대주택 거주자 두고 ‘미쳤다고 밥 사먹느냐“해 논란
SH노조 “변창흠, 진심 어린 사과 안 했다…그냥 안 넘어가”
비공개 MOU 논란 및 학교 동문 특혜채용 의혹도 일어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여러 막말 논란과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변 후보자는 막말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특혜 의혹에는 적극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가치를 어겼다”는 내용의 지적이 여당 지지층 내에서도 나오는 등, 오는 23일 예정된 인사청문회 통과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변 후보자는 2016년 SH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에서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공분을 샀던 사건인 청년 김 군이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한 일에 대해선 "걔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정의당은 이에 적극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논평을 하면서 “김군의 죽음이 정말로 그저 위탁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인가. 김군이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나”라며 “인의 잘못된 과거 발언에 대해 뉘우치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 오늘도 어딘가에서 위험과 죽음을 무릅쓰고 위태롭게 일하고 있는 모든 김군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사장이었던 변 후보자는 임대주택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공유주택 거주자들을 두고 "못 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 성명을 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논평에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분들에 대한 그 무심함과 차가움에 소름이 돋는다”며 “사과 한마디로 내면의 인식이 달라지는가? 사과가 아니라 사퇴가 답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변 후보자는 18일 낸 ‘SH 사장 재직시 발언에 관한 사과의 말씀’이라는 자료에서 “4년 전 SH 사장 재직 시 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특히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SH공사 노조, 청와대 앞에서 변창흠 사퇴 촉구 기자회견

변 후보자의 사과에도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PSD1지회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회는 19일 입장문에서 변 후보자의 ‘3줄 사과’를 두고 “매우 형식적인 입장 표명에 불구하다.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과문을 보면 자신은 잘못한 게 없는데, 논란이 된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한 수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2016년 사고 당시 구의역 추모 행동을 주최한 단체 ‘청년전태일’과 고(故) 김용균씨의 동료들도 청와대 앞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 동참할 예정이다.

변수는 여당 지지층의 반응이다. 친여 성향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평등, 인간다움 등을 높은 가치로 생각하는 쪽으로는 가장 안좋은 내용들이 불거지고 있다”, “실드 자꾸 치면 문 대통령 더 수렁에 빠진다”, “끌고 갈 게 아니라 적임자를 찾아 바꿔야 한다”, “이것저것 살펴보면 인성이 별로인 것은 확실”, “저따위 계급론자는 공복으로 자격미달”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변창흠, 허인회와 비공개 MOU 맺어 논란

‘학교 동문’ 고위직 특혜채용 및 무기계약직 비전환도 말 나와

이 뿐만 아니라 SH공사 사장 시절 각종 의혹도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친여 성향의 기업인으로 꼽히는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변 후보자가 SH 사장으로 있던 시절 협동조합 중 유일하게 녹색드림과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활성화 상호협력 MOU를 체결한 것이다

허 씨는 지난 8월 납품업자의 부탁을 받고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청탁 및 알선하는 대가로 1억700만원 상당을 수수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문제는 녹색드림이 협약 체결 시점에서 태양광 보급 실적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같은 시기 다른 태양광 보급 업체와 맺은 협약은 언론에 공개하고 녹색드림과의 협약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변 후보자는 19일 국토부를 통해 낸 해명 자료에서 ‘태양광 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태양광 사업 보급업체 선정 요건을 마련하거나 실제로 선정한 것은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던 서울시가 시행한 것이기에 나와 SH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는 "당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던 서울시로부터 태양광 활성화 요청 공문이 왔었다"며 "임차인 입장에서도 에너지 비용 부담을 절감할 수 있기에 당연히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혜 채용 의혹도 불거졌다. 변 후보자가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SH공사에 채용된 1급 이상 고위직 9명 중 5명이 변 후보자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서울대 환경대학원 출신이고, 변 후보자가 사장으로 가기 전에는 SH가 외부 인사를 고위직으로 채용한 전례가 없어 당시 SH 내부에서도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는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 사원을 뽑을 때 실적이 좋으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걸었음에도 이후 사무지원으로 전환하거나 해고해 당초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 마케팅 전문가 7명을 단기계약직으로 채용했으나 이후 이들이 뛰어난 성과를 냈음에도 단 한 명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변 후보자는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들의 업무 성과를 고려해 전문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미매각 토지와 주택이 모두 매각된 상황에서 서울시와 SH 이사회가 이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증원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변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통해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사석의 발언이 아니라, SH공사의 공식회의록에 버젓이 수록된 발언”이라면서 “‘사람이 먼저’라는 대통령의 말씀은 다 거짓이었나”라고 지적했다. 변 후보자의 행보가 문재인 정부 핵심가치를 위배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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