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8·10·11월 이어 0.5%로 5차례 유지…코로나 경기방어 초점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실효하한 수준에 근접한 금리와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부동산·주식시장 과열 등의 문제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로 유지했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해 3월 16일(1.25%→0.75%)과 5월 28일(0.75%→0.5%) 두 차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낮춘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7월과 8월, 10월,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총 다섯 차례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한은은 금통위를 마친 뒤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전개 상황,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 변화에도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에 대해선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 때와 마찬가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예견됐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경기회복세에 불확실성이 남은 만큼 금통위가 경기 방어 차원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과열’ 상태인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도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물경기와 따로 노는 자산시장 동향의 요인으로 신용(대출) 급증과 함께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계대출은 사상 최대 규모(100조 원)를 찍었다. 또 지난 7일 코스피는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했다. 11일엔 장중 32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5일 ‘범금융권 신년사’에서 “코로나 위기 후유증으로 남겨진 부채 문제와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등 해결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며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커진 상태에선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같은 행사 신년사에서 “실물과 금융 간 괴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도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의 쏠림이나 부채 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시중 유동성에 대해 세심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기준금리(0.5%)가 ‘실효하한(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이라는 지적도 금리 추가 인하가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금리가 0.25%로 0.25%포인트 더 낮아져 미국 기준금리 상단(0.25%)과 같아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과 비슷한 경제수준의 다른 나라로 투자한 자금을 옮길 수 있다.
금리를 더 낮추기에는 금융·외환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달 13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98%다. 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도, 국고채 수급 경계감, 미국 경기 부양책 합의 등의 영향에 오르는 추세지만, 2019년 말(1.36%)보다는 여전히 낮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 12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1100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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