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받아들일 것”…친문 대권 도전 신호탄?
한동훈 “유 전 이사장, 막강한 영향력 이용해 저 음해한 것”
국민의힘 “허위사실 유포 근거 밝히고, 재단 이사장 물러나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1년여 간 주장해오던 ‘검찰의 노무현 재단 계좌 거래 정보 사찰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었다”고 사죄했다. 유시민 이사장의 사과에 대한 한동훈 검사장과 야당인 국민의힘은 비판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유 이사장의 이번 사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친문 주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유 이사장이 친문 대권주자로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사이 어느 시점에 재단 계좌의 금융거래 정보를 열람하였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며 “누구나 의혹을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경우 입증할 책임을 져야하나, 저는 제기한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유 이사장은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알릴레오’ 방송과 언론 보토를 통해 제가 제기한 의혹을 접하셨던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 모두는 어떤 경우에도 사실을 바탕으로 의견을 형성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의 뒷받침이 없는 의혹 제기는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한다”며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제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을 돌아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다.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 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다. 제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단편적인 정보와 불투명한 상황을 오직 한 방향으로만 해석해, 입증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충분한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했다”며 지난 과거에 대해 반성했다. 

유 전 이사장은 “말과 글을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기본을 어긴 행위였다고 생각한다”며 “많이 부끄럽다.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앞으로도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어느 경로로 확인했는지 지금으로서는 일부러 밝히지 않겠지만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동훈 검사장 “구체적인 거짓말 근거가 무엇인지, 누가 허위정보 제공했는지 밝혀야”

한동훈 검사장은 2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찰의 재단 계좌 열람' 의혹 제기에 사과한 것과 관련해 "이미 발생한 피해에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 검사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유 이사장은 지난 1년간 저를 특정한 거짓 선동을 반복해 왔고, 저는 이미 큰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근무 시 유 이사장이나 노무현재단 관련 계좌추적을 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유 이사장은 저에 관한 수사심의회 개최 당일 아침방송에 출연해 저를 특정해 구체적인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게 불리한 영향을 주겠다는 의도였을 것”이라며 “유 이사장은 잘 몰라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저를 음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검사장은 이어 “유 이사장은 그런 구체적인 거짓말을 한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누가 허위정보를 제공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시민 이사장은 검찰의 채널A 사건 수사심의위가 열린 작년 7월 24일, 라디오 방송에서 채널A 사건 연루 의혹을 받던 한 검사장을 지목하며 “한동훈 검사가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노무현재단 계좌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뒤늦은 사과에 진정성 느껴지지 않아…유 이사장 태도 의심스러워”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23일 “뒤늦은 사과에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거니와 또 어떠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지 유 이사장의 태도에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금융실명제에 명시된 규정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수사를 목적으로 계좌를 조회할 경우 당사자에게 최장 1년 이내에 조회 사실을 통보하도록 되어있다”며 “금융기관에서 관련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 증거를 제시할 수 없게 되자, 결국 고개를 숙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허위사실을 유포한 근거와 정보 제공 출처를 밝히고, 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과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진 ‘정치인’이 아닌, 성숙한 대안과 논리를 제시하는 책임지는 ‘지식인’ 유시민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면서 “어떠한 의도이든 이번 계기를 통해 그동안 자신이 보여준 ‘아니면 말고’ 식 음모론 제기와 ‘상대방을 악마화시킨’ 언행이 어떤 분열과 대립을 초래하는지, 부디 가벼운 언동을 자제하고 자숙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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