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살처분한 산란계 수가 1000만 마리를 넘어서며, 달걀 가격이 급등했다. 사진은 23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달걀을 고르는 시민. <사진=김미현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살처분한 산란계 수가 1000만 마리를 넘어서며, 달걀 가격이 급등했다. 사진은 23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달걀을 고르는 시민. <사진=김미현 기자>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달걀 가격이 치솟으면서 '달걀 파동'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가 긴급하게 외국산 달걀 수입에 나서면서 가격 안정을 꾀하고 있다.

4개월 가까이 지속한 AI로 산란계 농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 22일 달걀 한 판(특란 30개)소비자가격이 6610원으로 평년보다 23.8%나 올랐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24.8%가 올랐다.

이는 AI로 인해 살처분한 산란계 수가 1000만 마리를 넘어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산란계는 달걀 생산을 목적으로 기르는 닭이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0시까지 살처분한 산란계는 1013만 8000마리를 기록했다.

실제 현장에서 달걀값은 어떨까. 지난 23일 서울과 인천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달걀 30개 한 판을 7480원~7980원 선에서 팔고 있었다. 서울시 구로구의 한 동네마트와 편의점은 30개 한 판을 8000원 선에 판매했다.

서울에 위치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AI 때문에 달걀 수급이 안 들어오고 있다”라며 “앞으로 가격이 8000원에서 1만 원으로 더 오른다는 말이 있다. 그나마 여기는 27일까지 정부가 진행하는 농축산물 할인 행사  덕분에 판매가보다 20%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중소마트의 한 직원도 “현재 AI로 달걀 수급이 어렵다”며 “가격이 앞으로 1만 원까지 계속 오른다는 말이 있어서 나도 미리 2판을 사다놨다”고 귀띔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박 모씨(40·회사원)는 “달걀이 영양가 있으면서도 가격이 싸 집에서 제일 많이 먹는 음식”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라 달걀 사기가 망설여지고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에서 개인 제과·빵집을 운영하는 정 모씨(33·여)는 "달걀 가격 상승으로 카스테라같이 달걀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은 현재 만들지 않고 있다"며 "(수급받는 달걀 가격이) 원래 3500원이었는데 지금은 5000원이 넘었다. 그렇다고 빵값을 올릴 수도 없고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설을 앞두고 급등한 달걀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는 신선란 등 달걀 가공품에 대한 관세 면세 조치를 취하고 외국산 달걀 수입에 나섰다. 사진은 23일 서울의 한 중소마트에 진열된 달걀. <사진=김미현 기자>
▲ 현재 설을 앞두고 급등한 달걀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는 신선란 등 달걀 가공품에 대한 관세 면세 조치를 취하고 외국산 달걀 수입에 나섰다. 사진은 23일 서울의 한 중소마트에 진열된 달걀. <사진=김미현 기자>

 

현재 설을 앞두고 급등한 달걀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는 신선란 등 달걀 가공품에 대한 관세 면세 조치를 취하고 외국산 달걀 수입에 나섰다. 25일 정부의 긴급 요청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부족한 국내 달걀 공급 상황을 안정화하기 위해 미국산 달걀 20여 톤을 운송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미국산 달걀 60톤을 수입해 26일 오후 3시부터 공매 입찰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정책으로 달걀 가격이 안정될 것 같냐는 질문에 “2017년에도 (달걀이) 수입되면서 가격이 진정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번에도 수입 달걀이 풀리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로 집에서 소비하는 달걀 양도 늘어나 가격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도 있다"며 "설 전에 소비자에 부담되지 않게 긴급하게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걸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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