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반기문 비교우위 갖고 있어, 대선후보되느냐 여부는 본인의 문제”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동용 기자]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권잠룡들의 대선행보가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 앞서 유권자들과의 접촉 빈도를 늘려가면서 민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초선·비례대표)은 문·안 전 대표 두 사람 모두 대선의 ‘재수생’이라며, 더 이상 국민들에게 ‘레토릭’(정치적 수사)으로 지지를 호소하지 말고, 이제는 ‘솔루션’(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2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화제의 초선’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와 문 전 대표는 대선에서 재수생이다. 그런 분들이 ‘레토릭’으로 국민들에게 호소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이제는 ‘솔루션’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치열한 찬반 토론이 벌어지고, 그 속에서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정부가 힘을 얻고 일을 하는 것”이라며 “애매모호하게 추상적인 정치적 방향·기조 등만 얘기한 뒤 대통령이 된다면 문제는 더 악화될 것이다. 그런 악순환을 내년 대선에서 끊어야 한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의 대선 후보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진 대선후보들이 도발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안정감이나 중량감 측면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다만 “대선후보가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는 본인의 문제라고 본다”며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도덕적 검증 문제, 외무관료로서의 한계의 문제, 친박(친박근혜) 후보로 낙인이 찍힐 경우 극복할 문제 등은 본인의 문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1990년 당시 일명 ‘꼬마민주당’(민주당)의 중앙당직자 공채 1기로 정치인생을 시작했다. ‘꼬마민주당’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합당’ 추진을 반대, 통일민주당에서 당시 노무현, 김정길, 이기택, 김광일, 장석화 의원 등이 탈당한 뒤 1990년 6월 창당한 정당이다. 1년도 안 되는 독자 정당 시기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당과 합당 등을 이유로 ‘꼬마민주당’이라고 불렸다.

이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당에서는 중앙당 조직부장을 맡았으며, 조순형 전 의원의 비서관을 거쳐 정치개혁 시민운동에 참여했다. 지난 2000년 이후에는 국회사무처 입법보좌관을 거쳐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 소속으로 정치활동을 이어나갔으며,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 한나라당 당대표정책특보 등을 지냈다. 2007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경선대책위원회 기획단장으로 활동했다.

이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인연은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 의원은 안 전 대표의 당시 대선캠프인 ‘진심캠프’에서 활동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이 의원을 안 전 대표의 복심·최측근으로 꼽는다. 이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8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20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 간사와 정치발전특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이태규 의원과의 인터뷰 중 마지막 부분이다.

“안철수, 조금 더 자기 정리의 시간 갖고 그 속에서 비전·솔루션 준비했으면”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오른팔’이라고 불릴 정도로 2012년 대선부터 쭉 함께하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안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러 부분에서 안 전 대표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간 활용 등을 포함한 여러 부분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너무 성급했던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보나.
개인적으로는 안 전 대표가 조금 더 준비의 시간, 자기 정리의 시간을 갖고, 그 시간 속에서 비전과 솔루션(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준비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다만 야권의 대선후보 단일화나 통합에 대해 안 전 대표가 반대하는 부분은 안 전 대표가 먼저 언급한 게 아니라 방어적인 측면에서 말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야권단일화 등을 얘기하니 안 전 대표가 단일화만이 문제해결의 방법이 아니고, 자기 비전과 솔루션을 가지고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게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번 4.13 총선에서 국민들이 만들어준 3당 구조가 더 심화 발전해서 제대로 된 정책과 비전의 대결로 가는 내년 대선과정이 돼야 한국정치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안 전 대표도 그런 측면에서 얘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더 이상 국민들은 참아내기 어려운 상황, 내년 대선 과정에서 폭발할 수 있어”

-결국 내년 대선은 국민들이 바라볼 때 각 정치세력에서 대선 후보를 뽑는 과정의 역동성이 어디에 있는지가 1차 관문이 될 것 같다.
그렇다. 그리고 그 대선 후보들이 어떤 얘기를 가져오는 지가 중요하다. 국민들은 어느 때보다 자신의 삶의 문제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는 후보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다. 왜냐하면 너무 삶이 힘들기 때문이다. 과거의 우리 부모들은 현재 자신의 삶이 힘들어도 대학교를 다니느 자녀가 있을 경우 기대를 갖고 잘 버텼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들도 힘들고 대학을 나온 자녀들도 취업을 못해 집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을 더 이상 국민들이 참아내기 어려운 상황까지 와있고, 그런 점이 내년 대선 과정에서 폭발할 수 있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먼저 혁명적인 상황으로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이 이제 ‘혁명상’을 먼저 요구할 수 있다. 그 혁명상에 답할 수 있는 대선후보가 나와 줘야 한다. 현재 대권을 바라보는 후보들이 과연 그런 부합할 수 있는지는 국민들이 잘 판단할 것으로 본다.

“안철수, 문제 해결방안 제시없이 정치공학적 야권 후보단일화 반대”
“문제 해결 고민할 대권주자들이 취할 자세 아냐, 국민적 요구 있을 때는 검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안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로는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인가.
안 전 대표가 얘기하는 부분은 문 전 대표로는 안 된다는 것보다는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먼저 얘기하지 않고 정치 공학적으로 야권통합이나 후보단일화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지극히 맞는 얘기라고 본다. 책임있는 정치지도자나 대선후보라면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경제·외교·교육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자신의 비전 등을 국민들에게 얘기한 뒤 ‘함께 가자’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은 다 빼버리고 그냥 정치 공학적으로 후보를 통합하고 야권을 단일화해야 한다고 하면 통합해도 온전히 지지자들이 결합되지 않고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도 아니라고 본다. 많은 시간이 흘러 국민적 요구가 있을 때는 검토의 개연성이 있지만 현재 본격적으로 대선에 돌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여러 가지 문제를 고민해야 할 대선주자들이 취할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

사진=이태규 의원실 제공
▲ 사진=이태규 의원실 제공

-안철수 전 대표는 ‘대선에서 양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나 문재인 전 대표를 극단 세력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봐야하나.
어떤 정당이나 인물을 특정해서 얘기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국민의당의 창당 취지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 양대 세력이 모여서 합리적 개혁을 지향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인사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의 발언도 그런 세력이 모여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층 중복은 중도층 파이가 커져 안 전 대표에게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를 보면 반 총장의 지지율이 높아져서 문재인 전 대표와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지지층이 반 총장에게 빠져나간 것으로 봐야 하나.
그런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중요한 건 전략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안 전 대표 본인이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우선 커지는 게 중요하다. 영역의 파이가 커지는 것과 나중에 그 영역에서 지지를 얻는 건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영역 자체가 작다면 나중에 취할 것조차 없다. 취할 게 많을수록 잠재력과 가능성이 많다고 보여진다. 그 부분을 나중에 어떻게 할지는 전략의 문제라고 보여진다.

“안철수 문재인, 국정운영 계획 치열한 찬반 토론 벌여야”
“그 속에서 국민 동의 얻어야 정부가 힘을 얻고 일 하는 것”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전국을 돌면서 ‘타운홀미팅’이나 강연 형식으로 국민들과의 만남 빈도를 늘리고 있다. 어떻게 보나.
아직까지는 안 전 대표가 국민들의 말씀을 듣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부터는 듣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말씀을 하셔야 할 것 같다. 안 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는 대선에서 재수생이다. 그런 분들이 ‘레토릭’(정치적 수사)으로 국민들에게 호소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제는 솔루션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치열한 찬반 토론이 벌어지고, 그 속에서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정부가 힘을 얻고 일을 하는 것이다. 애매모호하게 추상적인 정치적 방향·기조 등만 얘기한 뒤 대통령이 된다면 문제는 더 악화될 것이다. 그런 악순환을 내년 대선에서 끊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대권주자들이 언제부터 본인의 ‘솔루션’(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대외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보나?
내년 초 쯤 되면 대권주자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 같다. 출사표를 던진 시점부터는 각 후보들이 자신의 생각과 솔루션, 해법을 얘기해야 한다고 본다.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 우리 사회의 변화와 혁신 과정 속에서 주도하던 입장 속에 있었던 분이고, 변화가 없다면 한국 사회의 발전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잘 준비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측근들의 생명력이 짧다는 얘기가 있다. 정치를 오래 하지 않고 떠나는 경우가 있어 주변에서는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는데?
일부 인사들의 경우가 상징화 된 것 같다. 대부분 많은 분들이 본인의 자리를 지키면서 안 대표를 변함없이 성원하고 있다.

-과거 안철수 전 대표와 인터뷰 당시 동일한 질문을 했다. 안 전 대표는 측근들이 떠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수가 많아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역대 정치 지도자들을 보면 주변에 많은 분들이 왔다가 떠나가고, 그런 상황들이 일반화 되어 있다. 아마 다 따져보면 안 전 대표뿐만 아니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또 모여든다. 안 전 대표 한 사람에게 국한된 부분은 아니다.

“반기문 대선후보로 나설 경우 도덕성 검증, 친박 후보로 낙인 극복 문제 등...”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한국으로 돌아오시면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진 대선후보들이 도발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반 총장이 안정감이나 중량감 측면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즉 타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우위는 갖고 있다고 본다. 다만 대선후보가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는 본인의 문제라고 본다.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도덕적 검증 문제, 외무관료로서의 한계의 문제, 친박(친박근혜) 후보로 낙인이 찍힐 경우 극복할 문제 등은 본인의 문제다. 타 후보와 연관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일각에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빠르면 9월말, 늦어도 10월 초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 위원장의 후임으로 김한길 전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은 당내에서 예전부터 있었다.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둘 다 당의 중요한 스피커이기 때문에 둘을 나눠야 당의 파워가 많아지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였다. 비대위원장을 다른 분으로 모셔오는 부분에 있어서 결정된 건 없는 것 같다. 다만 현재 정기국회 국면이고 국민의당은 정기국회가 끝나면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그렇다면 시간적으로 보나 정치적으로 보나 새로 올 비대위원장의 역할은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 속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 짧은 기간이지만 누군가가 새로 비대위원장을 맡아주신다면 적어도 당의 제도, 일하는 방식, 문화 등에서 조금 더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정당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실 수 있는 분이 오셔서 다음 전당대회에서 더 새롭고 미래기반적인 리더십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신다면 모든 국민의당 구성원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당, 대한민국 정치구조 바꾸려는 새로운 시도 중심에 있어야”
“대선 경선후보, 혹독한 검증과정 거치는 게 가장 중요”

-국민의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수권정당·집권세력으로서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려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역동성,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 같다. 국민의당은 이를 위해 어떤 전략을 구상중인가.
우선 대한민국의 정치구조를 바꾸려는 새로운 시도 중심에 국민의당이 서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이 국민의당 내부이든 바깥이든 대선 경선후보라면 아주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전문가들이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과 역량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과거 정당들의 대선 경선과정에서는 이런 부분이 없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당과 국민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

-과거에는 그런 과정이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그 요식행위를 실체화 시킨 후 국민의당은 다르다고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를 하려고 하는구나 라는 느낌을 그런 과정 속에서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지도자의 자질과 역량, 리더십이 드러나야 한다. 과거에는 그런 과정이 정파로 갈려 세력 싸움으로 흘러갔다. 대선 과정은 강력한 열기도 필요하지만 진지한 토론의 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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