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비정규직 제로 시대’ 현실화 되나
주요 식품업체 평균 비정규직 비율 4~7% 수준

식품 제조 공장에서 근무중인 근로자들 <사진=동원홈푸드 제공>
▲ 식품 제조 공장에서 근무중인 근로자들 <사진=동원홈푸드 제공>
[폴리뉴스 이해선 기자]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한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식품업계는 이미 전 산업분야 중 가장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는 제조업의 특성상 타 산업군에 비해 정규직 비율이 월등히 높은 분야로 평균 비정규직 비율은 한 자리수에 그치고 있다.

주요 식품업체 비정규직 비율 평균 4~7%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은 평균 4~7%로 나타났다. 특히 SPC삼립의 경우 직원 1337명 전원이 정규직으로 ‘비정규직 제로’를 이미 실현했다.

비정규직 비율이 1%대로 가장 적은 업체는 오뚜기와 하이트진로, CJ제일제당이다. 

오뚜기는 3099명 중 36명이 비정규직 근로자로 그 비율은 1.16%이며 하이트진로는 3342명 중 60명이 비정규직이다. 비중은 1.79%로 나타났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5464명의 직원 중 1.99%인 109명이 비정규직이었다.

대상과 CJ프레시웨이 역시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2.48%, 2.96%로 낮은 수준이다.

전년과 비교해 비정규직 비중이 크게 줄어든 업체들을 살펴보니 지난해 10월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롯데그룹 계열사의 수치가 두드러졌다. 

먼저 롯데칠성음료는 2015년 비정규직 직원은 총 880명으로 전체 15.6%였으나 지난해는 절반 수준인 410명으로 줄어들며 비율은 7%대로 떨어졌으며 롯데제과는 10.9%에서 8.4%, 롯데푸드는 6.4%에서 5.8%로 감소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3년간 1만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대로 비정규직 수가 늘어난 기업은 신세계푸드와 남양유업, 삼양사, 대상 등으로 나타났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5년까지 비정규직 수가 0이었으나 지난해 단체급식 사업부문에서 기존의 파견고용 형태를 전환하면서 계약직 근로자가 806명 생겨났다. 비중은 17%로 식품업계에서는 다소 높은 편이다.

이에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단체급식을 통상 1~2년 단위로 수주하기 때문”이라며 “업계의 특수성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과 삼양사는 각각 3.8%에서 6.6%로, 2.4%에서 5.1%로 지난해 비정규직 수가 전년대비 2배가량 늘었으며 대상은 1.7%에서 2.7%로 소폭 상승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주류회사인 무학이었다. 무학은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전체 근로자 647명 중 372명이 비정규직으로 전체 5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72명 중 172명은 단순 노무를 담당하는 남자 직원이며 200명은 주부사원으로 판촉행사나 제품 입점 및 관리, 영업 지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 복귀를 도모하기 위해 주부사원 제도를 도입했으며 탄력 근무제 형태의 일자리”라며 “지난 5월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주부사원 9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식품 위생과 안전에 ‘민감’…장기간 숙련된 직원 선호

식품업계의 높은 정규직 비율은 식품을 다루는 만큼 안전과 위생에 민감한 업종 특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식품업계의 경우 위생 문제가 발생할 시 회사가 입는 타격이 큰 만큼 단기 근로자 보다는 장기간 근무로 숙련된 직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식품회사의 근로자들은 정기적으로 위생과 건강 점검을 받아야 하므로 근무 인원이 자주 바뀌면 그 비용 역시 많이 들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제조업은 근로자들의 위생 수칙이 매우 까다롭고 이를 어길 시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며 “직원 개개인이 책임감과 애사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회사는 고용 안정화를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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