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환 <빅데이터로 보는 이슈&트랜드> 대표
▲ 홍경환 <빅데이터로 보는 이슈&트랜드> 대표
요즘 몇몇 여의도 정가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물음표를 표시하는 걸 보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2위를 기록한 홍준표 후보와 큰 표차이로 이기긴 했지만, 소위 말하는 반문 정서로 인해 문재인 후보 반대 측에서 투표한 유권자가 꽤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530만 표 차이라는 압승을 거두었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야권 성향 국민들의 비토로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또한 5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막상 정부가 출범할 당시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50%를 넘지 못했다.

여의도 정가에는 이런 사례들을 들어 70~80%에 달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허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 여론조사가 왜곡되는 이유로 문재인 적극 지지층의 응답이 많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잘 응답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 사회적 바람직성을 근거로 제시하는 사람도 있다. 사회적 바람직성이란 여론조사에 응답할 때 국민들이 실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고, 세상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하는 모범답안을 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지 않지만 여론조사 기관이 물어볼 때는 찬성한다고 응답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학술적으로 검증된 이론들이기 때문이니까.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면서도 사회적 비난을 우려해 속마음을 숨긴 샤이 트럼프 현상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샤이’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빅데이터 수치로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빅데이터 지수를 보면 과연 국민들이 여론조사에 응할 때 속마음을 숨기는지 숨기지 않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빅데이터는 샤이 트럼프 현상에 의한 왜곡이 일어나지 않고, 여론조사와 달리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냈다. 빅데이터가 여론조사와 달리 사회적 바람직성 등에 의해 왜곡된 결과를 내놓지 않는 이유로는 첫째, 여론조사보다 데이터가 훨씬 방대하고 둘째, 여론조사보다 훨씬 더 강력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아래의 그림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대선에서 각 정당 후보의 구글트렌드 수치를 표로 정리한 것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구글트렌드 지수는 5.8배 차이난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지수는 4.8배이다.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검색량이 문준용 취업 제보 조작 사건으로 인해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구글트렌드가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힘들 것이다. 오히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구글트렌드 지수가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보다 높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구글 트렌드 지수가 높은 이유는 현직 대통령이라는 반론 또한 가능할 것이다. 대통령이기에 뉴스의 중심에 서 있을 수밖에 없고, 야권의 유력 주자들은 뉴스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의 구글트렌드 지수와 비교를 해봤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약 4개월이 지난 6월 구글트렌드 지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당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똑같다. 문재인 의원의 구글 트렌드 지수 또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당시 야권 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은 박근혜 정부를 견제해줄 강력한 야당지도자로 문재인‧안철수 라는 두 인물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시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결국 현재 문재인 대통령과 야권 유력 주자들 간의 구글트렌드 지수 차이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글트렌드 이외에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 수행 지지율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좋아요 숫자와 팬 수는 대선 전 보다 20~30%가량 늘어났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단순히 지난해 발생한 대통령 탄핵사태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이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고, 반대로 야권이 주장하는 정책과 현 정부에 대한 견제가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의당이 보여주는 정치행보 또한 국민들 눈높이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기성 정당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외정책과 인사에 대한 정의당의 찬‧반 입장이 국민들 눈에는 불평부당(不偏不黨)하게 비쳐진다는 점이다.

반대로 국민의 당은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칭찬할 것은 칭찬하겠다고 천명했지만, 국민들의 시선에는 불편부당이 아니라 오락가락으로 비쳐진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야권과 국민들의 시선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 야권이 위기 탈출을 위해 과연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사뭇 궁금하다.

또한 더불어 민주노총 총파업 등 현 정부 출범이후 폭증하는 사회적 갈등 양상에 대해 대통령과 집권여당, 그리고 정의당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 여부도 향후 대통령과 야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