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햇볕정책, 계승발전 업그레이드 필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3일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div>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3일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국민의당은 최근 대선후보를 지낸 안철수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하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만일 이번 전대에서 안 전 대표가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탈당으로 인한 당 분열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3일 이 같은 전망에 대해 “민주정당이라고 하면 분열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정당이라는 것은 경선에서 치열하게 싸움을 하다가도 승리한 대표를 중심으로 승복하고 함께 단합하는 게 민주정당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갖고 “저도 단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들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자신이 ‘햇볕정책에 공도 있고 과도 있다’고 언급해 고정 지지층 이탈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TV토론 기술이 좀 부족해서 충분히 설명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그냥 넘어갔다”며 “사실은 그때 공과가 있다고 말을 한 취지는 과라는 것은 한계 내지는 아쉬움에 대한 표현이었다. 제가 그걸 충분히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과는 달리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고도화된 지금 시점에서도 ‘햇볕정책’이 유효한 지에 대해서는 “그래서 단순한 계승이 아니고 계승발전인 것이다. 다른 표현으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지금 시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현재 상황에 맞는 정책들을 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안철수 전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 중 마지막 부분이다.

“햇볕정책 ‘공과있다’ 발언, ‘과’는 한계 내지 아쉬움에 대한 표현”

-우리나라에서 진보보수를 가늠하는데 있어서 북한과의 관계, 이념문제를 많이 이야기한다. 안 전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TV토론에서 햇볕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공과가 있다고 답해서 호남을 비롯한 지지세력이 실망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TV토론 기술이 좀 부족해서 충분히 설명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래서 오해들이 있다. 아시다시피 햇볕정책은 튼튼한 안보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전쟁을 막고 교류를 통해서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저는 모든 사람들이 동의한다고 본다. 그런데 그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대 형성이 안된 상태로 있다보니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은 그때 공과가 있다고 말을 한 취지는 과라는 것이 한계 내지는 아쉬움에 대한 표현이었다. 제가 그걸 충분히 설명을 하지 못했다. 제대로 된 방향임에도 국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표현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과 달리 현재의 북한은 핵과 미사일이 상당히 고도화됐다. 기존의 햇볕정책과는 다른 뭔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래서 단순한 계승이 아니고 계승발전인 것이다. 다른 표현으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시기와는 지금은 또 다르다. 북한이 이미 5차 핵실험을 통해서 사실상 핵을 보유하고 있고, 지금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기술까지 확보한 것 아니냐. 그리고 지금은 국제적인 유엔 제재 국면이다. 그런 점들이 많이 다르다. 지금 시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현재 상황에 맞는 정책들을 취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때와는 다르게 했을 것이다.

-지금 북미간에 긴장이 고도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한반도 문제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말로만 그럴 것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저는 정말 우려가 많다. 외국 방송을 보시는 분들은 느꼈겠지만 지금 외신에서 보도하는 강도가 예전과 많이 다르다. 아주 심하게는 전쟁 직전처럼 보도하는 곳들도 꽤 있다.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굉장히 국제사회가 많은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럼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나라가 지금 취해야 할 것은 미국 정부가 취하는 것과 같다. 미국 정부에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놓되 튼튼한 한미동맹과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제재를 강화하는 것 아니겠느냐. 그걸 해야만 한다. 우려는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안이 터졌을 때 미국, 중국, 일본 정상 간에 계속 대한민국 운명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우리는 빠져 있다. 정부도 협의에서 빠져 있다. 이런 게 조금 더 지속되면 안된다. 아직 대통령이 다른 국가정상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한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다른 정상들과 신뢰 관계를 만들어야 하고 정부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 운명을 결정하는데 우리가 우리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이 절실하다. 이런 때 휴가 갔다가 비난이 거세지니까 돌아오고, 이건 정말 아마추어적인 모습들인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지난 대선 기간 길거리 유세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사진 출처 안철수 전 대표 페이스북></div>
▲ 지난 대선 기간 길거리 유세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사진 출처 안철수 전 대표 페이스북>

-대선 전에 공정성장론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대선 때는 공정성장론이 확실하게 국민들에게 각인은 안된 것 같은데.
지난 대선 때 가장 큰 판단 기준은 미래에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 청산이었다. 누가 지난 정부의 잘못들을 과거 청산할 수 있는가. 그게 가장 큰 프레임이었다. 그러다보니 공정성장을 넘어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하는 이야기가 잘 전달이 안된 것 아닌가 싶다. 그런데 지금도 걱정이 4차 산업혁명은 미래의 일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이다. 가장 큰 우려는 일자리를 줄어들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정부가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 일자리는 줄어드는 쪽으로 가게 된다. 이것은 공무원 늘리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산업구조를 바꾸는 노력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그걸 5년 후에 하면 늦다. 지금 정부가 하길 바란다. 그런 부분들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강한 야당 역할을 하겠다는 말씀드린다.

“대선 패배, 제가 부족한 탓”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vs 안철수’ 양강구도를 끝까지 유지시키지 못하고 결국 3위에 그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가장 큰 것은 제가 부족한 탓이다. 그리고 당도 체계가 잘 안 갖춰지다보니 제대로 대응을 잘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제 잘못이 더 크다.

-안 전 대표께서는 최근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런데 이를 두고 다른 경쟁 후보들이 당 대표에 당선된다면 당 대표를 그만두고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것이냐. 그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하는데.
제가 먼저 꺼낸 이야기가 아니다. 상대방이 질문을 해서 제가 답한 것이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투표 와중에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정말 정치공세다. 그런데 제가 이번에 대표에 출마한 것도 그렇고 제 마음은 한결같다. 저는 우리 당을 살리기 위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 그래서 당 대표에 출마했다. 서울시장 관련해서도 물어보시길래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을 혁신하고 인재영입해서 내년 지방선거 치를 진용을 갖춘 후 그때 상황에서 또 제가 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면 어떤 일이든지 하겠다는 원론적인 원칙론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다.

-전대 이후 당 분열 가능성은 있을까.
민주정당이라고 하면 분열되지 않을 것이다. 민주정당이라는 것은 경선에서 치열하게 싸움을 하다가도 승리한 대표를 중심으로 승복하고 함께 단합하는 게 민주정당 아니겠느냐. 저도 단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들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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