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해선 기자] 글로벌 통합 정보분석기업인 닐슨은 최근 전세계 소비자들이 유제품 구매에 있어서 만큼은 글로벌 브랜드보다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는 발표를 내놨다.

닐슨의 ‘글로벌vs로컬 브랜드에 관한 소비자 선호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 역시 생활용품과 식품류 구매에 있어 자국 브랜드를 선호도가 높은 상품군으로 유제품을 꼽았다.

이 같은 결과는 소비자들이 우유와 버터, 치즈, 요거트 등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의 경우 신선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28일 컨슈머리서치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딸기·초콜릿·바나나 등의 맛이 나는 가공유 60종을 조사한 결과 원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거나 절반 이하인 제품의 비중이 81.7%나 된다고 밝혔다. 원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제품도 15개(25%)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유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의 경우 탈지분유를 물에 섞어 만든 환원유와 환원저지방우유, 혼합탈지분유, 유크림 등이 들어있었다. 

탈지분유는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 제거해 가루 상태로 만든 유제품으로 1년 이상 장기간 보존할 수 있다는 점과 원유보다 가격이 싸다는 장점을 갖는다. 

제조사 측은 원유와 탈지분유의 영양성분 차이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탈지과정에서 일부 영양소의 손실이 발생되는 것은 사실이며 신선도 면에서도 원유와 같다고 볼 수 없다.

소비자들은 우유라는 제품명을 보고 모두 같은 우유라 믿고 구매했지만 그동안 ‘무늬만 우유’인 제품에 속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과 마트에 진열된 수많은 음료 중 우유를 선택할 때는 분명 ‘신선한 원유’를 섭취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을 테니 말이다.

또한 원유보다 원가가 싼 탈지분유를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이 원유 함량이 높은 제품과 비교했을 때 결코 싸지 않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원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았던 15개 제품 각각의 제조사를 살펴보니 동원F&B 제품이 6개로 가장 많았고 푸르밀 제품이 4개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F&B와 서울우유는 각각 2개, 매일유업은 1개 제품이 포함됐다.
 
사실 원유가 들어있지 않은 가공유를 ‘우유’라고 표기하는 것이 현행법상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12년 가공유가 우유와 성분이 유사해 우유로 표기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제품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이 느끼는 배신감까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소비자는 우유라는 제품명 때문에 신선한 우유를 사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더 이상 소비자들이 ‘무늬만 우유’인 제품에 속지 않도록 명확한 표시기준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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