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권리당원 투표 비율 85%, 친문 주자 당선 가능성 높아

지난 2016년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폴리뉴스 DB
▲ 지난 2016년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폴리뉴스 DB


오는 8월 25일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컷오프를 위한 예비경선이 이달 27일로 예정된 가운데 당 대표 후보들의 물밑 작업이 활발해 질 전망이다.

4일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예비경선은 당대표는 4명 이상, 최고위원은 9명 이상일 경우 실시하며, 본 경선에 출마하는 당대표는 3명으로, 최고위원은 8명으로 제한한다”며 “예비경선은 오는 27일로 예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현행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 당대표 및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며, 전국 선출 최고위원은 5명, 지명직 최고위원은 2명으로 결정했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에게 강력한 리더십을 부여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는 오는 2020년 총선의 공천권을 쥐게 된다.

현재 출마의사를 내비치거나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의원은 7선의 이해찬 의원, 6선의 이석현 의원, 5선의 이종걸 의원, 4선의 김진표·박영선·설훈·송영길 의원, 3선의 우상호·우원식 의원 등이다. 여기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최근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친문 ‘교통정리’ 속 ‘부엉이 모임’ 파문
이번 전당대회에서 예비경선 및 본경선 모두 당대표의 경우 1인 1표, 최고위원의 경우 1인 1표 2인 연기명(투표자 1인이 2명에게 기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산비율은 전국대의원 투표 45%(현장투표), 권리당원 투표 40%(ARS 투표), 일반당원 여론조사 5%, 국민여론조사 10%을 반영한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 대의원·권리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85%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70만 명에 달하는 권리당원의 상당수가 친문 성향이 짙은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문 주자의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문 진영의 교통정리가 완료되면 단일후보가 가지는 영향력이 큰 만큼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다만 이번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재입성한 4선의 최재성 의원과 재선의 전해철 의원을 주축으로 단일화가 논의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를 살릴 당 대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히며 출마 의사를 밝힌 4선의 김진표 의원과 3선의 윤호중 의원이 단일화 전선에 동참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단일화 논의에 대한 공감성만을 공유하고 있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 구도는 잡히지 않고 있다.

친문 진영의 단일화 논의가 구체적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친문 의원들의 모임인 ‘부엉이 모임’이 파문을 일으켰다.

전해철, 박범계, 전재수, 최인호 의원 등의 친문계 의원들의 모임으로 현재 40여명 정도가 모임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부엉이 모임’은 지난주 목요일 친문 후보들 간 단일화 문제에 대해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단일화 문제에 대한 해답을 도출하진 못했다.

단일화 문제의 답을 찾지 못한 ‘부엉이 모임’의 회동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패권주의’와 ‘계파주의’라는 타이틀로 떠올랐다. 이에 당내 의원들도 이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야권에서도 ‘계파주의’를 경계했다.

특히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2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집권당은 대통령 권력에 치중하고 대통령 권력만을 위한 당체제가 되기를 원하냐”며 “수평적 당·청 관계가 되지 못하고 당내 갈등으로 이어지면 우리처럼 위험해지고 망해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4일 당 대표 공식 출마 선언을 한 박범계 의원은 “부엉이 모임은 패권이라든지 권력을 추구하지 않으며 사적 이익과 관련이 없다”면서도 “부엉이 모임이 전당대회까지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 역시 ‘부엉이 모임’의 회원이지만 “국민의 눈에 전당대회를 앞두고 부정적으로 비춰진다면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그래서 저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박 의원은 친문 진영의 단일화 논의에 동참하지 않고 독자 노선을 택했다. 그는 “이면합의 등의 단일화는 없다. 끝까지, 절대적으로 완주 하겠다”며 컷오프 통과를 자신했다.

▲‘친노 좌장’ 이해찬 등판, 최대 변수
지방선거 이후 시작된 민주당 차기 지도부 하마평에서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온 당내 최다선(7선)이자 ‘친노·친문 좌장’으로 불리는 이해찬 의원의 등판 가능성으로 오히려 컷오프 이전 친문 진영의 교통정리가 예상외로 간단해 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 집권 2년차와 민주당의 지방선거 압승을 오는 2020년 총선까지 이끌어 가야 할 ‘관리형 대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 되는 가운데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해찬 의원의 등장은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안민석 의원 역시 KBS라디오 인터뷰 당시 “(이해찬 의원이) 워낙 당의 어른이고, 친노·친문의 최고 좌장이라 이분이 출마하면 아마 절반 이상이 (출마를) 접거나 거취를 새로 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부엉이 모임’ 파문으로 인해 친문 진영의 단일화 논의가 더뎌지고 있는 가운데 이해찬 의원이 출마 의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친문vs비문 구도 속 ‘김부겸’
전당대회를 앞두고 오제세 전국대의원대회준비(전준위) 위원장은 친문과 비문의 갈등 구도를 경계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 3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어떤 정부든지 간에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계파 색깔을 낮추고 어떻게 정책을 잘 추진하느냐, 또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도록 그렇게 균형을 잡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저희들이 종전에 봐도 뭐 친이(명박계)다, 친박(근혜계)이다 해서 좋은 게 없다. 그래서 이번에도 친문을 너무 내세워서 하는 건 오히려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본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 친문과 비문의 갈등을 경계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당초 당 대표 하마평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확실한 당권 주자로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여기에 김 장관이 비문임에도 불구하고 친문계와의 통합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높았다.

하지만 김 장관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가 정치권에 있으면 ‘출마합니다’라고 선언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내각에 있다. 저를 지휘하는 사람은 대통령과 국무총리다. 그분들에게서 ‘당에 돌아가라’는 메시지가 없는데, 제가 마음대로 사표를 던지면 어떡하나”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즉 ‘자신의 거취는 대통령이 결정한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김 장관의 당 대표 출마가 ‘대통령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옴에 따라 김 장관 역시 사과의 글을 게재했다.

김 장관은 “저의 본 마음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장관의 직분을 수행 중인만큼 개각에서 잔류하게 되든, 당으로 돌아가게 되든 그것이 먼저 결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지금 제가 먼저 출마를 운운하는 것은 임명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는 것이 제 원래 뜻이다. 저의 큰 실수이고 결과적으로 임명권자에게 부담을 드린 점 역시 큰 잘못”이라며 개각 때까지 장관의 직분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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