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청산으로는 당 변화 보여주기 어려워…이승만·박정희 보수 뛰어넘어야”
“구시대 색깔론, 더이상 통용되지 않아…청년 정치인 육성하고, 싱크탱크 적극 활용해야”
“차기 총선은 ‘정초선거’…한국당, 인재 안을 수 있는 그릇돼야”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br></div>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
 

[폴리뉴스 신건 기자]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한 데 대해 “한국의 보수 정치세력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보았다.

김 대표는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이번 지방선거 참패가 오히려 보수정치세력으로써는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에 대해 ‘보수의 궤멸인가’, ‘보수정당의 궤멸인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보수는 궤멸되지 않았고 보수정당이 궤멸직전에 왔을 따름”이라며, 2017년 대선과 이번 6.13 지방선거 출구조사를 근거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2017년 대선 당시 출구조사에서 진보는 27.7%, 보수는 27.1%, 중도는 38.4%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6.13 지방선거 이후 방송3사 심층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진보는 29.2%, 보수는 24.9%, 중도는 39.8%를 기록했다. 2017년 대선과 비교하면 진보는 1.5%p, 중도는 1.4%p 상승한 반면, 보수는 2.2%p 하락했다.

김 대표는 “보수가 10%대로 추락하고, 진보가 40~50%대로 올라간 것이 아닌, 중도세력이 진보진영을 선택한 것”이라며 “따라서 보수가 궤멸한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광역의원 득표율만 보면 현재 다당제이기 때문에 크게 침몰했다고 볼 수는 없는 지지율”이라며 “소선거구제이다보니 통용이 되지 않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br></div>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
 

▲구시대 색깔론 통용되지 않아…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적극 활용·청년 정치인 육성해야
김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존에 한국당이 주장해왔던 색깔론이 통용되지 않았다”며 “구시대의 색깔론은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시대정신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통일, 공정, 양성평등, 지방분권과 같은 것”이라며 “한국당이 시대정신에서 줄기차게 주장하고 대안을 내놓은 적이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들은 선거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을 지지한다”며 “YS(김영삼)가 대선때 입에 붙은 말이 변화와 개혁이었다. 실제로 변화를 주도했어야 할 부분은 보수정당이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은 그런 부분들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의 자발적 정치참여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선거전략상 포기한다던가 불참을 기대하는 심리가 당을 구렁텅이에 몰아넣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디테일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30대 여성을 공략한 ‘누리과정 지원’과 같은 정책이 그런 것”이라며 “당시 민주당은 복지분야에서 뒤처졌다. 당시 박근혜 후보가 복지에서 치고 나가고, 문재인 후보는 맞나 안맞나를 따짐으로써 선거의 중심을 뺐겼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사례를 들며 청년 인재 육성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캐머런 총리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닌, 청년 보수당을 통해 정치 입문을 하고 성장을 하여 39살에 총리가 된 것이다. 마가렛 대처 수상도 마찬가지”라며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에는 20대를 결합시키려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후에는 젊은 사람들의 자발적 정치참여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br></div>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
 

▲인적청산만으로는 당 변화 모습 보여줄 수 없어…이승만·박정희 보수 뛰어넘어야
김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보수의 가치와 현대사회의 보수 가치는 달라야 한다며, 보수정당의 새로운 가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적청산’으로는 당이 변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에서 참패하면 일정한 패턴이 있다.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대위가 꾸려지고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선출되고, 다음 선거를 맞이하는 기본적인 패턴이 있다”며 “그동안 인적청산으로 인해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국민들한테 인정 받았느냐고 했을 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 이승만 정부 시절의 분단보수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안보보수·산업보수는 지금도 사람들의 머리에 강하게 박혀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이번 기회에 보수 정치세력들이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간이 조금 걸릴지는 모르지만, 내후년 총선이 2년 조금 더 남아있기 때문에 그정도면 변화하려고 한다는 메시지는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br></div>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
 

▲보수 유권자, 새로운 보수 나서길 원해…차기총선은 정치지형 변화시키는 ‘정초선거’ 될 것
김 대표는 새로운 인재 영입에 대한 필요성도 주장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의 사람들 중 일부는 민주당을 찍었다”며 “그들은 현재의 보수는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보수가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재영입, 후보영입에 모두 다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새로운 보수가 나서기 전까지는 유능하고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보수진영의 사람들이 한국당으로 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 이번 6.13 지방선거를 정치지형을 변화시킨 ‘정초선거’로 보는데 대해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여당의 압승과 야당의 참패로 드러났지만 한국의 정치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는 2020년 치러지는 21대 총선이 한국 정치지형을 변화시키는 ‘정초선거’가 될 것이다. 보수의 미래도 다음 총선에 걸려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를 다음 총선에 대입하면 TK(대구·경북)외에는 이길 곳이 없다”며 “그렇지만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정립하고 새로운 인물을 리크루팅하는 장을 연다면 충분히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br></div>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
 

▲외국 보수당 사례 들며 방향 제시…위기일수록 보수의 가치 재정립해야
김 대표는 외국 보수당의 사례를 들며 한국당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영국 보수당이 19세기 후반과 1차 대전, 2차 대전, 노동당에게 뒤쳐졌을 때를 보면 모두 공통점이 있다”면서 “보수의 이념을 제시하고, 확인하고, 재확인한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세기 보수당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저민 디즈레일리 수상’을 거론하며 “디즈레일리 수상은 국민가치를 강조했다. 종래의 귀족과 지주들의 정당에서 성장한 자본가, 중산층, 전문직은 물론 도시노동자도 끌어들여 국민정당으로 거듭났다. 우리나라로 친다면 재벌이나 기득권을 위한 정당을 극복하려 노력했고, 국민들에게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차 대전 이후에도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책임있고,능력있는 정당임을 부각했다. 2차 대전 이후에는 처칠이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는 패배했다. 이후 보수당은 ‘복지국가’를 받아들였다”며, 어려울수록 보수의 이념이나 가치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한국당 상황에서는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것이 가장 우선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보수주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지도부 교체에 흔들리지 않는 싱크탱크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헤리티지 재단의 설립자인 엘리엇 플룻은 자유와 기회라는 보수의 추구가치를 가장 강조하고 있다”며 “특히 자기가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자기가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 그리고 그것이 보장되는 사다리를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보수는 이러한 기회를 담보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헤리티지 재단의 또다른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의 말을 인용해 “젊은 유권자들에게 자유시장경제와 기업이 사회를 선도하는 보수와 청년들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어필하라”고 조언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br></div>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신건 기자>
 

▲한국당, 영입 인물들에게 기회와 변화 줄 수 있는 그릇 되어야
김 대표는 보수의 재편 방향에 대해서는 ▲각자 도생 ▲바른미래당 분열을 통한 양당 구도 ▲당 해체 이후 시민단체도 참여하는 빅텐트 방식의 통합 등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한국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신비대위 준비위는 과정을 길게 가져가려는 사람과 짧게 가져가려는 것의 차이”라며 “결국은 이 모든 것이 과정이고,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한국당의 1차 개편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양쪽 지도부가 새로 구성되더라도 그것으로서 새로운 변화가 마침표를 찍은 것은 아니다”라며 “지도부들은 새로운 보수의 가치와 그리고 보수의 새로운 인재들을 리크루팅하는데 가장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 내부에 유능한 사람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충원할 수 있는 예비자원들이 바뀌었는가를 보면 그것은 아니다”라며 “당이 영입 인물들에게 기회와 변화에 동참할 수 있는 그릇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수정당의 가치와 정책 만들어내고 내세울 때 시대정신 안을 것
김 대표는 시대정신을 강조하며 “여야간에 서로 다른 시대정신이 있을 수 없다. 새로운 보수정당의 가치와 정책을 만들어 내고, 내세울 때 이러한 시대정신을 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지방서거의 패배가 홍준표 당대표가 기여한 부분은 있지만, 참패한 본질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의 변화가 와야 할 시점에 보수의 변화가 못왔기 때문에 참패한 것”이라며 “보수의 변화를 가져온다면, 보수는 부활하게 될 것이다. 국가 운영 역시 진보와 보수의 양날개로써 균형과 견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보수정치 세력이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에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면, 국민들이 그렇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는 <보수의 미래 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유기준 의원이 주최했으며 정우택·심재철·윤상직·이종명·김진태·정용기·박완수·원유철 의원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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