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제주 시작으로 시·도당 대의원대회, 표심잡기 총력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5 전당대회의 ‘본선 레이스’가 이해찬·김진표·송영길 의원 간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후보들의 경쟁구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차기 당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권 2기의 성공 견인이라는 과제와 함께 2020년 총선의 공천권을 쥐게 된다.

지난 26일 민주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열고 8명의 당대표 후보 가운데 3명을 본선으로 향하게 했다. 당규에 따라 득표수와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앙위원으로 구성된 총선거인 440명 가운데 405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해찬(7선)·김진표(4선)·송영길(4선) 의원을 당대표 후보로 최종 선출했다.

이날 예비경선은 중앙위원회 위원들의 투표로 진행됐으며 중앙위원들은 ▲당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전국대의원대회 의장 및 부의장 ▲상임고문과 고문 ▲시도당위원장 ▲당 소속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당 소속 시도지사 및 시도의회의장 ▲당 소속 구청장·시장·군수 등으로 구성돼있다. 

결국 3명의 후보들은 중앙위원들의 표심을 얻어 본선행 티켓을 쥐게 된 것이다. 친노·친문 좌장으로 불리는 이해찬 전 총리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만큼 중앙위원 내 친노의 큰 지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의 큰형님 이미지를 가진 이 전 총리는 예비경선 통과를 위해 예비경선 연설에서 ‘딱 한 표만 주십쇼’라며 부드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연설 역시 타 후보들과 달리 부드러운 어조로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했다.

김진표 의원의 경우 친문계 중앙위원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당대표 출마과정에서 친문 핵심으로 불리는 전해철 의원과 단일화를 이뤄내며 ‘친문 대표주자’로 나섰다. 다만 이 과정에서 최재성 의원과의 단일화에는 실패해 일정부분 표가 분산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송열길 의원의 컷오프 통과는 예상을 깬 이변으로 평가된다. 송 의원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예비경선을 위해 뛰겠다’고 밝혔지만 큰 주목은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송 의원은 출마 공식화 이전부터 중앙위원들을 만나며 표밭을 다져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유일한 호남 출신의 송 의원은 호남세가 강한 민주당 중앙위원들의 표를 확보해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친문·호남 권리당원 표심 ‘관건’
8월25일 본경선은 당대표의 경우 1인 1표, 최고위원의 경우 1인 1표 2인 연기명(투표자 1인이 2명에게 기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산비율은 전국대의원 투표 45%(현장투표), 권리당원 투표 40%(ARS 투표), 일반당원 여론조사 5%, 국민여론조사 10%을 반영한다.
  
때문에 이제 후보들에게 남은 과제는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의 85%에 달하는 표심을 가져오는 것이다. 70만 명에 달하는 권리당원의 상당수가 친문 성향이 짙은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문 주자의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컷오프를 통과한 이해찬·김진표·송영길 의원은 각각 문재인 대통령과의 연을 가지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참여정부 국무총리 출신이고, 김진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담당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역임했다. 송영길 의원 역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으며 최근까지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았다.

결국 이해찬·김진표·송영길 의원 모두 친문 혹은 범친문 범주에 속한다. 다만 김진표 의원이 김대중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노무현 정부 경제·교육 부총리를 지닌 경력으로 이해찬 전 총리와 지지층이 겹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친문 성향의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어느 쪽에 표심을 두냐에 따라 이 전 총리와 김 의원의 당선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표 역시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 선출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 의원의 컷오프 통과가 호남 중앙위원들의 표심을 얻은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전당대회 당일의 호남 표심 역시 당대표 선출의 핵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송영길 의원의 경우 이해찬, 김진표 의원에 비해 친문의 색이 옅긴 하지만 총괄선대본부장과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은 만큼 비문 진영과 호남지역까지 아우르는 ‘통합’에 강점이 있다고 전망되고 있다. 친문의 표가 이해찬 전 총리와 김진표 의원에게 나뉠 경우 송 의원의 당선 가능성도 높아진 다는 것이다.

▲‘관리’vs‘경제’vs‘통합’
각 후보들이 내걸고 있는 슬로건은 이해찬 전 총리가 ‘든든하다 이해찬’, 김진표 의원이 ‘유능한 경제정당·경제 당대표’, 송영길 의원이 ‘통합과 소통의 아이콘’이다.

7선의 이해찬 전 총리는 오랜 정치생활을 기반으로 문재인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총리의 출마 결심이 ‘계엄령 문서’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 이었다”라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이 전 총리는 “경험 많은 저 이해찬이 당의 역량을 모아 대통령을 굳건히 지켜내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그는 “2020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이뤄내야 한다. 나아가 20년 장기집권플랜을 만들어 내야한다”며 ‘관리형 대표’ 를 자신하고 있다.

김진표 의원은 현 경제상황의 악화를 전면에 내걸고 경제정당을 통한 2020년 총선의 승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유능한 경제정당을 이끄는 경제 당대표로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여당이 해야 될 일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며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비경선에서 이변을 일으킨 송영길 의원은 ‘통합과 소통’을 전면에 내걸며 ‘새로운 민주당’을 이야기하고 있다. 

송 의원은 예비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소통과 협력으로 통합의 노력으로 완전히 새로운 정당으로 재창조되어야 한다”며 “원팀 더불어민주당을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소야대이기는 하지만 국정의 우선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게 있고, 이 상황은 앞으로도 2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정부가 필요로 하는 개혁입법은 야당과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소통하고 혁신해 통합으로 벽을 허물겠다”고 밝혔다.

▲‘세대교체론’ 불붙을까
컷오프를 통과한 3명의 후보들의 나이를 살펴보면 김진표 의원이 71세로 가장 고령이며 이해찬 전 총리가 66세, 송영길 의원이 56세다. 

때문에 예비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를 탈락한 재선, 초선의 의원들은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특히 박범계 의원은 “혁신은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인물만이 혁신을 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해찬 전 총리와 김진표 의원이 각각 60대 70대로 고령인 만큼 송영길 의원의 ‘세대교체론’이 향후 한달 간의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화두로 꼽힐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시·도당 대의원대회가 내달 3일 제주를 시작으로 18일 서울에서 막을 내리는 만큼 ‘세대 교체론’이 대의원대회의 이슈가 된다는 해석이다.

이를 고려해 송영길 의원역시 슬로건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민주당, 새로운 리더십’을 전면에 내걸었다. 또한 그는 “지역, 세대, 계파를 아우르는 통합을 위한 최적의 당대표”라며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임명한 이유”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세대교체론이 떠오르는 것은 문재인 정부 2기의 개혁과 진보에 대한 이미지가 구시대·구세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진단 역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20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가 요망되는 만큼 안정적 리더십에 대한 요구도 높아 이해찬 전 총리와 김진표 의원 대 송영길 의원의 구도로 전당대회 레이스가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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